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협력을 더한 뱀서라이크의 새로운 진화. 트리니티 서바이버즈
크래프톤의 12번째 독립 스튜디오 플라이웨이게임즈가 신작 ‘트리니티 서바이버즈’를 스팀 얼리액세스로 선보였다.
플라이웨이게임즈는 더 크리에이티브 제도를 통해 새롭게 설립된 법인으로, 이 제도는 점점 더 대형화되고 있는 기존 프로젝트들과 달리, 빠르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크래프톤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는 첫 게임인 것이다.
이전에 ‘뉴스테이트 모바일’에 참여했던 개발진들이 주축이 되어 개발한 ‘트리니티 서바이버즈’는 시장에서 많은 게임들이 경쟁하고 있는 인기 장르인 뱀서라이크 스타일의 핵앤슬래시 액션 서바이벌 게임이다.
기존의 뱀서라이크 게임들은 주로 인디 게임사에서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퀄리티면에서 다소 아쉬운 경우가 많았다. 그런 만큼, 크래프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진화된 뱀서라이크 장르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트리니티 서바이버즈’가 내세운 가장 큰 차별점은 3인의 캐릭터 조합을 활용하는 전략성과 리더 스킬로 대표되는 능동적인 액션 조작이다. 하나의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기존 뱀서라이크 장르와 달리 근접, 원거리, 범위 공격 특성을 지닌 3인의 캐릭터로 한 팀을 구성하게 되며, 어떤 캐릭터를 리더로 설정하는가에 따라 리더 스킬 및 버프 효과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아르기스를 선택하면 대쉬 스킬의 쿨타임이 1초 감소하고, 스페독&팡을 선택하면 아군 치명타 확률 5%, 아군 치명타 피해량 20% 증가, 레나 자임을 선택하면 아군 블러드킬 확률 10% 증가, 아군 공격력 10% 증가 특성이 적용되는 식이다.
또한, 자동으로 발동되는 스킬로만 적을 공격할 수 있었던 기존 뱀서라이크 게임들과 달리 이용자가 직접 사용 지점과 타이밍을 결정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 스킬도 사용할 수 있다. 후반부로 가면서 강력해질수록 가만히 있게 되는 기존 게임들과 달리 굉장히 적극적인 조작을 통해 시원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회전 연격을 가진 아르기스를 리더로 선택하며 적이 밀집되어 있는 곳에 돌진한 다음 디아블로 바바리안의 휠윈드처럼 주변 적들을 모두 갈아버릴 수 있으며, 스페독&팡이 리더일 경우에는 크게 원을 그리면서 움직여서 적이 가운데 뭉치게 유도한 다음, 그 곳에 대형 폭탄을 터트려 한번에 처리하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리더 스킬은 캐릭터 당 한가지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캐릭터 조합, 같은 리더라도 어떤 리더 스킬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다른 스타일의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뱀파이어 서바이벌이 아이템을 어떤 순서로 선택하는가에 따라 다른 스타일로 진화하는 아이템 빌드의 재미를 추구했다면, 이 게임은 캐릭터 조합을 통한 전략적인 재미를 강조한 것이다.
게임 플레이는 기존 뱀서라이크 게임들과 유사하기 때문에 금방 적응할 수 있다. 3인의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스킬로 적들을 자동 공격하며, 돌아다니면서 적들이 드랍한 자원을 획득하면 레벨업하고, 여러 아티팩트 중에 하나를 골라서 캐릭터를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아티팩트들이다. 기존 뱀서라이크 게임들은 무작위로 등장해서 매번 다른 플레이 경험을 하게 만드는 식으로 반복 플레이를 유도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스테이지 클리어, 적 몇 마리 클리어 등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아티팩트들이 해금되고, 게임 플레이 중에서는 자신이 해금해둔 아티팩트들 중에서만 무작위로 등장한다. 또한,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한 자원을 투자해서, 아티팩트를 강화하면 더욱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아티팩트로 진화시킬 수 있다.
아티팩트들은 일반 등급에서 전설 등급까지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에 해당되는 전설 등급 아티팩트가 먼저 등장하는가에 따라 플레이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
물론, 게임 초반에는 해금되어 있는 아티팩트들이 한정적이다보니, 비슷한 게임 플레이가 계속되는 느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해금된 아티팩트가 늘어날수록 플레이의 다양성이 늘어난다. 초반 비슷한 플레이를 감수하더라도, 콜렉션과 성장의 재미를 주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차별점은 멀티 플레이 지원이다. 기존 뱀서라이크 게임들은 대부분 혼자 플레이해서 오래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이 게임은 2인 협력 플레이를 지원한다. 적들이 떨어트린 자원을 공유하기 때문에, 서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할 이유도 없고, 한 명이 죽었을 때 옆에 가까이 있으면 다시 부활시킬 수 있는 등 철저히 협력플레이만을 추구하는 모드다. 지금은 2인 협력만 지원하지만, 추후 강력한 보스들과 상대하는 레이드 모드 등 더 다양한 멀티플레이로 진화시킨다면 이 게임만의 확실한 차별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어 보인다.
아직 얼리액세스 단계이다보니, 별다른 설명없이 일러스트만 나오고 있는 메인 스토리 모드 등 모든 콘텐츠들이 완벽히 준비되어 있는 것은 아니긴 하다. 하지만 개성적인 캐릭터와 화려한 스킬 이팩트, 차근차근 성장하는 재미를 담은 충분한 플레이 타임 등은 역시 대형 게임을 많이 만들어본 회사 출신답게 기본기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제 토대는 잘 닦아놨으니 남은 얼리액세스 기간 동안 더욱 더 개성적인 게임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기대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