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원작 팬을 위한 선물 '환세취호전 플러스'

1997년 잡지를 사면 주는 부록 게임으로 등장해 큰 사랑을 받은 PC용 RPG '환세취호전'이 23년 11월 닌텐도 스위치용 '환세취호전 플러스'로 돌아왔다. 26년 만의 게임 부활을 위해서 대원미디어의 게임브랜드 대원미디어 게임랩과 '포트리스S'를 개발한 개발사 웨이코더가 노력을 기울였다.

이 게임은 호랑이 권법가 '아타호'와 고양이 귀 권법 소녀 '린샹', 닌자 개 '스마슈' 등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이다. '아타호'가 무투 대회에 참가하면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잡지 부록으로 등장한 게임인 만큼 플레이 타임은 길지 않았지만, 파고들기 요소를 마련해 게임을 여러 번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추억의 환세취호전이 돌아왔다.
추억의 환세취호전이 돌아왔다.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개발한 웨이코더는 원작에서 사랑받은 요소들을 A부터 Z까지 '환세취호전 플러스'에 고스란히 담아냈으며, 원작의 도트 그래픽을 조금 더 현대적으로 그려냈다. 여기에 '환세취호전'만의 오리지널 요소까지 마련했다. 원작의 팬이라면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으리라 본다.

하지만, 게임이 출시된 이후 게임에는 NPC가 사라지고, 아이템 획득이 불가능한 버그부터 시작해 엔딩을 앞두고 게임 진행이 안 되는 치명적인 버그까지 발생했다. 기자도 버그를 맛보고서는 한동안 게임을 멀리했으나, 지난 12월 패치를 통해 알려진 버그들이 개선된 이후 게임을 다시 즐겨봤다.

무투 대회를 참가하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무투 대회를 참가하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알려지지 않은 버그가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자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엔딩이나 추가 요소 등도 버그 없이 즐길 수 있었다. 한동안 게임을 멀리하고 있었던 이용자나 버그로 게임에 관한 관심을 끊었던 이용자라면 참고하도록 하자.

게임을 켜면 굴속에서 잠자고 있었던 '아타호'가 이용자를 반긴다. 이제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나도 아저씨가 되었기에 게임 속에서 아저씨 권법가로 그려졌던 '아타호'에 대한 감회가 남달랐던 것은 비밀이다.

첫인상은 도트 그래픽이 괜찮다는 것이다. 과거 버전과 일부 차이가 있지만, 닌텐도 스위치에서 보기에 나쁘지 않다. 여기에 각종 무술 연출도 더 보기 좋게 개선되어 있다. 특히, 원작의 주인공 중 '스마슈'의 경우에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이렇다 할 공격 스킬도 없고, 연출도 부족했던 '스마슈'가 여러모로 나아졌다.

플레이 타임은 길지 않지만, 다양한 요소들이 많다.
플레이 타임은 길지 않지만, 다양한 요소들이 많다.

특히, '환세취호전'은 스킬을 활용하다 보면 필살기, 장기, 달인기, 신기 등으로 스킬 레벨이 오른다. 스킬 레벨이 오르면 연출도 더 화려해진다. 변화한 도트 그래픽을 통해 스킬을 활용하고 보는 재미가 있었다. 참고로 스킬 레벨이 오르면 당연히 위력도 오른다. 퍼펙트 클리어를 위해 파고들기에 들어간 이용자라면 주요 스킬을 신기로 만드는 것이 필수에 가깝다.

게임의 전투는 일반적인 턴제 방식의 게임과 비슷하다. 한 턴에 이용자가 커맨드를 선택하고 행동 순서에 따라 적과 공격을 주고받는다. 일본식 RPG를 즐겨온 이용자라면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다. 전투 배속도 지원돼 레벨업 작업이 비교적 수월하다.

전투 화면
전투 화면

재미있는 점은 '환세취호전'은 26년 전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일차원적인 턴제 전투 방식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별도 공격 모드를 마련했다. 이용자는 적과 싸울 때 보통, 돌격, 방어, 선제, 반격 등 5가지 모드 중 1가지 모드를 선택해 진행할 수 있다.

돌격은 공격을 더 중시하지만, 방어가 약해진다. 방어는 방어를 우선시하고 행동 순서가 적보다 늦어진다. 선제는 적보다 먼저 공격에 나서지만, 빈틈이 늘어난다. 반격은 적의 공격을 기다린 후 반격하는 식이다. 이러한 모드를 잘 활용하면 전투를 좀 더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다.

다만 옛날 게임인 만큼 기본적으로 레벨이 높으면 대부분 전투가 해결이 가능하고, 게임의 후반부나 지옥 수련장과 같은 특별한 공간까지 갔다면, 이미 전체 공격이 상당히 강력해 다른 공격 활용도가 떨어지기는 한다. 옛날 게임을 그대로 담아냈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본다.

'아타호'가 물에 빠진 고양이 귀 소녀를 구하러 가는 모습
'아타호'가 물에 빠진 고양이 귀 소녀를 구하러 가는 모습

일본식 RPG가 가진 일자형 스토리 라인은 짧지만 준수하다. '아타호'가 무투 대회에 참가하기로 하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주인공이 수련하는 것부터 시작해 무투 대회의 뒤에 숨어 있는 더 큰 이야기, '아타호'와 '린샹'의 과거 등 다양한 이야기 등이 얽혀있다. 이야기를 적당이 이끌어 가기에 큰 무리가 없다.

그리고 '환세취호전'은 맵 곳곳을 탐색하는 재미가 살아있는 게임이다. 캐릭터마다 가진 6개의 무기와 방어구를 모두 찾아야 퍼펙트 클리어에 도전할 수 있기도 하다. 다만 오래된 게임인 만큼 목적지나 현재 목표 등이 나올 만큼 친절하지는 못하다. 게임 클리어 후 평가에서 가장 높은 13단을 받고자 한다면 공략 없이는 쉽지 않으리라 본다.

추가 스토리
추가 스토리

아울러 이번 '환세취호전 플러스'에는 원작에 없었던 요소도 마련되어 있다. 원작은 지옥 수련장 초난관 코스를 탐험한 것이 끝이었다면, 이번에는 9장과 10장까지 마련돼 있다. 9장에서는 페톰과 론을 활용해 지옥 수련관 초난관 코스 후반을 즐길 수 있으며, 10장에서는 '아타호'를 활용해 즐기는 별도의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다. 팬들이 원하는 결말이 등장할지는 상상에 맡겠다.

환세취호전의 부활에 힘을 쓴 곳들
환세취호전의 부활에 힘을 쓴 곳들

26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돌아온 '환세취호전 플러스'는 원작 팬이라면 매력적인 게임으로 즐길 수 있으리라 본다. 다만, 과거 버전을 그대로 살려낸 것이기에 옛날 게임이란 느낌이 강하게 든다. 팬이 아니거나 고전 JRPG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 이용자에게까지는 추천하기가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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