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성숙도 올라간 블록체인 게임 시장 "이제는 콘텐츠로 승부본다"
한때 새로운 시장 트랜드로 주목받던 블록체인 시장에 관한 관심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블록체인'은 코인 시장의 급격한 팽창과 함께 2021년 게임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키워드였다. 하지만 잇따른 러그 풀(블록체인 사기) 사건사고들과 코로나 시대 종식 이후 코인 시장의 성장이 정체와 맞물려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자 2022년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의 광고를 독점했을 정도로 기세를 과시했던 블록체인 기업들 대다수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P2E(플레이 투 언 / 돈을 버는 게임)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던 게임 시장 역시 차가운 겨울에 대비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블록체인 게임을 선보이며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기업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들은 블록체인의 환상만을 이용하려던 세력들이 상당수 솎아져 시장 성숙도가 높아진 것이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시장의 거품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만큼 이제 진짜 실력 있는 블록체인 게임사들이 두각을 드러낼 시기가 왔다는 것이다.
자회사 '그램퍼스 CWC'(씨더블유씨)를 통해 블록체인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그램퍼스가 그 대표적인 예다. 그램퍼스 CWC는 지난 7월 31일 웹 3.0 게임 ‘노마인메타랜드’ 선보였다.
'노마인메타랜드’는 7년간 누적 다운로드 3천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달성한 '마이리틀셰프‘를 웹 3.0으로 리부트한 게임으로, 고유의 블록체인 생태계인 '그램'($GRAM)을 기반으로, 다양한 인센티브 시스템과 시즌 별 프렌즈 NFT를 제공하는 ’프랜드십 보너스‘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더욱이 ‘그램 다오’(GRAM DAO)를 통해 ‘스테이킹’(본인의 암호화폐의 일정량을 네트워크에 맡기는 것)을 진행한 이용자들이 직접 월드챔피언십에 등장할 레스토랑을 선택하는 등 이용자가 직접 게임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
여기에 ‘그램퍼스 CWC’는 ‘노마인메타랜드’를 시작으로 다양한 신작을 선보여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를 확장 시킨다는 전략이다.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이스크라를 통해 출시될 예정인 신작은 '프로젝트F'와 '쥬시 어드벤처' 2종으로, 이 두 게임 모두 그램퍼스의 노하우를 통해 캐주얼 장르의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노마 인 메타랜드’의 시즌2 업데이트를 맞아 ‘프렌즈 NFT’ 시즌2 라인업을 공개해 다양한 게임들과 연계하여 ‘커뮤니티’ 확장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블록체인 사업을 이어간다는 각오다.
액토즈소프트 역시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적극적인 기업이다. 액토즈소프트는 올해 초 '세라프: 인 더 다크니스'를 통해 블록체인 시장 진출에 나섰다. '세라프: 인 더 다크니스'는 액토즈소프트가 스위스에 위치한 자회사를 통해 개발 중인 신규 IP(지식 재산) 블록체인 게임으로, 3D RPG를 표방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게임은 지난 4월 비공개 알파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으며, 당시 다양한 테스터용 NFT 아이템 파밍의 재미를 선보여 알파 테스트를 참가한 이용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액토즈 역시 "게임 내 다양한 NFT를 마련해 P2E가 아닌 P2O(Play to OWN)에 초점을 맞춰 아이템 재미를 극대화시킬 것"이라며, 블록체인 기능이 아닌 게임 콘텐츠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블록체인 통합 월렛 'K-Mint' 서비스와 함께 이더리움, 폴리곤, 클레이튼, 자체 메인넷 등의 멀티 체인 연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비피엠지(BPMG)는 위메이드커넥트와 함께 '프리프 유니버스' 공동 퍼블리싱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프리프 유니버스'는 개발사 갈라랩의 독자 기술로 2004년 출시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던 '프리프 온라인'의 HTML5 기반 멀티 플랫폼 MMORPG이다.
특히, 지난 2022년 퍼블리셔 비피엠지와의 협업을 통해 재출시돼, 서비스 5일 만에 매출 10억 원을 돌파하고 현재까지 300만 명이 이용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며, 지난 10월 위메이드 위메이드커넥트가 글로벌 퍼블리셔로 참여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거품이 가라앉으며, 한탕을 노리던 세력들이 정리되면서 블록체인은 이제 본격적인 성숙기에 접어들게 되었다”라며, “최근 2천만 달러 모금에 성공한 네온머신의 ’Shrapnel‘의 해외 사례같이 블록체인 게임 시장은 이제 코인으로 ’쌀먹‘을 하기 위한 도구가 아닌 게임으로서 가치를 지녀야 성공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변모하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