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새로운 주인공과 함께 하는 ‘이의있음!’ 역전재판456 오도로키 셀렉션
과거 많은 인기를 얻었던 게임들을 최신 그래픽으로 되살려 팬들의 추억을 자극하고 있는 캡콤이 유사 게임을 찾기 힘들 정도로 독보적인 개성을 자랑하는 인기 시리즈 역전재판 456의 합본 오도로키 셀렉션을 닌텐도 스위치, PS4로 선보였다.
이전에 선보였던 역전재판123 합본 나루호도 콜렉션이 팬들에게 호평을 받은 만큼, 당연한 수순이다. 게다가 영문판 발매 이후 패치를 통해 한글 자막을 지원했던 나루호도 콜렉션과 달리 오도로키 셀렉션은 처음부터 한글 자막, 한국어 더빙을 삽입해서 발매했다.
오도로키 셀렉션은 1, 2, 3편까지 정의의 삿대질을 앞세워 게임을 이끌어오던 나루호도 류이치 대신 풋내가 펄펄나는 더듬이 머리 신임 변호사 호도로키 호스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리즈다. 오랜 기간 주인공으로 활약한 나루호도 류이치가 매력적이긴 하나, 조금씩 정체되고 있는 시리즈에 새로운 주인공을 등장시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 것이다.
물론, 첫 등장이었던 4편에서는 이전 주인공 나루호도 류이치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 때문에 새로운 주인공 오도로키 호스케가 공기보다 못한 존재감을 보인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5편에서 새로운 주인공 키즈키 코코네를 등장시키고, 나루호도 류이치까지 다시 복귀시키는 극약 처방을 하기도 했으나, 5편에 이어 6편에서는 드디어 스승을 뛰어넘는 제자로 성장한 오도로키 호스케의 매력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4편 발매 당시에는 팬들의 엄청난 비난이 쏟아져서 시리즈가 이대로 끝나버릴 것 같은 위기를 겪었지만, 이후 시리즈가 부활한 과정을 이미 알고 있는 현재의 우리들은 마음 편하게 4, 5, 6편으로 이어지는 오도로키 호스케의 성장기를 감상할 수 있다(원하는 시리즈를 골라서 바로 시작할 수 있었던 나루호도 콜렉션과 달리 첫 플레이 시에는 이전 게임을 클리어해야만 다음 시리즈가 오픈된다).
이전 나루호도 콜렉션을 플레이해봤던 이번 시리즈 역시 동일한 흐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큰 어려움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증인의 증언을 듣고, 추궁 혹은 증거품 제시를 통해 증언의 허점을 찾아내서, 감춰져 있던 진실을 찾아내는 과정을 경험하게 되며, 상황에 따라 사건이 발생한 현장을 찾아가서 직접 증거를 수집하기도 한다.
GBA 출신이기 때문에 다소 투박한 모습을 보였던 나루호도 콜렉션 이후에 출시된 비교적 최신작(?)이기 때문에 그래픽, 그리고 증거를 찾아내는 과정도 상당히 진화했다. 3D로 모델링된 증거물을 이리저리 돌려가면서 감춰져 있던 새로운 증거를 찾아내기도 하고, 증인의 미묘한 버릇을 간파해서 감추고 있던 비밀을 밝혀내기도 한다. 증거품을 찾아내는 과정이 좀 더 세밀해진 덕분에 좀 더 본격적인 수사 과정을 대리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전에 3DS로 발매됐던 5편부터는 전체 그래픽이 3D로 변경되고, 수준높은 애니메이션도 등장해서, 역전재판 시리즈가 그동안의 인기를 바탕으로 캡콤 내에서 비중이 큰 프로젝트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한눈에 체감할 수 있다.
또한, 부자연스러운 직역으로 많은 아쉬움을 샀던 나루호도 콜렉션과 달리, 실제 재판에서 사용되는 용어가 다수 등장하고, 사투리까지 제대로 번역되어 있을 정도로 한글화에 상당한 정성을 기울인 것이 인상적이며, 게임 내 모든 배경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 홀, 각종 상황을 연출할 수 있는 액션스튜디오, 각종 컷신, 설정화를 만나볼 수 있는 아트 라이브러리 등 팬들을 위한 부가 서비스도 충실히 갖췄다.
이전 나루호도 콜렉션과 마찬가지로, 장르 자체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기는 하나, 이전 시리즈를 재미있게 플레이했고, 4,5,6편을 한글로 다시 즐겨보고 싶은 이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어 보인다. 유일한 아쉬운 부분은 2016년에 발매된 6편 이후 아직까지도 정식 후속작 얘기가 나오고 있지 않다는 점인데, 나루호도 콜렉션과 오도로키 셀렉션이 정식 후속작을 발매하기 위한 준비 단계이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