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게임으로 MBTI를? Refind Self: 성격 진단 게임
MBTI가 질렸다면 이 게임으로 성격을 알아가 보는 건 어떨까? MBTI보다도 많은 성격 유형을 진단해주는 게임이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 성격을 알 수 있는 ‘Refind Self: 성격 진단 게임(이하 리파인드 셀프)’이 지난 14일 출시됐다. Lizardry가 개발하고 플레이즘이 서비스하는 이 게임은 PC(스팀)과 모바일로 즐길 수 있고,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한다.
‘리파인드 셀프’는 인간형 로봇이 ‘박사’가 죽은 이후의 삶을 그린 탐색형 어드벤처 게임이다. 게임을 1번 클리어하는데 약 1시간 정도가 걸리고, 총 3번 플레이해야 상세한 진단 결과가 나온다.
게임 플레이 방법(성격 검사 방법)은 간단하다. 화면 상의 PC 아이콘을 누르면 바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짧은 스토리 스크립트가 지나면 그때부터 자유롭게 캐릭터를 조종하면서 게임을 즐기면 된다.
캐릭터는 ‘A’키와 ‘D’키를 통해 좌우로 움직일 수 있고, ‘E’키로 상호작용, ‘Q’키로 취소/뒤로가기, ‘Tab’키로 지도나 소지품을 확인할 수 있다. 원한다면 한 손으로도 플레이 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기본적인 조작만 지원한다.
그렇다고 게임이 지루한 건 아니다. 상호작용할 수 있는 물체나 NPC가 충분히 준비되어 있고, 수많은 미니게임은 물론, ‘이런 것까지?’ 싶을 정도로 사소한 행동도 성격 검사의 일부로 기록되어 하나하나 집중해서 플레이하게 됐다.
가장 놀랐던 부분은 ‘선택지를 누르는 속도’, ‘팻말을 읽은 횟수’, ‘미니게임에서 인 게임 재화를 소비한 횟수’, ‘지역 이동 시간대’, ‘선택지에서 망설인 시간’, ‘캐릭터의 이름 변경 여부’ 등 아주 사소한 요소까지 측정하고 기록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게임에서는 특정 행동을 할 때마다 우측 상단 ‘하트’가 차오르고, 이 하트가 100%에 다다르면 즉시 게임이 종료된다. 언제 얼마나 ‘하트’가 증가하는지는 알 수 없어서 뭐라도 하나하나 빠르게 눌러보게 됐다.
물론, 어떤 일을 하든 똑같은 엔딩을 맞이하기 때문에 여유롭게 플레이하는 이용자들도 많다고 들었다. 이 또한 이용자의 성격에 따라 다르긴 하겠다.
엔딩 크레딧에서 성격을 진단한 기준, 그 기준을 충족시킨 사람의 비율을 퍼센트로 모조리 알려주기 때문에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구나’부터 ‘다들 이걸 안 했다고?’ 등 하나하나 뜯어 보는 재미도 쏠쏠한 편이다.
다회차 플레이 시 달라지는 상황과 스크립트도 만족스러웠다. 상세한 성격을 알기 위해선 같은 엔딩만 3번을 봐야 하기 때문에 달라지는 부분이 없으면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리파인드 셀프’는 중간중간 처음 보는 NPC나 상호작용 물체, 스크립트를 추가해 주어 질리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줬다.
기본 1회차 플레이가 1시간 내외로 짧은 편이라, 한 번으로는 모든 스크립트와 NPC를 조사할 수 없는데, 이 또한 다회차 플레이를 위해 남겨둔 게 아닐까 싶다. 확실히 1회차로는 아쉽고, 여러 번 플레이할수록 재밌어졌다.
또, 2회차 플레이가 지나면 ‘저울’ 시스템이 열리면서 진단 완료한 내 성격과 친구의 성격을 비교해 볼 수도 있으니, 한번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저울’은 어떤 부분에서 친구와 내 선택이 일치하고 갈리는지 상세하게 비교해 준다. 참고로, 친구 말고도 랜덤한 이용자와 비교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3회차 플레이가 끝나면 최종적으로 23가지 성격 중 ‘나를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성격’ 1개, ‘나를 보충하는 성격’ 2개, ‘나에게 숨겨진 성격’ 1개, ‘나에게서 가장 먼 성격’ 1개를 알아갈 수 있다. 3회차 이후로는 다시 게임 플레이를 해도 플레이 기록이 ‘내 성격’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게임을 기반으로 성격을 진단하기 때문인지, 성격 유형도 RPG에서 나올 법한 직업으로 분류된다. 필자의 경우 상징 성격은 ‘성직자’, 보충 성격으로는 ‘리더’와 ‘사무라이’, 숨겨진 성격은 ‘장인’, 가장 먼 성격은 ‘철학자’가 나왔다.
모든 성격 유형을 알아냈다면 최종적으로 ‘부록’ 시스템까지 열리면서 게임 내 모든 콘텐츠가 해금된다. ‘부록’은 본편과 상관없는 콘텐츠로, 이용자들이 어떤 선택지를 더 많이 골랐을지 추측하는 미니 게임 형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강아지를 좋아할까 고양이를 좋아할까?’, ‘동료로 삼는다면 새로 전학온 비밀스러운 전학생과 소꿉친구 중 어느 쪽이 좋은가?’ 등의 질문이 있다. 개인적으로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다 틀렸다. 내 안의 대중성을 의심하게 되는 경험이었다.
이 콘텐츠도 어떤 성격이 어떤 대답은 몇 퍼센트 선택했는지 등 상세한 통계를 내주기 때문에, 심심할 때 한번씩 구경하기 참 괜찮다.
요약하자면, ‘리파인드 셀프’는 심리나 성격 테스트를 좋아하는 이용자들에게 아주 적합한 게임이다. 성격을 분석하는 기준도 세세하고, 내 행동에 성격이 얼마나 묻어났는지 알아가는 감각이 새롭다.
어색한 친구와 플레이하고 결과를 공유하면 아이스브레이킹 소재로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