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신선한 재료가 스위치에서 펄떡인다” '데이브 더 다이버'
전세계 판매량 200만 장. 올해의 게임(GOTY)로 꼽힐 정도의 높은 평가. 스팀 평가 4만 개에도 불구 ‘압도적 긍정적’을 기록 중인 게임.
넥슨의 서브 게임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개발한 ‘데이브 더 다이버’(이하 데이브)가 달성한 기록이다.
올해 출시된 국내 게임 중 ‘데이브’만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게임도 드물다. 전체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발생했을 만큼 해외에서 더 뜨거운 인기를 누린 작품이며, 다른 곳도 아니고 무려 넥슨이 이런 2D 픽셀 형태의 어드벤처 싱글 패키지 게임을 발매했다는 점에서 넥슨이 지닌 이미지까지 바꿔버릴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을 보여주는 중이다.
이 ‘데이브’가 지난 10월 26일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출시되었다. 수많은 미니게임과 물고기를 잡고, 해양을 탐험하는 어드벤처 장르의 재미와 식당을 경영하는 타이쿤 장르의 재미가 돋보였던 게임이었던 만큼 간편한 휴대성을 지닌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되는 ‘데이브’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이 사실.
실제로 스위치 버전으로 발매된 데이브는 출시 직후 전세계 ‘닌텐도 e숍’ 마켓 매출 상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최다 판매 게임 3위에 올랐으며, 유럽, 미국, 한국 등 주요 국가에서 판매 TOP 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PC 버전에서 보여줬던 열풍이 스위치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닌텐도 스위치로 플레이해 본 ‘데이브’는 몇몇 단점은 존재하지만, 휴대성이 가미된 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합격점을 줄 만한 게임으로 등장한 모습이었다.
먼저 가장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액션 플레이의 경우 철저하게 좌우 조이콘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구현했다. A버튼으로 작살을 당기고 R스틱 타겟을 조준한 뒤 발사하는 방식으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작살을 겨냥하고, 발사하는 키 세팅과 움직임을 모두 오른쪽 조이콘으로 구현해 놓은 만큼 자연스럽게 물고기 사냥에 집중할 수 있었고, 오랜 시간 플레이를 해도 크게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여기에 왼쪽 조이콘은 바닷속을 탐험하고, 아이템을 교체하는 등의 역할로 고정해놓아 게임 플레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아울러 작살 액션과 물고기에게 공격당하는 등의 상황에서 스위치 특유의 진동이 발현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물론, 여러 키를 조작해야 하는지라 적응에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한번 UI(이용자 인터페이스)에 적용된 이후부터는 자연스럽게 물고기 사냥부터 아이템 수집을 진행할 수 있었다.
식당을 경영하는 타이쿤 파트의 경우 PC 버전보다 스위치 버전이 더 편리할 정도로 기기 환경과 잘 녹아든 모습이다.
스시를 옮기고, 차를 따르는 키가 모두 오른쪽 조이콘에 집중되어 있어 손님 접대를 더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었고, 조이콘을 쥐는 손안에서 메뉴를 추가, 와사비 보충 등 부가 활동이 모두 지원되기 때문에 오랜 시간 플레이해도 별다른 피로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이번 데이브의 닌텐도 스위치 버전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플레이 타임이 자연스럽게 조정된다는 것이었다.
PC 버전의 경우 플레이 타임이 2~3시간을 훌쩍 넘기는 일이 많아 “게임이 질린다”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지만, 기기를 들고 플레이해야 하고, 배터리가 한계가 있는 닌텐도 스위치의 환경 덕에 자연스럽게 플레이 타임이 조절됐다.
물론, 넥슨에서 처음 출시한 닌텐도 스위치 버전의 게임인만큼 다소 아쉬운 부분이 존재했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잦은 로딩’은 게임의 몰입을 깨칠 정도는 아니었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게임이 멈췄나?” 싶을 정도로 4~5초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일도 있어 개선이 필요한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 ‘잦은 로딩’보다도 아쉬운 부분은 PC 화면을 작게 축소한 것 같은 UI와 그래픽이었다. 연출 영역이 자유로웠던 PC 버전과 달리 1280 x 720 해상도의 6.2인치 디스플레이로 게임을 구현하다 보니 ‘데이브’의 바닷속 세상이 상당히 좁아져 예전만큼의 게임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바다의 감성이 대폭 낮아졌다.
무엇보다 화면 비율을 축소하다 보니 글씨 폰트의 크기가 너무 작아져 게임 플레이 도중 게임을 멈추고 스위치를 눈앞에 두고 자세히 봐야 할 만큼 가독성이 떨어져 눈이 피로할 정도였다.
물론, 이 부분은 넥슨도 인지하고 있어 지난 10월 황재호 디렉터가 직접 나선 개발자 인터뷰에서 잦은 로딩과 UI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보완에 나설 것을 밝히기도 했다.
‘데이브’가 처음부터 완성된 게임이 아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다. 사실 ‘데이브’는 스팀 얼리엑세스 서비스 초기 이용자들의 반응이 반반으로 갈렸을 정도로 호불호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자잘한 버그들과 부족한 콘텐츠가 그 주요 원인이었다. 이에 9개월에 달하는 얼리엑세스 기간 넥슨은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게임에 반영하는 것은 물론, 수많은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게임을 채워나갔고, 그 결과 전세계 이용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것에 성공했다.
더욱이 이 ‘데이브’는 넥슨이 최초로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한 작품이자, 처음으로 PC 게임을 콘솔로 이식한 사례이기도 하다. PC 플랫폼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작품임에도 콘솔 버전의 부족함을 인식하고, 게임을 완성해 나갔던 초반의 모습으로 돌아가 게임을 완성하겠다는 것이 황재호 디렉터를 비롯한 개발진의 설명이다.
이처럼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발매된 ‘데이브’는 몇몇 단점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닌텐도 스위치라는 플랫폼에서 구현된 게임의 재미는 상당한 모습이었다. 여기에 이 단점들을 보완할 계획 역시 밝히며, 앞으로의 모습도 상당히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과연 PC 버전에서의 성공을 닌텐도 스위치라는 미지의 콘솔에서도 기록할 수 있을지 앞으로 꾸준한 변신을 이어갈 ‘데이브’의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