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덕연구소] 한국 토종 게임기의 자존심, 재믹스가 돌아오다, '재믹스 슈퍼 미니'!
(해당 기사는 지난 2022년 1월 12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 검떠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한국의 토종 게임기이자 80년대와 90년대 수많은 게이머들을 흥분시켰던 콘솔 게임기, '재믹스'와 '재믹스 슈퍼 미니'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에서 레트로 게임기 하면 생각나는 바로 그 것]
조기자 : 안녕하세요 검떠님, 조기자입니다. 어렸을때, 즐겼던 게임들.. 아련하게 다가오지 않습니까? 저는 사실 패미콤 쪽보다 대우 재믹스 쪽 테크트리를 탔었거든요.
정확히는 '교육용 컴퓨터'라는 명목으로 아이큐2000이 제 손에 들어왔기에 그쪽으로 갈 수 밖에 없었죠. 패미콤은 게임기다 보니 부모님이 질색하셨었고요... 그 아이큐2000의 스페이스바가 뜯어지도록 게임을 즐겼던 기억이 납니다.
조기자 : 당시 아이큐 2000은 교육용 컴퓨터라는 명목 아래 '이거 공부에 꼭 필요하다'는 식으로 엄마들을 속였고 (우리가 안 속이고 대우가 속였음).. 그렇게 손에 쥔 아이큐 2000은 지금의 나를 만드는데 어느정도 일조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돌이가 된 건 운명적...)
특히 제가 초등학교 3학년때 양재 쪽 아파트로 이사를 했는데, 한창 강남이 개발되던 시점이어서 우리집에서 아이큐 2000을 구매하자 아파트 전체에서 다 아이큐 2000을 구매하는 붐이 일었었어요.
우리집에서 게임 해본 애들이 다 집에 가서 '학동이네 컴퓨터 있다'고 졸라대는 통에.. 그래서 아파트 전체에 또래들이 있는 집은 다 아이큐 2000으로 대동 단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때 근처에 있던 분들 중에 '카르세아린'의 작가 임경배 씨도 있군요...
검떠 : 아~ 임경배 작가님도 아이큐 2000 붐에 휩쓸린 분이었군요.
저는 패미콤 파였습니다. 솔직히 게임 퀄리티는 패미콤이 훨씬 좋았죠. 특히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 짱이었죠. '슈퍼마리오'는 말할 것도 없고 '더블드래곤', '닌자용검전', '별의 커비' 등 MSX 계열 게임기들을 찍어눌렀으니까요.
조기자 : 확실히 액션 게임은 패미콤의 완승이라고 봅니다. 가로 스크롤 게임은 특히 패미콤의 완승..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디스크 게임으로 가면서 얘기가 달라졌죠. 디스크가 보급되면서 아이큐 2000의 경쟁력이 무한 확장되던 시기거든요.
게다가 RGB 모니터를 장착한 아이큐 2000은 그래픽적으로 TV에 AV(콤포지트)로 연결된 패미콤과는 비교가 될 수 없는 아름다운 화질을 보여줬죠.
조기자 : 여튼 그러한 아이큐 2000과 궤를 같이 하는 게임기가 있었으니.. 바로 재믹스 입니다. 재.믹.스! 참 아련한 기억이죠..
조기자 : 특히 저는 이 대우 제품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는데요, 어려서 너무 재미있게 게임을 즐겨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이큐 1000, 2000, X2, X2S 등 다양한 기종을 수집했었죠. 당연히 재믹스 시리즈도 전부 수집을 해뒀습니다.
검떠 : 이야~ 이 콜렉션을 보면 정말 조기자님이 찐 대우, 찐 재믹스 빠돌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저거 하나 하나 구하기가 정말 어려울텐데 정말 대단하시네요.. ;;
조기자 : 그러게요; 여튼 뭐.. 하나씩 모으다보니 이렇게 갖추게 되었는데요, 지금은 저렇게 비닐로 처리되어 있지 않고 아크릴 박스에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 그리고 이러한 재믹스 외에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죠. 당연히 지금 계신 검떠님을 포함한 네오팀에서 말이죠.
검떠 : 그렇죠. 슬슬 네오팀 프로젝트 얘기로 넘어가볼까요?
[대우 재믹스를 추억하는 사람들이 뭉치다, 네오팀!]
조기자 : 이렇게 대우 재믹스와 아이큐 2000에 추억이 가득한 분들이 뭉쳤죠. 네이버 카페 구닥동이라는 카페인데요.
처음 이 네오팀이 만들어진 것은 무려 2012년이에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이죠. 대우와 재믹스에 대해 추억이 아련한 분들이 연말에 우리 재미난 것 한 번 만들어보자! 지금까지는 추억을 즐겼고, 이제는 제대로 함 만들어보자며 의기투합한 것이 그 시초입니다. ^^
그래서 재믹스 초기형(CPC-50) 과 재믹스V (CPC-51)를 동시에 오마쥬한 저희들만의 재믹스를 만들게 되었는데요, 그게 바로 '재믹스 네오' 였습니다.
조기자 : 재믹스 네오는 5각형 판에 슬라이드 형태의 포인트를 주었죠. 옆 면에 얇은 금속바 형태로 보이도록 해서 세련미를 연출하려고 했습니다. 딱 보시면 가운데 회색 부분이 재믹스 초기형의 오마쥬 형태이고, 아래 5각형이 재믹스 V의 오마쥬 형태입니다.
검떠 : 그렇죠. 특히나 풀 알루미늄 하우징으로 처리한 부분이 대박입니다. 지금은 엄두도 못 낼만큼 고급진, 통 알루미늄을 깎아내서 만든 걸작이었죠. 독일에서 설계 디자인을 공부하고 오신 요오(Yo_O)님의 대박 디자인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조기자 : 그때는 뭐.. 완전 가내 수공업으로 한땀 한땀 노가다를 해서 만들었던.. 추억이 새록새록하네요. 특히 바이오스도 해외 개발자분의 도움을 받아 MSX2+로 업그레이드! 차별화를 뒀었죠.
검떠 : 총 100대 한정으로 제작한 재믹스 네오는 당시에 스틱을 하나 포함해서 29만8천 원이었는데, 지금은 본체만 50만 원을 줘도 구하지 못하는 초 레어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조기자 : 당시에 제가 그림을 섞은 만화를 연재하기도 했었죠. 만화라고 하기도 뭐하고.. 낚서 수준입니다만; 당시에는 참.. 추억이었죠. 당시에 이런 느낌이었구나 하고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조기자 : 아마추어 게임기 개발팀이면서 그림도 아마추어.. 이해해주시길 바라구요.
이렇게 재믹스 네오가 게임 커뮤니티 사이에 이슈가 되고 추가 요청이 많아지면서 저희가 '재믹스 네오 라이트'라는 것을 추가로 만들었었죠. 기존의 '재믹스 네오'의 원가 절감 모델로 이것도 대략 3-400대 정도는 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검떠 : 레드 색이었던 '재믹스 네오'와 달리, '재믹스 네오 라이트'는 총 4가지 색으로 나왔었죠. '재믹스 네오'와의 차별화 포인트를 주려는 부분도 있었구요.
전반적인 특징은 통 알루미늄을 깎아낸 방식과 달리, 알루미늄 판 방식으로 하고 은색 기둥을 세워 단가를 줄이면서도 특유의 세련미를 두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조기자 : 역시나 반응은 폭발적이었죠. 기본적으로 오픈소스를 공개한 '원칩 MSX' 기반으로 제작되었는데요, 저희도 아마추어 게임기 제작의 이념을 살려서 해당 모든 내용을 오픈으로 공개했습니다. 그랬더니 남미 지역에서 가져다가 판매하는 업자들이 생기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검떠 : 남미 분들 진짜 대단... 그런데 이 다음에도 네오팀에서 다양한 게임기들을 만들었죠?
조기자 : 그렇죠. 이후에 네오팀에서 저와 술개님, 앙앙마루님, 플레르님 4명을 주축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했었는데, 그게 바로 '아이큐 3000 큐티' 였습니다. 대우 아이큐 2000의 뒤를 잇는, 소형 MSX 기기를 모티브로 한 기기였죠.
원래는 '아이큐 2000 플러스'라고 지었었는데, 좀 더 미래지향적인 이름으로 가자고 해서 '아이큐 3000 큐티'가 되었죠.
검떠 : 아이큐 3000 큐티.. 정말 대박 제품 중 하나였죠! 정말 아담하고 완벽에 가까운 기기라고 생각합니다. MSX 기반으로 참 다양한 프로젝트를 했었네요.. 지금 보니...
조기자 : 이 아이큐 3000 큐티는 또 오래전에 불완전했던 아이큐 2000의 한글 바이오스를 완벽하게 한글 체계로 구축했다는데 의의가 있었습니다.
예전에 아이큐 2000에 일본 게임팩을 꽂으면 깨지거나 하는 일이 있었잖아요, 여러가지 불완전한 현상을 제작에 참여하신 플레르님께서 직접 바이오스를 뜯어내어 완벽 한글화 작업을 진행했죠.
그래서 외형, 디자인, 그리고 한글화 바이오스까지 기존 MSX 기반 기기 중에 가장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조기자 : 요즘도 저 로고를 보면 그 당시의 감동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검떠 : 이렇게 네이버 카페 구닥동에서 우리끼리 아마추어 게임기를 만들고 놀던 시절.. 갑자기 기회가 왔습니다. 바로 롯데 토이저러스에서 근무하는 맑시오님과의 만남이었죠.
훤칠한 미남형으로 지독한 레트로 게임 매니아였던 맑시오님과의 만남은 네오팀의 프로젝트가 한층 더 성숙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죠.
조기자 : 사실 맑시오님과는 동호회에서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 정도였는데요, 어느날 술자리에서 새로운 재믹스에 대한 토론을 하다가, 이 맑시오님께서 '와 그거 정말 재밌겠다, 자기도 정말 재밌어 보인다. 그런 아이디어의 키덜트 제품 대박일 것 같다' 라며 저희랑 같이 흥분을 하시더군요.
사실 저희도 인생에 획을 그을만한 재믹스를 하나 더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저희의 이상을 펼치려면 결코 상황이 쉽지 않았습니다.
시중에 패미콤 미니, 슈퍼패미콤 미니, 메가드라이브 미니, 네오지오 미니 다 나오는데, 야 진짜 재믹스 미니 한 번 만들어봐야하는 거 아니냐..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게임기 만들려면 무려 금형비가 5~6천만 원이 들어가야하는 상황..
그런데 이 맑시오님이 좋은 기획이라고 밴더 업체를 하나 소개해주셨는데, 밴더 측에서 주욱 내용을 듣더니 기획이 너무 좋다고, 금형비 정도는 지원해줄 수 있다고 선뜻 말해주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재믹스 미니 프로젝트가 전격적으로 가동되게 됐죠.
조기자 : 그렇게 해서 2018년 9월 15일에 롯데마트 양평점에서 네오팀의 신작 프로젝트 '재믹스 미니'를 공개하게 되었죠. 반응은 엄청나게 뜨거웠습니다.
손바닥만한 재믹스! 30년이 지난 지금도 세련되어 보이는 디자인! 기존의 아마추어 게임기 개발이 아니라, 실제 상용품!
조기자 : 특히 일본의 다른 '미니' 시리즈와 달랐던 점은, 단순히 크기만 작은 게임기가 아니라, 도킹 스테이션을 통해 예전 실제 재믹스 팩이 구동되도록 개발했다는 점이죠.
즉, '재믹스 미니'를 구입하면 옛날 MSX 호환 기반의 팩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개발했다는 것. 이것은 기존의 일본 게임 개발사들도 도저히 구현하지 못한 것으로(능력이 아니라 단가를 맞추기 어려워서) 저희 네오팀만의 독자적인 장점이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검떠 : 거기에 추억의 한국 토종 재믹스 게임들을 탑재하고 MSX2+ 이상의 한글 바이오스를 도입하면서 보다 완성형 기기로 거듭나려고 노력했죠.
조기자 : 다만.. 문제는 가격이었죠. 앞면, 옆면, 아랫면, 도킹스테이션 등 엄청나게 비싼 금형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단 500대만 생산하는 미친 짓을 해서.. 도저히 저렴하게 나올 수 없었던 것. 거의 돈 30만 원 가까이 나오면서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 가격에 대한 비난도 많이 받았었습니다.
뭐.. 그래도, 퀄리티 측면이나 추억을 계승하겠다는 점은 분명히 했고.. 출시 3분 만에 전량 매진 되면서 그런 정신이 조금이나마 인정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뿌듯하기도 했었죠.
검떠 : '재믹스 미니'!! 이 출시 시기는 정말 잊을 수가 없네요. 네오팀에게도 너무나 감동적이고 추억에 젖었던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재믹스 포에버~! 롯데 토이저러스 만세! 네오팀 만세!!!
조기자 : 참 그리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재믹스 미니' 500대는 네오팀이 모두 수작업으로 조립하고 작업한 게임기였죠. 그래서 많은 구닥동 회원 분들이 작업을 도와주셨어요.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참 아찔하기도 했고, 도와주신 회원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다시 한 번 드리고 싶네요.
[2022년 1월 12일, 새롭게 등장한 '재믹스 슈퍼 미니']
검떠 : 이렇게 2019년에 '재믹스 미니'를 출시하고, 3년이 지난 시점이 왔습니다. 또 한 번 네오팀에서 꿈틀, 움직임이 일었습니다. '내인생 마지막 재믹스'! 한 번 만들어봐야하는 것 아냐? 라고요.
그렇게 2021년 초부터 새로운 재믹스에 대한 기획 회의가 시작되었고, 지난 2021년 4월 30일! '재믹스 슈퍼 미니'가 발표되었습니다. 이전 '재믹스 미니'와 마찬가지로 기자간담회가 개최가 되었구요, 기존 '재믹스 슈퍼'를 오마쥬한 차세대 미니 게임기가 발표되었죠.
조기자 : '재믹스 슈퍼 미니'는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 재믹스 프로젝트의 유종의 미를 거두는 작품으로 기획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종결시키는, 한국 재믹스에 대한 해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마무리 시키고 싶다는 네오팀의 열망이 강했죠. 그래서 기획 단계부터 몇 가지 진행을 했는데요, 그중 하나가, 바로 과거 80년대 90년대에 재믹스를 직접 개발했던 개발자 분들과 소통하여 그분들과 교류하고 어드바이스를 받자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조기자 : 이렇게 실제 개발자 분들을 찾아뵙고, 당시 얘기를 들으면서 정말 꿈같이 황홀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당시 궁금했던 것들을 들으며 어렸을때 재밌게 즐기기만 했던 시절에, 이 재믹스라는 것을 출시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어려움과 고난, 도전이 있었는지 듣게 되었죠. 그래서 더 재믹스가 좋아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검떠 : 이분들의 이런 조언과 감사를 '재믹스 슈퍼 미니' 안에 직접 넣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기존의 '재믹스'를 상징하는 캐릭터를, 네오팀에서 새롭게 창조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재믹스 캐릭터가 만들어졌죠. 과거에 삼성 겜보이가 있다면 새로운 디자인의 겜보이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조기자 : 이렇게 캐릭터와 함께 또 하나 고민이 시작된 것은 바로 UI 였습니다. 다른 '미니' 게임기들 뺨치는, 최고의 게임기 UI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여러 번의 시행 착오 끝에 세련된 UI를 디자인할 수 있었죠. UI 부분은 랩틱님이 정말 엄청 고생을 해서 작업을 해주셨습니다
조기자 : 특히 저희가 중시했던 것은, 실제 팩을 꽂을 수는 없지만 팩을 꽂는 것 같은 감각을 나타내보자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선택하면, 실제 팩을 꽂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그 다음에 게임 화면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또 예전에 팩을 꽂을때 접촉이 좋지 않아서 훅훅 불어주던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낮은 확률이긴 하지만 한 번씩 이렇게 팩을 불어주는 연출이 나오도록 했습니다.
검떠 : 크.. 역시 팩은 입으로 부는 맛이 있어야죠!
조기자 : 기타 옵션도 신경을 썼는데요, 한글과 영문을 동시에 지원했고, 스캔라인과 칼라, 볼륨, 그리고 16대 9냐 4대3이냐의 화면비 조정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굉장히 손쉽게 사용하실 수 있게 하자는 모토로.. 거기에 요즘 많이 쓰는 C타입 어댑터와 HDMI 단자를 채용했죠. 아쉽게도 다른 AV(콤포지트) 단자 등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조기자 : 그 다음 단계는.. 바로 '재믹스 슈퍼 미니' 안에 게임을 직접 만들자는 부분이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재믹스 미니' 때 이미 다양한 한국의 토종 MSX 게임들을 탑재했었죠.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마지막 재믹스를 만드는 김에 현대의 트렌드에 맞는 게임과 과거 8비트 게임기를 결합시킨 새로운 게임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시킨다는 뜻으로, '내 인생 마지막 재믹스'의 방점을 찍는 하나의 연결 통로라는 생각을 했었죠.
검떠 : 다만.. 개발이 그렇게 녹록한 건 아니었죠
조기자 : 그렇습니다. 8비트 게임기 당시 스펙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어요. 함수도 지금과 다르고, 메모리 용량 등 모든 것이 절망적이었습니다. 조금만 오브젝트가 등자하면 느려지는데다 뭐만 하면 가득찼다고 용량이 오버되고.. 으
조기자 : 뭐만 하나 추가하려고 하면 용량 문제, 구현 문제 등이 발목을 잡았죠. 새삼 그시절 개발자분들이 정말 뼈를 깎는 노력으로 그만한 재미의 게임들을 구현해냈구나.. 싶었습니다.
저 일러스트 제작도 이슈였는데, 아카다님, 초련님, 박촌동 울버린님, 랩틱님 등이 도와주셔서 훌륭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일러스트도 일부러 옛날 느낌이 좀 나도록 했는데 그런 느낌이 나는지 모르겠네요;
또 BGM이나 사운드도 전부 미디로 제작 후 별도의 변환 툴을 통해 MSX 용으로 컨버팅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했습니다. 세상에 거저되는 일이 없더라구요..
검떠 : 실제로 받아보고 실망하실 수도 있지만, 있는 여건 내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서 재밌게 만들려고 노력한 게임들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기자 : 여담이지만, 향후 '재믹스 슈퍼 미니'에 있는 SD 슬롯을 통해서 32K가 아닌, 128K 용량을 풀로 활용하고 어셈블리어로 제작할 초호화? 게임을 향후 이번 구입자분들께 제공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외부 게임인 '어드벤처 키드'를 퍼블리싱을 통해 하나 추가했는데요, 이유는 이 게임이 한국 재믹스 게임의 마지막 게임이었기 때문입니다.
조기자 : 이 '어드벤처 키드'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MSX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재믹스 게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명맥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검떠 : 참 우여곡절이 많은 프로젝트 였네요.. 그러고 보니.. 저희가 또 하나 작업을 진행한 게 있죠. 바로 MSX(재믹스) 국산 게임 카탈로그!!!
조기자 : '내 인생 마지막 재믹스' 라는 문구에 맞게, 국내에 출시되었던 대부분의 그 시절 재믹스 게임을 총 망라하여 리스트로 적은 카탈로그를 제작했습니다. 총 40개의 국산 게임을 정리했고, 이 게임들이 어떤지 분석을 했죠.
그리고 이 카탈로그에 더 의미있는 작업을 하나 더 진행했는데요, 바로 이전 개발자분들의 싸인을 받은 것입니다.
조기자 : 이렇게 이전 개발자 분들의 싸인을 추가하여, 재믹스를 사랑해주시던 분들께 조금이라도 기념이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카탈로그는 처음에는 한정판에만 넣자고 계획을 세우다가, 아니다 본체를 구입한 분들께도 전부 넣어야겠다는 의미로 전부 패키지 안에 삽입하게 됐죠. 그 때문에 예산이 또 무궁무진하게 투입된... 휴...
검떠 : 거기에 해외 칩 등의 원자재 인상으로 두 번의 인상. KC 인증으로 기판 설계를 뒤집은 일, 금형 퀄리티 때문에 몇 번이나 수정 요청한 것, UV 코팅 기포 이슈.. 등등. 말하자면 정말 할 말이 많았던 프로젝트였습니다 크흑...
조기자 : 아 검떠님 울지마세요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재믹스 슈퍼 미니!
여러모로 저희 네오팀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게임기가 아닐 수 없네요. 이러한 여러 추억이 다함께 즐겁게 이어지기를 바래봅니다
조기자 : 휴..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재믹스 슈퍼 미니' 사전 예약과 함께 꽤 많은 얘기들을 다루어봤네요. 검떠님도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검떠 : 조기자님도 오늘 수고많으셨습니다. 이제 재믹스는 이렇게 마무리가 되겠군요. 네오팀이 언제쯤 다시 의기투합하며 뭉치게 될까요? 지금은 다들 지쳐서 그로기 상태..
조기자 : 휴~~ 힘들어서 6개월은 취침 아닐까요? 당분간은 자중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검떠 : 그러죠. 그래도 또 몇 개월 지나면 심심하다고 또 꿈틀거리게 될 것 같긴 합니다.
조기자 : 휴..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시죠.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자아~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재믹스 슈퍼 미니'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igelau@donga.com)에게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검떠 소개 :
패미콤 전문이지만, 다른 레트로 게임기도 못지않게 사랑하는 이 시대의 대표 덕후. 웹에이전시 회사 대표이자 '레트로 장터' 운영자로서 '패미콤 올 게임' 컴플리트를 하는 등 레트로 게임 콜렉터로도 유명하다. 재믹스 네오, 재믹스 미니를 만든 네오팀 소속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