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변화하는 '던파 유니버스' "어디까지 확장될까?"
넥슨의 대표 IP(지식재산권)는 무엇일까?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FC 온라인 등 다양한 게임이 떠오르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은 파생 작품이 등장했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작품을 꼽자면 단연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한 '던파'는 출시 첫날 동시접속자 1만 5천 명을 기록하는 기록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2008년 중국 텐센트를 통해 ‘지하성과 용사’(地下城与勇士)라는 타이틀로 서비스 된 이후 8억 5천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와 누적 매출 200억 달러(한화 약 26조 2천억 원)를 돌파한 명실상부한 넥슨 최고의 IP다.
이 '던파'의 특징은 후속작이 1~2개에 불과하거나 존재하지 않은 다른 넥슨의 온라인게임과 달리 PC,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적극적인 파생 작품을 선보이는 이른바 '던파 유니버스'라는 자체 생태계를 지닌 게임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인 온라인게임이 기존 이용자들의 이탈 혹은 원작의 게임성을 헤치는 것을 우려해 후속작을 내놓는 사례가 드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행보다.
'던파 유니버스'는 20년에 가까운 서비스 동안 꾸준히 축적되고, 확장된 던파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지만, 사실 '던파'는 국내 온라인 게임 중에서도 손꼽힐 만한 방대하고, 다채로운 스토리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처음 이용자를 맞이하는 '그란 플로리스'를 시작으로 마계, 천계, 신계 등 다양한 월드가 등장하는 것은 물론, 먼 미래의 아라드 행성과 완전 다른 차원의 아라드를 다루는 등 얽힌 실타래와 같은 스토리 라인을 자랑한다.
여기에 매 시즌 진행된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설정이 사라지고 새로운 설정과 캐릭터가 등장하는 등 꾸준히 '던파'를 플레이 한 이용자도 스토리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던파'의 세계관은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더욱이 '던파'의 스토리는 멀티버스와 차원 이동과 같은 요소도 함께 구현되어 있어 캐릭터 설정이 완전히 바뀌어도 기본 스토리는 유지되는 ‘DC’, ‘마블’ 등의 미국 코믹스와 같은 형태로 끊임없는 확장을 이어갈 수 있다.
이러한 방대하고 탄력적인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던파 유니버스’를 통한 작품들은 다양한 컨셉으로 원작의 모습에서 벗어나도 기존 작품의 게임성이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며, 오히려 원작과는 다른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지난 2022년 3월 출시된 ‘던파 모바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던파 모바일’은 기존 던파의 콘텐츠와 스토리를 그대로 모바일로 옮긴 것이 아닌 독자적인 세계관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원작과 큰 스토리 줄기는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설정이 다르며, ‘프리스트(여)’의 5번째 전직 인파이터(여)’의 사례에서 보듯 독자적인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중이다.
물론, ‘던파 모바일’은 단순히 던파의 세계관만 독자적으로 구성한 게임은 아니었다. 모바일로 등장하는 작품인 만큼 UI부터 캐릭터 스킬 연출이 모두 새롭게 그려졌으며, 콤보 슬롯 시스템이 추가되는 등 액션 콘텐츠도 상당히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여기에 임무 시스템과 마을 자동 이동 시스템 등 맵 이동이 간편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원작 던전의 스테이지를 대폭 축소하는 등 이른바 “이동은 편하게, 액션은 진지하게”라는 형태로 게임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던파 모바일’은 출시 단 5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기록했고, 출시 당일 이용자 100만 명이 몰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2월 중국 정부로부터 '던파: 오리진(地下城与勇士:起源)'이라는 타이틀로 판호를 새롭게 획득. 중국 시장 진출 역시 눈앞에 두고 있다.
던파의 캐릭터성을 대전 격투로 풀어낸 작품도 존재한다. 바로 2022년 출시된 ‘DNF Duel’(이하 '던파 듀얼')이 그 주인공이다.
'던파 듀얼'은 '길티기어', '블레이블루' 등의 뛰어난 그래픽과 연출로 일본 개발사 중 언리얼 엔진을 가장 잘 다룬다는 평가를 받는 아크시스템웍스와 네오플이 힘을 합쳐 개발한 작품으로, PC 및 콘솔 등의 플랫폼으로 출시됐다.
이 게임은 기존 ‘던파’ 캐릭터들의 특성과 고유 기술들을 화려한 그래픽과 영상으로 선보이면서 게임의 ‘보는 재미’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심플한 커맨드 입력 방식과 UI(이용자 환경)를 통해 수준급의 대전격투 액션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원작의 세계관에서 파생된 일종의 스핀오프 형식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큰 흐름과 주요 요소는 같지만, 세부 요소(원더, 의지의 씨앗 등)가 새롭게 추가되었으며,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 모드’ 내용도 원작에는 없었던 색다른 내용들이 추가되어 게임의 재미를 높였다.
던파 세계관의 최초의 버서커이자 현재는 ‘(명계)문의 주인’으로 거듭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캐릭터 ‘카잔’의 스토리를 새롭게 정립한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도 준비 중이다.
‘카잔’은 과거 대마법사 오즈마와 함께 '펠 로스 제국'의 버서커이자 대장군으로 ‘광룡 히스마’를 물리쳤지만, 음모에 휘말려 팔의 근육이 끊어지고, 스트루 산맥으로 추방되어 죽음에 이른 과거를 지닌 ‘카잔’이 죽지 않고 살아나 처절한 복수를 진행한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게임은 원작 ‘던파’의 액션 플레이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하드코어 액션 스타일의 소울라이크 장르를 표방하고 있으며, 3D 셀 애니메이션 그래픽을 기반으로 상대의 공격을 피하고, 묵직한 무기를 휘두르는 액션 플레이와 소울라이크 장르 특유의 패링(반격) 시스템 등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
특히, 네오플에서 처음 시도하는 AAA급 소울라이크 게임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카잔’의 첫 트레일러 영상이 누적 조회수가 70만 회를 달성했으며, 각종 외신에서 긍정적인 리뷰를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던파 유니버스’를 기반으로 던파의 IP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확장되고, 움직이며,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과연 IP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게임 시장에서 탄탄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선보일 ‘던파’의 신작들은 어떤 결과표를 받아들이게 될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