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돌아온 어둠의 이야기 '앨런 웨이크 2'
'맥스페인' 시리즈, '퀀텀브레이크', '컨트롤' 등 특유의 영화 같은 연출과 매력적인 이야기로 사랑받는 레메디 엔터테인먼트가 자사의 또 다른 대표작 중 하나인 '앨런 웨이크'의 속편 '앨런 웨이크 2'를 내놨다.
2010년 발매된 '앨런 웨이크'는 플래시 라이트 등의 빛을 활용한 게임 플레이와 특유의 으스스한 연출로 마니아 층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3인칭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특히, 주인공인 작가가 쓴 글이 실제 현실로 구현된다는 매력적인 설정이 뛰어난 몰입감을 선사했다.
1편 이후 13년 만에 등장한 '앨런 웨이크 2'는 전작과 달리 서바이벌 호러 장르를 표방하면서 한층 공포감 넘치는 연출로 무장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편의 주인공인 베스트 셀러 작가 앨런 웨이크 외에도 새로운 주인공인 FBI 수사관 사가 앤더슨을 추가해 각기 다른 두 세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4년이라는 긴 개발 기간을 거쳐, 게이머들 앞에 등장한 '앨런 웨이크 2'는 어떤 매력을 가진 게임인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리뷰는 PC 버전이 기준이며, 게임 리뷰 코드는 에픽게임즈와 레메디 엔터테인먼트로부터 제공받았다.
'앨런 웨이크 2'를 플레이하는 내내 좋은 점수를 주고 싶었던 부분은 게임의 뛰어난 그래픽이었다. 등장하는 동물들의 털이나 캐릭터의 피부 질감이나 머리카락 등 세세한 묘사가 상당히 뛰어났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게임 화면과 실제 배우들이 촬영한 영상을 만날 수 있다. 당연히 실체 촬영 영상이 좋지만, 게임 화면도 크게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여기에 한정된 빛이 존재하는 어두운 숲의 묘사나 앨런 웨이크 파트에서 등장하는 도시의 빛과 반사 처리 등은 정말 뛰어났다. 여기에 무대에 마련된 조명 장치의 움직임에 따라 벽에 반사된 빛이 변화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별도의 레이트레이싱(RT)을 켜지도 않아도 수준급의 묘사를 보여주는 것이 강점으로 보인다.
최근 등장하는 게임들이 RT를 염두에 두고 개발해 RT를 켜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쉬운 게임들이 많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개발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연히 RT를 켜면 묘사 수준이 한 단계 더 오른다.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는 사가 앤더슨과 앨런 웨이크 두 명의 주인공을 활용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게임을 시작하면 작은 마을인 '브라이트 폴즈'의 호숫가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사건 해결을 위해 FBI 요원 사가 앤더슨이 방문한다.
이용자는 사가 앤더슨을 플레이해 살인 사건 현장과 마을을 오가면서 단서를 모아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특히, 사가 앤더슨은 다양한 단서를 모아 이를 마음속에 자리한 공간에서 사건 파일로 정리하는 능력을 갖췄고, 게임 속 등장인물들의 프로파일링을 통해 숨겨진 이야기도 확인할 수 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막힌다는 생각이 들면 마음속 공간의 사건 보드를 채워가다 보면 실마리가 보이는 식이다.
사가 앤더슨 플레이를 통해 게임에 어느 정도 적응하면 앨런 웨이크 파트가 시작된다. 앨런 웨이크는 어둠의 공간에 마련된 뉴욕을 무대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앨런 웨이크 파트는 작가가 쓴 글이 현실에 반영된다는 매력적인 설정을 활용해 작가의 방에서 플롯 보드판에 어떤 이야기를 배치하느냐에 따라 주위 환경이 변화한다. 작가의 방은 사가 앤더슨의 마음속 공간과 비슷한 개념이다.
또 앨런 웨이크는 특별한 랜턴을 활용해 빛을 흡수하고 방출하며 보이는 경관을 바꿔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갈 수도 있다. 이용자들은 앨런 웨이크의 이런 능력을 활용해 다양한 소설 영감을 얻어 게임을 풀어나가게 된다. 참고로 게임 초반부를 넘어가면 이용자가 원하는 순서에 따라 주인공을 선택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스토리를 몰입해 즐기는 것이 핵심인 게임의 특성상 자세하게 설명할 수 없지만, 전혀 다른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 두 명의 이야기가 서로 얽히면서 게임의 스토리가 전개된다. 게임의 특성상 읽을 것들이 많지만, 게임에 더 몰입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1편을 아직 안 즐긴 게이머라며 1편을 먼저 즐겨보거나 1편의 스토리 라인과 등장인물 등을 파악하고 2편을 즐기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전투도 제법 매력적이다. 플래시 라이트의 빛을 강하게 발사해 어둠 속의 적을 꼼짝 못 하게 만든 뒤 공격을 펼치는 방식을 그대로 이었다. 적의 약점을 공략하는 재미도 있고, 언제 갑자기 덮쳐올지 모르는 어둠의 존재들이 묘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게임 난이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서바이벌 호러 장르를 표방하고 있어 전투를 위한 총알이나 회복 아이템들이 넉넉하지 않은 편이다. 근접 공격이나 회피가 가능하다고 해도 마구잡이로 총알이나 플래시 라이트의 배터리를 낭비하다가는 난감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여기에 제한된 인벤토리와 같은 시스템도 준비되어 있어 순간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생각나기도 했다.
아울러 두 주인공은 전투에서도 차이가 있다. 사가 앤더슨은 일종의 부적인 장식물을 착용해 죽음을 1회 막아주는 등의 다양한 능력을 얻을 수 있고, 수집 아이템을 획득해 총기 강화 등이 가능하다. 앨런 웨이크는 맵 곳곳에 자리한 특정 문양을 찾으면 권능의 주문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확률적으로 총알을 소모하지 않는 등 상당히 강력한 능력이 많다.
다만 아쉽게도 전투의 비중이 크지는 않다. 전체적인 무게가 전투보다는 맵 곳곳을 탐험하고 단서를 획득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쫄깃한 전투의 재미를 기대한 이용자라면 조금 아쉬울 수 있으리라 본다. 여기에 탐험 비중이 크다 보니 맵을 돌아다니면서 방심한 이용자를 놀라게 만들기 위해 점프 스케어가 다수 등장한다. 과도한 점프 스케어가 오히려 피로감을 부른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13년이란 시간이 지나 돌아온 '앨런 웨이크 2'는 전작의 팬들에게 충분히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다만, 최근 많이 좋아지긴 했으나 간혹 등장하는 한국어 자막 문제 등 게임의 몰입을 망치는 요소들이 좀 있다. PC 버전의 경우 플레이한 해상도 값이 저장이 안 돼 매번 다시 설정해야 했으나 최근 패치를 통해서야 해결된 만큼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빠르게 개선되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