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한국 철수 나비효과. 네이버, 아프리카TV 게임방송 주도권 다툼
망사용료 부담 때문에 한국 시장 철수를 선언한 트위치의 빈자리를 두고, 네이버와 아프리카TV의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2월 한국 시장 철수가 확정된 트위치는 국내에서도 52% 점유율을 자랑하는 절대 강자였다. 점유율 45%로 2위를 달리고 있는 아프리카TV가 강력하긴 하지만, 트위치 이용자를 전부 흡수할 수 있다면 다른 플랫폼도 충분히 1위 자리를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시장 상황으로는 트위치와 치열한 대결을 펼쳤던 아프리카TV가 자연스럽게 1위 자리에 오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변수가 생겼다. 포털의 절대 강자 네이버가 신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을 선보이면서, 게임방송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9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치지직’은 일일 활성화 이용자 수(DAU) 평균 37만명, 시장 점유율 24.94%를 기록하면서 단숨에 단숨에 3위로 뛰어올랐다.
아직 베타 서비스 단계라 안정성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으나, 최대 1080P, 60프레임급 고화질 서비스와 다시 보기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트위치보다 더 나은 방송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국내 포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의 신규 서비스인 만큼, 풍월량, 침착맨 등 유명 스트리머들이 시험 방송을 진행한 것도 치지직의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쫓는 입장에서 지켜야 하는 입장이 된 아프리카TV도 ‘치지직’ 견제에 나섰다. 현재 최대 1080P까지 지원하는 해상도를 1440P까지 높이고,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선정성 논란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쌓인 ‘아프리카TV’ 브랜드를 ‘숲’으로 변경하고, BJ와 별풍선 용어도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트위치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혜택 전쟁도 치열하다. 치지직은 트위치 스트리머와 시청자가 ‘구독기간 이어가기’를 결정하면 트위치 구독 정보들이 이어지는 구독 승계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며, 아프리카TV는 트위치 계정으로 로그인할 수 있는 로그인 연동 기능과 아프리카TV로 이적한 트위치 스트리머의 방송 시간을 최대 400시간 인정해주는 혜택을 발표했다.
또한, 양사 모두 다수의 시청자들을 움직이는 유명 스트리머들을 섭외하기 위해 치열한 영입전을 펼치고 있다.
풍월량을 필두로, 서새봄, 김도, 한동숙, 따효니, 양띵 등은 치지직 합류를 결정했으며, 우왁굳, 이세돌, 마왕0216 등은 아프리카TV를 선택했다. 침착맨, 릴카, 우정잉 등은 양사 플랫폼을 모두 테스트하면서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중이다.
최근 우왁굳이 아프리카TV 이적을 발표한 후 아프리카TV의 주가가 15% 이상 상승하는 모습을 보일 정도로 게임 방송 플랫폼에서 유명 스트리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침착맨 등 대형 스트리머들의 선택이 게임 방송 시장 점유율 다툼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트위치 서비스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시청자 이동은 2월 말에 시작될 전망이다. 현재는 아프리카TV가 기존 이용자 층을 앞세워 우세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하나, 치지직이 네이버 포털 서비스와의 연계 시너지를 통해 반전을 이뤄낼 가능성도 있다.
또한, 트위치 철수의 결정적인 요인이 된 망사용료 문제는 양사 모두에게 시한 폭탄이 될 수 있으며, 욱일기, 성인 콘텐츠 등 스트리머들의 일탈 행동 역시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트위치의 빈자리를 차지하고 1위로 올라설 플랫폼이 어디가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