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게임백과사전] 19년만에 콘솔 게임이? 역대급 관심 쏠리고 있는 2023 게임대상
오는 15일 부산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행사에 엄청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매년 한국 최고의 게임을 선정하는 행사인 만큼 관심을 모으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올해는 유독 더 뜨거운 느낌입니다.
매년 강력한 후보가 싹쓸이를 하는 모습을 보였었지만, 올해는 역대급으로 쟁쟁한 후보작들이 등장했으며, 특히 정말 오랜만에 콘솔 게임이 게임대상을 수상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국내 게임 시장은 PC온라인과 모바일이 장악하면서, 콘솔 게임 비중이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게임 비중은 모바일 게임이 57.9%, PC게임이 26.8%를 차지하고 있으며, 콘솔 게임은 불과 5%에 불과합니다.
이렇다보니, 자연스럽게 게임대상 역시 PC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의 수상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콘솔 게임이 게임 대상을 수상한 것은 2004년에 XBOX로 출시됐던 ‘킹덤언더파이어 더 크루세이더’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네요.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국내 게임사들이 경쟁이 심한 모바일 대신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플랫폼 다양화를 추진하면서 콘솔에서도 강력한 수상 후보들이 나왔거든요.
현재 게임대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게임은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브’입니다. 국산 패키지 게임 최초로 200만장을 돌파했고, 게임 평가의 기준이 되고 있는 메타크리틱에서도 90점을 넘기면서 머스트 플레이 배지까지 획득했습니다.
싱글 플레이 위주인 국내 패키지 게임 중 100만장을 넘긴 것은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와 ‘로보토미 코퍼레이션’ 이후 세 번째 기록이고, 200만장 돌파는 최초입니다. 그리고 메타크리틱에서 머스트 플레이 배지를 획득한 것도 최초 기록입니다. 국내 패키지 게임의 대명사인 창세기전 시리즈 전체를 합친 누적 판매량이 100만장이라는 것을 보면 이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체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위치 버전도 반응이 후끈합니다. 발매 첫날부터 일본 닌텐도 스토어 최대 판매 게임 3위에 올랐고, 유럽, 미국, 한국 등 주요 국가에서도 판매 TOP10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현재 분위기로는 300만 장 돌파 이상의 성적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오위즈 ‘P의 거짓’도 만만치 않은 수상 후보입니다. ‘데이브 더 다이브’는 인디 게임을 표방하면서 틈새 시장을 공략한 느낌이지만, 이 게임은 ‘다크소울’, ‘엘든링’ 등 쟁쟁한 해외 대작 게임들이 버티고 있는 소울라이크 시장에 정면 도전해서 100만장 돌파 성과를 냈기 때문입니다.
특히, 게임을 구입하지 않아도 게임패스에 가입하면 즐길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100만장 판매량을 기록했기 때문에, 실제 게임을 즐긴 사람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판매량에서는 살짝 뒤쳐지고 있지만 게임대상에서는 전통적으로 2D 게임보다 3D 게임을 더 높게 평가한다는 점이 ‘P의 거짓’에 유리한 부분이 될 수도 있겠네요.
오랜만에 콘솔 게임이 후보로 등장해서 그쪽으로 시선이 쏠리고 있긴 하지만, 다른 게임도 만만치 않은 성적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전통적인 강자인 MMORPG 장르에서는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가 있고, 서브컬쳐 부분에서는 시프트업의 ‘니케’가 엄청난 매출을 앞세워 게임 대상 수상에 도전하고 있네요.
‘나이트크로우’는 요즘 전반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MMORPG 장르이긴 하지만, 리니지M을 꺾고 매출 1위에 오르면서 MMORPG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게임입니다. 단지 매출만 잘 나온 것이 아니라, MMORPG 최초로 언리얼 엔진5를 도입해서 성공했다는 점도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요즘 새로운 도전이 부족하다고 MMORPG 장르 전체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긴 하지만, MMORPG 장르는 그래픽, 서버 안정성 등 종합적인 개발력을 갖춰야 해서 게임 장르 중 가장 만들기 어려운 장르로 꼽힙니다. 그런데 나온지 얼마 안된 최신 엔진을 빠르게 도입해서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은 대단히 높게 평가할 일입니다.
작년에 나온 게임이긴 하지만 게임대상 이후 출시돼 올해 수상 자격이 있는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도 변수가 될만 합니다. 유력 후보작 중 가장 먼저 출시됐고, 해외에서도 인상적인 성과를 내다보니, 지금까지 올린 매출은 후보작 중 단연 1위입니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인 센서타워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출시 후 올해 9월까지 약 10개월 동안 기록한 누적 매출이 5억 달러(약 66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국내 게임이 약세를 보였던 일본, 미국 등 해외 시장을 개척해 굉장한 성과를 냈다는 점도 높게 평가할만 합니다. 또한, 출시 후 반짝 돌풍이 아니라 체인소맨, 니어 오토마타 등 적극적인 컬래버레이션으로 현재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네요. 무엇보다 매력적인 미소녀들이 가득한 게임이니, 게임대상은 몰라도, 캐릭터상은 압도적이지 않을까요?
모든 후보가 자신이 게임대상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아쉽게도 게임대상은 하나뿐이니, 결론은 15일 부산에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단지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면 싹쓸이는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