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무소통, 남녀 갈등... 한국 인기 중국게임 ‘말썽’
최근 중국 게임의 기세가 무섭다. ‘리니지M’을 꺾고 양대 마켓 매출 1위에 이름을 올린 ‘버섯커 키우기’도 그렇고, 현재 구글플레이 시뮬레이션 파트 인기 순위 상위권에 머물고 있는 ‘러브 앤 딥스페이스’도 화제다.
하지만 그 인기만큼 ‘운영을 잘하고 있느냐’를 따지면 논란의 여지가 많다. 표절부터 시작해 소통의 부재, 이용자들 간의 남녀 갈등도 제대로 잡지 못해 이용자들의 불만이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개발사 조이 나이스 게임즈에서 운영하는 방치형RPG ‘버섯커 키우기’의 경우 소통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 공식 서비스 라운지와 각종 이용자 커뮤니티에 따르면 조이 나이스 게임즈는 ‘환불’, ‘접속 오류’ 등 게임 서비스에 있어 치명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무성의하고 실효성이 없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
예를 들자면 이용자가 접속 오류로 인해 게임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문의를 남기면, 회사는 ‘게임을 재설치해보세요’, ‘서버/캐릭터 정보를 기재한 뒤 메일로 (문의) 접수 부탁드립니다’라고 매크로 답변을 남기는 식이다. 게임에 접속을 못하기 때문에 서버나 캐릭터 정보를 상세하게 알려주지도 못하는 상황임에도 무성의하게 답변하는 것.
결제가 잘못되어 환불을 요구했을 뿐인데도 영구 정지를 당하는 사례도 나왔다. 게임을 즐기던 한 이용자는 “아이템이 중복결제되어 환불받았더니 영구 정지를 먹었다.”라며, “고객센터에 문의했더니 재입금을 위한 링크만 건네고 ‘다시 환불한 만큼의 돈을 지불하라, 그럼 (영구 정지를) 풀어주겠다’라는 무성의한 응대만 받았다”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서 이용자는 각종 버그에 대해서는 응대를 지진부진하게 하면서 돈을 내야 하는 상황(환불로 인한 영구 정지 사례)에는 빠릿빠릿 답변한다면서, 게임을 즐기는 고객이 아닌 지갑으로 보는 기분을 받았다며 한탄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일각에서는 ‘버섯커 키우기’가 ‘먹튀’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과금 상품 유도로 바짝 수익을 올린 뒤에 그대로 서비스를 종료해 이득을 보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조이 나이스 게임즈가 해외 게임사인 만큼 법인을 청산 뒤에는 게임 서비스 운영 철수 및 환불 문제에 대해 국내 이용자가 권리를 보호하기 힘들어 문제는 더 커진다. 아직까진 국내에 주소나 영업소가 없거나 국내 대리인이 없는 경우 부적절하거나 위법한 운영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
이용자들은 입모아 ‘버섯커 키우기’의 소통 문제를 개선하고,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중국 게임 중 ‘버섯커 키우기’만 문제가 되고 있는 건 아니다. 인폴드코리아의 연애시뮬레이션 게임 ‘러브 앤 딥스페이스’도 표절 논란과 이용자 간 성별 갈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폴드코리아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한국 서비스를 철수했던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의 새로운 한국 법인이다. 지난 2020년 11월 당시 페이퍼게임즈는 자사가 서비스하는 ‘샤이닝니키’의 한복 의상을 중국의 의상으로 주장해 논란을 사더니, “우리는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라는 공지와 ‘한복은 중국의 전통 의상을 모방한 것’라는 공산주의 청년 연맹 중앙위원회의 글을 게시한 바 있다.
이후 ‘샤이닝니키’는 “한복 의상 세트를 폐기한다고 안내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계정이 ‘중국을 모욕’하는 글을 쏟아냈다. 중국 기업으로서 우리는 국가의 존엄성을 수호하겠다”라며 급작스러운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렸다.
워낙 충격적인 전적이 있는 만큼 이용자들은 인폴드코리아에게 과거 행적(동북공정)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으나, 일부 이용자들이 이를 ‘남녀 문제’, 즉, 젠더 문제로 끌어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게임 이용자 커뮤니티에서는 “한남이 여자들 하는 게임 못 건드려서 안달이다.”, “현실에서 여자 못 만나니까 여기까지 와서 분탕이냐? 애쓴다.”, “자들자들거리는 소리 여기까지 들린다” 등 게임사에 대한 ‘비판’을 게임을 하는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동북공정에 대한 비판’을 ‘주 고객층인 여성에 대한 비하’로 프레이밍 하는 것.
한 이용자는 이런 갈등 상황에 대해 “게임에 대한 감상과 정보를 나눠야 할 이용자끼리 갈라치고 있으니 피로도가 너무 크다. 무작정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이용자와 같은 콘텐츠를 향유한다는 점에서 씁쓸한 마음까지 들 정도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서 ‘러브 앤 딥스페이스’는 게임 외적으로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 게임 내부 표절 논란까지 터지며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게임 내 캐릭터 모델링이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의 ‘클라우드’라는 캐릭터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사진을 살펴보면 ‘러브 앤 딥스페이스’의 캐릭터와 ‘클라우드’를 반투명하게 겹쳤을 때 얼굴 비율, 눈의 위치, 턱의 선 등이 매우 유사하게 나타났다. 캐릭터 외관, 성격 등 ‘캐릭터성’이 가장 중요한 연애 시뮬레이션 장르인 만큼 이번 논란은 상당히 치명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이 한국에 진출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표절’이나 ‘먹튀’ 등 파생되는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인기를 끄는 게임인 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감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