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에서 축제로. 진정성 있는 소통이 만든 간담회의 변화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인기 게임들이 연말을 기념해 이용자들을 초청하는 대규모 간담회를 진행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라인업을 비롯해,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사이퍼즈’ 등 많은 게임들의 간담회가 연이어 진행되면서 12월 한달 내내 축제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꾸준히 게임을 즐겨주는 이용자들을 대규모로 초청해서 굵직한 업데이트와 다양한 선물 등을 증정하는 행사인 만큼, 이용자들이 열광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최근 몇 년간 게임 업계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분위기다.
몇 년간 전 세계를 괴롭히던 팬데믹이 종료되면서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 행사로 치러진 덕분에 더욱 더 분위기가 뜨거워진 점도 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여러 가지 사건 사고로 인해 개발자들이 나와서 이용자들에게 사과하는 청문회 같은 분위기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몇 년간 다양한 사건 사고를 겪으면서 게임사들이 이용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소통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 변화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진행된 간담회 때 업데이트 내용을 보면 이 같은 변화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업데이트 소식뿐만 아니라, 기존의 문제점을 확실히 짚어주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어떠한 고민과 노력을 했는지를 가감없이 보여주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업데이트 지연 및 각종 문제점으로 인해 휴식하고 있던 금강선 디렉터가 다시 복귀하는 일을 겪었던 ‘로스트아크’는 이번에 새로운 수장을 맡은 전재학 디렉터가 나와서 신규 클래스 브레이커와 3차 각성 개념인 ‘초각성’, 그리고 엔드 콘텐츠 ‘카제로스’ 레이드를 발표하는 등 풍성한 신규 콘텐츠 발표로 이전 간담회의 아픈 기억을 날렸다. 엔드 콘텐츠 추가 없이 이벤트와 유료 상품들만 계속 추가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던 이전 간담회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메이플스토리는 최근 있었던 ‘뿌리’ 사태로 인해 계속 야근이 이어지는 긴박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니온 아티팩트’, ‘에픽 던전-하이마운틴’ 등 이용자들이 환호할만한 다양한 신규 콘텐츠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뿌리’ 사태 발생 후 빠르고, 단호한 대처를 보였고, 사태 수습만으로도 쉽지 않았을 짧은 시간에 행사 준비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검은사막’과 ‘검은사막 모바일’은 신규 클래스 ‘스칼라’ 등 새로운 업데이트 소식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는 이전 콘텐츠에 대한 분석 및 향후 개선 방안까지 공개하며 환호를 이끌어냈다. 특히, ‘검은사막’ 김재희PD는 너무 많은 내용을 담은 발표로 인해 사회자가 중간에 나서서 이용자들의 휴식 시간을 요청하는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게임사들이 진정성 있는 소통을 시작하면서, 게임을 책임지고 있는 개발진이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경우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승리의 여신 니케’ 김형태 대표, ‘로스트아크’ 금강선 CCO,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총괄 디렉터, ‘블루아카이브’ 김용하 PD, ‘검은사막’ 김재희PD 등은 이들을 만나기 위해 행사에 참여한다는 이용자들이 많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이번 지스타 컨퍼런스 G-CON도 금강선 CCO가 연사로 참여한다는 소식이 공개되면서 엄청난 관심을 모았으며, 강원기 총괄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 공식 방송이 아닌 개인 방송에서 ‘메이플스토리’ 향후 방향성 및 전문 먹방 인플루언서 못지 않은 먹방 실력을 과시해, 첫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13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용자들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개발진, 개발진의 고생을 알아주고 응원하는 이용자들이 만들어낸 훈훈한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