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한 변화. 수장 바꾸고 대대적인 개편 나선 게임업계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로 인해 영업이익이 대폭 하락하면서 위기를 겪고 있는 게임업계가 신년 들어 대표 교체 및 조직 개편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대폭 증가한 영업비용으로 인해 회사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회사 내부 정비를 통해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새로운 비전을 선보이기 위함이다.
창사 이래 김택진 대표 단일 체제로 계속 운영되고 있던 엔씨소프트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대표 후보자로 영입했다. 박병무 후보자는 서울대 수석 입학 및 법대 수석 졸업, 최연소 사법시험 합격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며, 동양생명, 아이리버 등 다양한 기업 관련 M&A를 성공시켜 업계에서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박 후보자는 다양한 M&A를 성공시킨 투자 전문가일뿐만 아니라, 지난 2007년부터 사외이사, 2013년부터 기타비상무이사를 역임하면서, 엔씨소프트 내부 사정에 정통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는 만큼, 박 후보자를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스타트업 발굴, 인수 합병 등을 추진해서 엔씨소프트의 기업 색깔을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사업을 주도하던 윤송이 최고전략책임자와 김택헌 최고퍼블리싱책임자가 최고책임자직을 내려놓고, 해외 법인장직에 전념하는 형태로 변경됐으며, 그 빈자리를 이성구, 백승욱, 최문영 등 새로운 실무 리더들이 채울 예정이다.
넥슨은 그동안 넥슨코리아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이정헌 대표가 일본 본사 대표로 내정되면서,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 공동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강대현 신임 공동 대표이사 내정자는 2004년 넥슨에 입사한 이후 2009년 라이브퍼블리싱실 실장, 2011년 네오플 던파개발실 실장, 2014년 라이브본부장, 2017년부터 인텔리전스랩스 본부장을 역임했고, 2020년부터 COO를 맡아 회사의 주요한 개발 전략 수립에 탁월한 운영 역량을 선보였다.
김정욱 신임 공동 대표이사 내정자는 2013년 넥슨에 합류해 2015년 기업문화와 대외업무 담당 전무, 2016년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을 역임하고 2018년부터 넥슨재단 이사장을 맡았으며, 2020년부터는 넥슨코리아 CCO를 맡아 넥슨의 사회공헌 및 인사, 홍보 등 경영지원과 커뮤니케이션 부문 전반을 총괄해 왔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FC온라인 등 탄탄한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타 게임사보다 더 빠른 변화를 시도해서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데이브 더 다이버를 성공시킨 민트로켓 등 글로벌 시장을 노린 프로젝트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고전하고 있는 넷마블은 지난해까지 권영식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를 역임하던 도기욱 대표가 CFO 역할에만 집중하고, 새로운 각자 대표로 김병규 부사장을 승진 내정했다.
김병규 각자대표 내정자는 서울대학교 법학과 출신으로, 삼성물산을 거쳐 2015년에 넷마블에 합류했으며, 그동안 전략기획, 법무, 해외 계열사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아온 전략기획 전문가다.
현재 넷마블이 연속 적자로 인해 새로운 흥행 게임 발굴이 절실한 상황인 만큼, 권영식 대표가 게임 관리에 전념하고, 김병규 내정자가 전문적인 회사 관리로 이를 뒷받침하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3N 뿐만 아니라 중소 규모 게임사들도 연이어 대표 교체가 이어지고 있다. 창업자 김민규 대표가 물러난 라인게임즈는 그동안 리스크관리 업무를 맡아왔던 박성민 대표가 새롭게 취임했으며, 김태환 전 넥슨코리아 부사장, 윤주현 전 넥슨코리아 플랫폼 디렉터, 조동현 전 넥슨코리아 신사업본부장을 영입하는 등 인재 영입을 통해 회사 색깔 바꾸기에 나섰다.
데브시스터즈 역시 그동안 회사를 이끌던 이지훈, 김종흔 공동대표가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물러나고, 조길현 스튜디오킹덤 공동대표, 배형욱 오븐게임즈 대표, 이은지 스튜디오킹덤 공동대표, 임성택 경영관리본부장, 4인 관리 체제로 변경할 예정이다.
그동안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쿠키런 킹덤 등을 성공시킨 실무형 리더들을 중심으로, 보다 젊고, 빨라진 의사결정 구조를 가져가기 위함으로 풀이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흥행으로 3N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회사로 자리잡은 크래프톤은 올해도 대표 변경없이 김창한 대표 체제를 이어가지만, 사내 창업을 돕는 ‘더 크리에이티브 ‘ 제도까지 신설하는 등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더욱 강화해서, 다양한 신작을 통해 ‘배틀그라운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여러 게임사들이 발표한 새로운 수장들을 보면, 전통적인 게임 개발자 출신이 아닌 법조계 출신 내부 관리 및 투자 전문가들이 다수 선발됐으며, 그동안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던 젊은 피들이 대거 승진시켜, 보다 빠른 의사 결정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사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투자 전문가들을 통해 회사 경영 효율을 높이고, 실무형 리더들을 개발의 중심에 세워, 빠른 트렌드 변화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젊은 피들을 대거 보강한 국내 게임업계가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달리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