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2024년 키워드 “여전히 ‘던파’가 쥐고 있다”
넥슨의 2023년 실적은 매출 3조 9,300억으로 역대 최다 매출을 달성했다. 2023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각종 부정적 이슈와 코로나 사태 이후 불어닥친 게임 업계 침체 분위기 속에서 달성한 기록이다.
이러한 넥슨의 성과는 메이플스토리와 피파온라인4의 준수한 성적과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의 건실한 성과가 뒷받침됐다. 이중 던파는 중국 지역에서 진행한 춘절 패키지 판매가 큰 히트를 기록하며, 탄탄한 성장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던파’는 꾸준한 성과를 통해 오랜 시간 넥슨의 뒤를 든든한 받쳐주었고,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그리고 이제는 생존을 위한 글로벌 진출이 키워드로 떠오른 격변의 게임 시장에서 넥슨의 도약을 이끄는 선봉장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넥슨을 거대 게임사로 성장시킨 ‘던파’]
올해로 18주년을 맞은 ‘던파 온라인’은 넥슨을 거대 게임사로 전환시킨 게임이었다. 지난 2005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던파 온라인’은 출시 후 1년 만에 회원 수 100만 명, 동시 접속자 수 5만 명을 기록했고, 2007년에는 누적 회원 500만 명, 동시 접속자 수 15만 명을 기록했다.
여기에 2008년 중국 진출 이후에는 서비스 한 달 만에 중국 온라인게임 1위, 2009년 말에는 국산 게임 중 최초로 한중일 3국 동시 접속자 수 200만 명이라는 놀라운 수치로,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기록 속에 ‘던파’는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 8억 5천만 명에 달하는 거대한 팬덤을 구축했고, 중국 시장의 매출 역시 꾸준히 증가했다. 이 ‘던파’를 개발한 네오플의 매출 역시 엄청나 2017년에는 매출 1조 1,495억 원, 영업이익이 1조 637억 원으로, 영업 이익률 92.53%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이는 게임 산업은 물론, 국내 IT 기업을 통틀어 다시는 없을 수치다.
이러한 ‘던파’의 호조는 넥슨에게 다양한 게임 프로젝트에 도전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었고, 이후 넥슨은 수많은 작품을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사로 성장했다.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체질 전환의 방점을 찍은 ‘던파 모바일’]
이렇듯 온라인게임으로 승승장구를 이어간 넥슨이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급격히 성장한 모바일게임 시장에는 쉽사리 적응하지 못했다. 2015년 이후 넥슨은 그야말로 모바일 시장 진입에 총력을 기울였다.
‘야생의 땅: 듀랑고’, ‘트라하’ 등의 대작을 비롯해 1년에서 수십 종의 게임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컨셉의 게임을 선보였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넷게임즈의 ‘V4’, 슈퍼캣의 ‘바람의 나라:연’, 카트라이더 IP를 사용한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 등의 작품이 선전하며, 서서히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방점을 찍은 작품 역시 ‘던파’였다. 지난 2022년 3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던파 모바일’이 그 주인공이다. 이 ‘던파 모바일’은 2D 액션 게임인 던파의 그래픽과 액션 플레이를 그대로 이식한 것은 물론, 수동 전투의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조작 방식에도 공을 들이는 등 ‘던파 모바일’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였다.
실제로 제주도에 본사를 둔 네오플은 ‘던파 모바일’의 개발을 위해 별도의 서울 지사를 설립하여 개발팀을 이전하였고, 게임 기획, 프로그래밍, 그래픽, 기술 지원,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직군의 인재를 영입하면서 개발에 속도를 냈다.
여기에 던파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윤명진 디렉터의 총괄 아래 인력을 300명까지 늘려 개발과 출시 이후 서비스에 대비하는 등 일반적인 게임 개발 프로젝트 이상의 인력과 비용을 투입했다.
이렇듯 ‘던파 모바일’은 모바일에 최적화된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하며, 원작과 차별화를 두었고, 이러한 요소는 시장에 적중해 출시 직후 양대 앱마켓 매출 1위를 석권하며, 흥행 가도를 달렸고, 그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하며, 2023년 최고의 게임으로 기록됐다.
이 ‘던파 모바일’은 원작 던파 온라인에 이어 중국 시장 진출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실 ‘던파 모바일’은 2020년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었으나, 급작스러운 출시일 변경으로 서비스가 기약 없이 늘어진 상황이었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 사전예약자만 무려 6,000만 명을 돌파한 초 기대작이었기에 중국 시장 출시 불발에 대한 아쉬움은 더더욱 컸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던파 모바일’은 중국 정부로부터 '던파: 오리진(地下城与勇士:起源)'이라는 타이틀로 판호를 새롭게 획득. 중국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중국 이용자들이 테스트 당시 등장한 ‘사도 로터스’ 레이드를 몇 년 동안 계속 즐겼을 만큼 여전히 던파 모바일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
여기에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로 이렇다 할 대규모 중국 게임들이 보이지 않는 상황인 만큼 ‘던파 모바일’의 중국 출시에 따라 넥슨은 또 한번의 ‘스텝업’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는 중이다.
[글로벌 진출 선언한 넥슨의 야심작 ‘카잔’]
2023년부터 시작된 넥슨의 글로벌 진출 프로젝트에서도 ‘던파’는 빠지지 않았다. 바로 지난 12월 ‘더 게임 어워드’에서 처음 영상이 공개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이다.
. '프로젝트 AK'로 처음 공개된 ‘카잔’은 원작 ‘던파’의 액션 플레이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하드코어 액션 스타일의 소울라이크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카잔’은 과거 대마법사 오즈마와 함께 '펠 로스 제국'의 버서커이자 대장군으로 ‘광룡 히스마’를 물리쳤지만, 음모에 휘말려 팔의 근육이 끊어지고, 스트루 산맥으로 추방되어 죽음에 이른 과거를 지닌 ‘카잔’이 죽지 않고 살아나 처절한 복수를 진행한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게임은 3D 셀 애니메이션 그래픽을 기반으로 상대의 공격을 피하고, 묵직한 무기를 휘두르는 액션 플레이와 소울라이크 장르 특유의 패링(반격) 시스템 등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 중에서도 액션성 외에도 이용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스토리와 설정이 중요한 소울라이크 장르에 던파의 방대한 세계관을 더해 개발되는 AAA급 액션 게임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중이다.
실제로 지난 2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비공개로 진행된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에서 ‘카잔’은 보스 전투와 액션성에 대한 호평을 이끌어내는 등 향후 게임에 긍정적인 신호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던파는 IP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넥슨이 시도하는 새로운 변화에 선봉에 서는 첨병 역할을 해왔다. 과연 2024년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른 글로벌 시장 진출에서 ‘던파’가 “넥슨의 가장 비싼 IP”라는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