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불도 다시 보자? 불씨 살린 '메타버스'
코로나 19 팬데믹 사태 속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메타버스 서비스가 크게 주목받았다. 경제 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이 디지털 공간에서 구현되는 메타버스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서는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이 2030년 1조 3034억 달러(약 1736조 원)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코로나 19 팬데믹이 해제되며 일상이 돌아오고 이용자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수준의 메타버스 서비스가 등장하지 못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열기는 조금씩 식어갔다. 여기에 IT업계의 화두로 AI(인공지능)가 자리를 잡았고, 메타버스는 이전만 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2021년을 뜨겁게 장식한 블록체인 기술 NFT는 바다에 가라앉아 이미 사망했고, 메타버스는 가라앉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아이 이미지와 합성되어 인터넷을 돌아다녔을 정도다. 블록체인과 블록체인에 기반한 메타버스 서비스에 대한 상황을 잘 보여준 이미지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의 현물 EFT가 승인되며 다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매력적인 모습을 갖춘 메타버스 서비스와 기존과 다른 형태의 오픈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시도가 시작되며, 꺼져가는 메타버스에 대한 불씨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먼저 지난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규모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롯데정보통신 자회사인 칼리버스가 공개한 초현실주의 실감형 메타버스 서비스인 '칼리버스'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칼리버스는 지금까지 개발한 메타버스 서비스 칼리버스에 적용된 '버추얼 스토어(롯데 하이마트, 롯데 면세점)', '버추얼 시어터(롯데 시네마)', '버추얼 공연(K-POP, EDM), '버추얼 홈', '커뮤니티 광장' 등을 영상으로 공개해 CES 현장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EDM 페스티벌 '투모로우랜드'와 칼리버스가 새로운 콘텐츠로 준비했던 FPS(1인칭 슈팅) 게임, K팝 아이돌 '엔믹스'의 새로운 콘텐츠를 공개해 관심을 받았다. 부스 내부에서는 게임 뺨치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그리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 트윈 기술에 놀라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실 못지않다는 평가다.
특히, 칼리버스 CES 전시 현장에는 인기 가수 지드래곤이 깜짝 방문해 장시간 '칼리버스'의 콘텐츠를 꼼꼼히 살펴보며, K팝과 EDM을 주력으로 하는 버추얼 공연 분야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칼리버스'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시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칼리버스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앞서 5천 명의 이용자를 '칼리버스 프로티어'로 정하고 무료 민팅을 통해 발급한 NFT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칼리버스 프론티어 NFT 홀더들을 대상으로 칼리버스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리버스에 입장할 수 있는 해당 NFT는 무료 미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웃돈을 주고 거래가 진행될 정도다.
넷마블에프앤씨의 자회사 메타버스월드가 준비하고 있는 MMO 소셜 게이밍 오픈월드 메타버스 서비스 '그랜드 크로스: 메타버스'도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는 지난 22년 연말 대중에 공개된 프로젝트로 언리얼 엔진 5를 사용하여 캐주얼한 비주얼의 캐릭터와 실사풍에 가까운 배경이 어우러진 통합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이곳에서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에서 실제처럼 제작된 여러 도시를 탐험하고, 전 세계 이용자들과 만나 소통하며, 다채로운 액티비티와 게임 개발 및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 세계는 이용자들의 행동과 액션에 영향을 주고받는 동(動)적인 세계로 설계됐으며,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도 지원할 예정이다.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는 지난해 열린 '2023 서울팝콘' 행사에서 최신 영상을 공개에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관심을 받았다. 또한,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 디지털 휴먼 '리나'를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에서 버튜버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버튜버로 제작된 '리나'가 관람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메타버스와 다른 형태로 메타버스를 준비하고 있는 회사도 있다. 게임 개발 엔진인 언리얼 엔진과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다. 에픽게임즈는 자사에서 개발하고 서비스 중인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를 통해 메타버스 서비스를 구현해 서비스할 계획이다. 특히 많은 창작자가 참여할 수 있는 오픈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현할 계획이다.
에픽게임즈는 이를 위해 기존의 제작 툴인 '포크리'를 더욱 발전시킨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UFEN)'를 선보였다.'UFEN'은 포트나이트에서 직접 게임 및 경험을 설계, 개발, 퍼블리싱하기 위한 도구다. 언리얼 엔진 5의 강력한 툴을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MAU 1억 명이 넘는 '포트나이트' 세계에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퍼블리싱하고, 포트나이트 수익의 일부까지 나눠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에픽게임즈는 최근에는 포트나이트 내부에 다양한 신작게임을 론칭하며 오픈메타버스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레고 포트나이트', '로켓 레이싱', '포트나이트 페스티벌' 3종이 주인공이다. 대표작인 '레고 포트나이트'의 경우 기존 '포트나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킨 등을 대부분 사용할 수 있다. 두 개의 다른 게임이지만 동일한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오너십이 구현된 것이다.
기존의 메타버스 서비스들은 오너십의 구현을 위해 블록체인 NFT 기술을 활용한 방식을 준비했으나, 실제 구현되어 게임 간 장벽을 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에픽게임즈는 자사 게임을 통해 블록체인 없이도 유니버설 오너십을 구현하는 사례를 만들었고, '포트나이트'를 통해 쌓은 개발 노하우를 전하며 개발 트렌드를 이끄는 에픽게임즈이기에 이러한 노력이 창작자들에게 널리 퍼져 오픈 메타버스 구축이 가능할지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경영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는 “메타버스 시장은 2030년 최대 9,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단, 향후 최소 5~10년간 시드 단계(seed stage)가 지속될 수 있으며, 향후 5~10년간 '시드 단계'로 알려진 메타버스의 초기 개발 단계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시장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