[리뷰] 우파루 오딧세이, ‘2013년에 느꼈던 우파루의 맛 그대로’
지난 5일, 모바일 캐주얼 수집형 SNG(소셜네트워크게임) ‘우파루 오딧세이(이하 오딧세이)’가 출시됐다. 이 게임은 2013년 공개됐던 ‘우파루 마운틴’의 후속작으로, 필자도 한때 정말 열심히 했던 게임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시 만나게 된 우파루의 모습은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변함이 없었다. 과거의 향수를 느끼기에는 참 괜찮지만, 최근 나오는 게임들과 비교하면 깔끔한 맛이 덜하고 루즈한 부분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처음 게임을 켜면 간단한 스토리 애니메이션이 반겨준다. 준수한 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은 앞으로 어떤 ‘우파루’들을 만나볼 수 있을지 한 번에 조명해 주는 역할을 해주어 나쁘지 않았다.
이후에는 바로 게임 화면으로 이동해 간단한 튜토리얼이 진행된다. 게임의 핵심 요소인 ‘우파루(캐릭터)’를 어떻게 소환하고 레벨을 올리는지, 마을은 어떻게 확장하고 건물을 짓는지 등 게임에 있어 필요한 핵심 포인트만 짧게 짚어주는 형식이었다.
기본적으로 ‘오딧세이’는 마을을 확장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수집하는 재미가 가장 큰 게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스템이 ‘우파루’를 위주로 돌아가게 된다.
먼저, 우파루는 인 게임 재화인 ‘마나볼’이나 유효 재화인 ‘보석’을 통해 ‘소환석’을 구매해 얻을 수 있다. 이 ‘소환석’을 ‘소환석 제단’에 일정 시간 동안 배치하면 우파루가 탄생하게 되는 방식이다. 여담으로, 소환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강한 우파루가 나온다.
사실 재화로 소환하지 않아도 4레벨 이상의 우파루를 두 마리 배치해 ‘소환석’을 얻는 방법이 있다. ‘우파루 크로스’라는 시스템으로, 빨리 새로운 우파루를 얻고 싶다면 ‘소환석’을 구매해도 괜찮지만, 시간만 충분히 들인다면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다.
마을에 건설할 수 있는 건축물들도 대부분 ‘우파루’를 위한 것들이다. 단순 꾸미기를 위한 건축물을 제외하면 크게 ‘서식지’와 ‘텃밭’ 정도를 만들 수 있는데, 각각 캐릭터가 살아갈 집, 캐릭터의 레벨을 올려주는 먹이를 수확하는 곳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조금만 더 깊게 들어가자면, ‘서식지’는 해당 ‘우파루’의 속성에 맞는 것으로 지어줘야 하고, 꾸준히 일정량의 ‘마나볼’을 생성해 준다. 건물의 등급에 따라 저장할 수 있는 재화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친구’ 시스템으로 시간 대비 가성비가 좋은 작물, 빠른 마나볼 수확, 유료 재화인 다이아 등을 다른 이용자와 주고받을 수 있으니, 이 시스템도 적극 이용하면 보다 원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겠다.
여기까지만 알면 ‘오딧세이’의 8할은 알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작과 시스템이 다를 바 없고, 심지어 UI마저 변함없기 때문에 기존 작품을 즐겼던 이용자라면 설명 하나 없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다. 새로운 이용자도 튜토리얼을 따라 몇 번 조작만 해보면 바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우니 걱정할 것 없다.
물론, ‘오디세이’에 새로운 요소가 하나도 없는 건 아니다. 대표적으로 PVE인 ‘원정’과 PVP인 ‘경기장’으로 구성된 ‘대결’ 콘텐츠가 있다.
‘원정’은 ‘우파루’들이 가진 속성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콘텐츠로 난도가 어렵지는 않다. 턴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적 ‘우파루’의 속성에 따라 상성이 좋은 캐릭터를 꺼내면 된다. 다만, 한 번 ‘원정’을 가면 일정 시간 동안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단숨에 많은 스테이지를 깨는 재미를 느끼긴 어렵다.
반면 ‘경기장’은 이용자들과 경쟁하기 때문에 ‘원정’보다는 난도가 있는 편이다. 시즌마다 공격력 보너스를 받는 ‘우파루’들이 있어, 다양한 속성의 캐릭터를 고르게 키워둬야 한다. 경기를 통해 얻는 트로피를 바탕으로 순위가 결정되고, 하루에 한 번 순위에 맞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처음에 언급했던 것처럼 필자는 전작인 ‘우파루 마운틴’을 즐겼던 만큼 ‘우파루’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이 있는 편이다. 그렇기에 새로운 우파루를 위한 ‘즐거운 기다림’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플레이를 하면서 “아무리 그래도 초반 진행이 너무 느린 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게임을 처음 접속했을 때는 할 일이 많아서 바쁘다. 새로운 시스템도 익혀야 하고, 캐릭터도 손 봐야 하고, 스토리도 읽어야 하는 등 콘텐츠가 쉼 없이 몰아친다. 이용자가 게임에 애정을 붙이기 위해서라도 비교적 오래 머무르도록 해야 하지 않던가?
하지만 ‘오딧세이’는 처음 튜토리얼을 포함해서 20분 내에 모든 것이 끝났다. ‘우파루’가 소환되고, ‘건물’이 지어지고, ‘작물’이 자라는 동안 할만한 콘텐츠가 없었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간단한 시스템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초반부를 빠르게 넘게 게임의 구조를 파악하고, 성장의 재미, 혹은 수확 및 수집의 재미를 확실히 각인시키지 못했다.’라는 방향의 아쉬움이다.
느긋한 진행을 즐기는 이용자라면 오히려 취향에 맞을 수는 있겠지만, ‘빠른 성장’, ‘빠른 수집’ 등 속도감을 내세운 요즘 게임과 다른 모습에 신규 이용자가 ‘우파루’의 매력을 느끼기도 전에 기다림에 지치진 않을까 걱정됐던 것.
전체적인 편의성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눈에 밟혔다. ‘오딧세이’는 ‘우파루’ 수집은 물론 마을을 꾸며나가는 재미도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마을을 꾸미기 위해 건축물들을 정갈하게 배치하고 싶어도, 시스템이 답답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마을 꾸미기 요소가 있는 게임은 ‘건축 모드’ 등으로 건축물을 한 번에 이동, 판매, 추가 구매 등의 편의성 시스템을 지원한다. 하지만 ‘오딧세이’는 그런 지원이 미흡해, 모든 건물을 하나하나 눌러가며 따로 움직여야 했다. 초반에야 그럭저럭 할만했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많아지는 건축물의 양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우편함’ 쪽도 개선이 필요했다. 받은 선물이나 상품을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일괄 수령’ 기능이 없을뿐더러, 기간이 있는 아이템인 ‘타입캡슐’을 사용하기 위해선 우편함’ 수령, ‘내 가방’으로 이동, ‘메인 화면’의 다이아 UI 옆 배너 클릭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상당히 번거롭다.
결론적으로, ‘우파루 오딧세이’는 기존 우파루 IP에 대한 애정이 있는 이용자, 느긋하고 가벼운 시스템을 좋아하는 이용자에게 적합한 게임이지만, 아직 편의성에 있어 미흡한 부분과 지나치게 느린 진행 속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우파루 오딧세이’가 앞으로 과거에 대한 향수와 편의성까지 잡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