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설정, 전투, 그래픽 다 좋지만, 이거 하나만...” 모바일 수집형 SRPG, 천계 패러독스
지난 29일, 네오위즈가 모바일 수집형 SRPG ‘천계 패러독스’를 정식 출시했다. 이 게임은 작년 초 일본에서만 서비스를 진행했으나, 네오위즈가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진행해 이제 편안하게 한국 구글 및 앱스토어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천계 패러독스’는 신이 만든 불합리한 천계로 인해 재앙의 인도자로 지목된 주인공이 기억을 잃은 소녀인 ‘마카롱’과 만나 모험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일반적으로 선하게 그려지는 ‘천계’, ‘신’의 모습을 부정적인 이미지로 틀어 신선한 맛을 낸 것이 특징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시스템을 설정하는 창이 띄워진다. 전반적인 사운드 조절부터, 카메라 연출 유무, 해상도 설정 등의 내용을 세밀하게 만질 수 있어 이용자 개인의 취향에 맞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면이 시작부터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시스템 설정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게임 튜토리얼이 시작된다. 튜토리얼에서는 간단한 게임의 콘텐츠, 캐릭터 설정, 스토리, 전투 방식 등을 알려준다.
그중에서 전투 부분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기본적인 골조는 다른 턴제 방식의 게임과 유사하다. 캐릭터와 적이 가진 ‘속력’을 기준으로 공격 순서가 결정되고, 모든 적과 캐릭터는 자기 순서에 한 번씩만 이동 및 공격이 가능하다.
순서가 된 캐릭터는 이동할 수 있는 그리드 형태의 타일이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나아갈 방향을 확인할 수 있고, 갈 수 있지만 적의 공격 범위에 해당하는 곳은 타일이 보라색으로 빛난다. 이때 스킬을 사용해서 적의 공격 범위에 닿지 않고 공격을 할지, 공격을 맞되 일반 공격으로 승부를 볼지 등 전략적인 판단을 요구하기도 한다.
물론 전투가 피곤하거나 빠르게 넘기고 싶다면 자동전투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게임은 자동전투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 있어, 상황에 맞게 전투를 전개하기에도 적절하다.
예를 들어 자동전투의 ‘전심전력’ 모드를 선택하면 공격 위주로 전투를 진행하고, ‘TP를 아껴줘’ 모드를 선택하면 캐릭터가 TP를 소모하는 스킬 대신 일반 공격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면서 턴을 보내게 된다.
이외에도 ‘임기응변으로 가자’, ‘회복을 부탁해’ 등 입맛 따라, 상황 따라 전투의 흐름을 결정할 수 있다. 턴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수동 전투가 가장 좋겠지만,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자동 전투를 이용해도 충분히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감상이다.
또, 전투에서 생각보다 큰 축을 담당하는 ‘몬스터’ 시스템도 눈에 띄었다. ‘몬스터’는 캐릭터의 ‘버디’ 칸에 장착할 수 있는 소환수 같은 역할로, 단순히 장착하는 것만으로도 이로운 효과를 받을 수 있다.
전투 중 필드에 소환하는 것도 되는데, 최전선에 소환할 경우 적의 공격을 집중적으로 받아주어 보다 안정적인 클리어를 도와줬다.
몬스터는 자연적으로 전투 중 드롭되는 개체를 얻어갈 수도 있고, ‘조합’ 시스템을 통해 각종 재화로 생성하는 것도 된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 전투에도 큰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조금 더 많이, 조금 더 귀여운 ‘몬스터’를 얻고 싶다는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수집형 요소가 있는 만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다. 게임은 전투에서 볼 수 있는 오밀조밀한 3D 그래픽과 캐릭터 상세 창이나 메인화면에서 볼 수 있는 길쭉하고 깔끔한 2D 일러스트 퀄리티가 모두 상당한 편이다.
특히 2D 일러스트의 경우 가장 낮은 등급의 캐릭터 일러스트에도 자연스러운 움직임(애니메이팅)이 들어가 있어, 호불호가 갈릴 순 있어도 퀄리티가 떨어지는 그래픽은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어서 캐릭터의 레벨을 일정량 이상 올려줄 때마다 고유 스토리가 개방되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주를 이루는 수집형 게임에서 육성의 목표와 즐거움을 잘 제공했다고 본다.
방치형 콘텐츠인 ‘밀 하우스’를 통해 자원 수급에 대한 압박과 육성에 대한 부담을 일부분 덜어낸 것도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밀 하우스’에서는 ‘아이템 샐비지’ 탭을 통해 최대 8시간 동안 쌓인 재화를 받아갈 수 있고, ‘트레이닝 룸’과 ‘몬스터 룸’을 통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레벨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PVP를 지원하는 ‘아레나’ 콘텐츠부터 재화 수급처인 ‘소재, 장비 퀘스트’, ‘일일 퀘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가 존재해 게임의 재미를 더했다.
물론 그렇다고 아쉬운 점이 없는 게임은 아니었다. ‘천계 패러독스’는 플레이 중간중간 로딩이 생각보다 잦고 긴 편이라 흐름이 뚝뚝 끊기는 면이 있었다.
특히 전투 중간에는 프레임 레이트 설정을 만졌음에도 불구하고 큰 버벅거림, 자연스럽지 않은 카메라 모션 등으로 약간의 멀미를 유발하기도 했다. 필자는 iOS가 아닌 안드로이드 환경 이용자라 크게 느끼지 못했으나, iOS의 경우 튕김 현상까지 존재한다는 의견도 일부 나오고 있다.
이어서, 번역의 완성도도 눈에 밟히는 부분이 존재했다. 종종 캐릭터가 고유의 말투에 맞지 않는 대사를 하기도 하고, 효과를 직관적으로 알기 어려운 ‘깜깜(실명, 암흑 등의 명칭으로 익숙한 디퍼프)’ 같은 투박한 번역을 사용하는 경우도 존재했다.
모두 플레이 경험을 망치는 문제점인 만큼, 빠르게 개선해 게임이 가진 ‘튼튼한 전투 시스템’, ‘매력적인 캐릭터와 깔끔한 그래픽’ 등의 강점이 이용자들에게 더 와닿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