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2024] 분위기 전환한 넷마블, 큰 거 한방 기대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적자의 늪에 들어선 넷마블은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며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왔다.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상승, 신작 출시 지연, 출시작 성과 미흡 등으로 부진한 실적이 이어졌다. 21년 인수한 소셜 카지노 기업 스핀엑스의 인수대금도 적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23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신년사를 통해 체질 개선과 경쟁력 회복에 힘써줄 것을 주문했다. 넷마블의 노력이 이어진 끝에 23년 4분기에 들어서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넷마블이 23년 3분기 출시한 수집형 RPG '신의 탑: 새로운 세계'와 방치형 장르 게임으로 선보인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며 넷마블이 여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신작들의 성공은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넷마블 23년 4분기 실적이 흑자전환 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화투자증권은 24년 4분기 넷마블의 영업이익이 72억 원에 달하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 내다보기도 했다. 증권사별로 세세한 수치야 다르지만 4분기 흑자전환에 대해서는 크게 이견이 없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넷마블은 24년 상반기 다수의 작품을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신작 모멘텀도 24년 게임사 중 가장 큰 수준으로, 24년 넷마블만큼 다양한 작품을 보유한 게임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초대형 게임들이 등장할 예정으로, 큰 거 한방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지난해 선보인 작품들이 전쟁터에서 소총이나 저격총을 발사해 시장을 저격했다는 느낌이라면, 올해는 소총과 같은 다양한 작품은 물론 강력한 미사일처럼 전황을 단숨에 바꿔버릴 대형 게임도 등장할 예정이다.
아무래도 가장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다. 이 게임은 전 세계 누적 조회수 142억을 기록하며 흥행한 글로벌 인기 웹툰을 활용한 게임으로, 게임에 대한 기대감과 이름값이 어마어마하다. 글로벌 시장 흥행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독점 연재된 '나 혼자만 레벨업' 웹툰은 국내는 물론 일본과 북미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고, 브라질에서는 단행본이 아마존 판매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대륙을 가리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원작 웹소설과 최근 글로벌 시장에 방영을 시작한 애니메이션도 관심을 받고 있다.
게임은 이미 재미 측면에서는 검증이 완료됐다는 평가다. 지난 지스타 2022에서 '스토리 모드', '헌터 모드', '타임어택 모드'를 공개해 게임의 기본적인 틀과 재미를 보여줬다. 원작 웹툰을 떠올리게 만드는 화려하고 빠릿빠릿한 액션 연출이 게임의 큰 강점으로 다가왔다. 여기에 주인공 성진우 외에도 다양한 헌터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어 원작 팬이라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으리라 본다.
또 '나 혼자만 레벨업'은 넷마블 사내 테스트에서도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최근 사내 테스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시장에 선보여진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부분이다.
게다가 캐릭터 수집형 형태 게임이기에 세븐나이츠부터 시작된 수집형 RPG에 대한 노하우가 상당한 넷마블이 운영 측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차트에 오르는 것에 성공하면 꽤 장기간 흥행도 기대된다. 실제 넷마블이 지난 9월 선보인 수집형 방치 장르 게임 '세븐나이츠 키우기'도 꾸준히 국내 구글 플레이 톱10을 유지하고 있다.
대형 게임사의 라인업에서 빠질 수 없는 MMORPG도 준비 중이다. 특히, 넷마블은 다른 게임사들처럼 '리니지 라이크' 게임을 쉽게 낼 수 없는 게임사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 등 엔씨소프트 IP를 활용한 게임과 지분 동맹 기간이 끝났긴 했지만, 여전히 얽혀있는 지분이 있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다른 게임사들이 우후죽순 '리니지 라이크' 게임을 출시하며 실적 개선에 열을 올렸던 것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넷마블이 준비 중인 MMORPG 신작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은 시장에 제법 신선한 재미를 전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넷마블의 게임 중 가장 빠르게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게임은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게임이다. 넷마블은 스튜디오드래곤과 힘을 모아 '아스달 연대기' 드라마 시즌 2부터 IP(지식 재산)를 공동으로 키워왔고, 지난해 시즌2인 '아라문의 검'의 방영을 마쳤다. 드라마는 시청률이 조금 아쉬울 수도 있었으나 한국형 판타지 신화를 다룬 독특한 장르로 자리매김하며 마니아층을 구축했다. 한국판 왕좌의 게임으로도 불렸을 정도다.
넷마블은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을 통해 그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듯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날씨에 따른 의복 변화, 건설, 재료 채집, 요리 등 실제 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했다. 특히 게임에서 주목할 부분은 아고와 아스달 간의 경쟁에 무법 세력이라는 집단을 만들어 투입해 경쟁을 더욱 고도화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지스타 등을 통해 공개된 게임의 모습은 기존의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이 방치형 게임에 1위를 내주고 전략 장르 게임에도 밀리는 등 '리니지 라이크' 게임에 대한 피로감이 보이기에 빈틈을 파고 들어간다면 시장 경쟁력은 충분하리라 본다.
이뿐만이 아니다. 넷마블은 올해 '레이븐 2',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RF 온라인 넥스트', '데미스 리본' 등 다양한 작품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중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지난 지스타 2023에서 공개돼 이용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은 게임으로 넷마블의 향후 먹거리로 기대받고 있다.
이 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의 후속작으로, 오픈월드에서 즐기는 모험을 그린 수집형 RPG다. 원작 만화 '일곱 개의 대죄' 주인공 멜리오다스와 엘리자베스의 아들 트리스탄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으며, 애니메이션 같은 매력적인 비주얼을 갖췄다. 거대한 오픈 월드에는 수영, 채집, 낚시 등은 물론 보물 상자 찾기와 획득 같은 탐험 요소까지 잔뜩 마련돼 있다.
지난 '지스타 2023' 현장에서는 게임의 초반 게임을 학습할 수 있는 스토리 모드와 오픈월드 모드를 선보여 관람객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용자는 4명의 캐릭터로 하나의 팀을 꾸리는 전략적인 재미도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수집형 RPG에 대한 서비스 노하우가 누구보다 풍부한 넷마블이기에 큰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넷마블은 신작 게임 외에도 AI나 VFX를 활용한 버추얼 휴먼을 활용한 아이돌 사업도 진행 중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선보인 아이돌 '메이브'는 대표적인 버추얼 아이돌로 자리매김했다. 음악 방송은 물론 최근 페르소나 AI를 접목한 '챗 시우'를 선보이며 버투얼 휴먼 분야에서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또 인사 부문에서도 주목할 변화가 있다. 넷마블은 신임 각자 대표에 경영기획 담당 임원인 김병규 부사장을 선임했다. 김병규 대표는 전략기획, 법무, 정책, 해외 계열사 관리 등 넷마블컴퍼니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업무를 맡아온 '전략기획통(通)'으로 평가받고 있다. 권영식 대표가 게임 관리에 집중하고, 김병규 내정자가 경영 전략과 전문적인 회사 관리로 넷마블을 이끈다.
그리고 도기욱 전 대표는 각자 대표직을 내려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책에 집중할 예정이다. 넷마블의 재무개선이 올해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힘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넷마블은 기업 신용등급에도 굉장히 민감하므로 이를 사수하고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차입금이 부담될 수 있는 넷마블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무 안전성 확보가 먼저이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이 각자 자리에서 역할을 맡게 되면서 외부 투자 가능성도 열려있다. 넷마블은 2019년 이후만 봐도 5조 원 이상 규모의 M&A를 진행해 왔다.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 외부 투자 기업들이 넷마블을 끌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현재 상황에서는 넷마블의 코웨이 투자를 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아울러 올해 넷마블은 블록체인 자회사 마브렉스의 대표로 1990년생 홍진표 마브렉스 사업개발팀장을 선임했다. 역대 넷마블 계열사 대표 중 최연소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넷마블이 올해 '체질개선'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변화의 몸짓이 그대로 느껴지는 부분이다.
외에 자회사에서 시작된 경영효율화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봐야 할 부문이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산하 메타버스월드를 청산하기로 하고 전 직원 70여 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냉정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경영효율화에 주요 신작이 크게 하나 터져 자리한다면 여러 개 작품이 그냥 그냥 괜찮은 성적을 거두는 것보다 비용측면에서도 넷마블에 상당히 유리해질 수 있다.
4분기 흑자전환으로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넷마블이 2024년 그 기세를 이어 다시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