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귀신잡은 해병대도 도망가겠네. 징그럽고 큰 벌레들과 만나는 ‘지구방위군6’
팔콤 게임 유통사로 잘 알려진 클라우디드 레오파트 엔터테인먼트에서 색다른 게임을 선보인다.
D3 퍼블리셔에서 출시한 이용자 협동 중심의 3D 액션 슈팅 게임 ‘지구방위군6’다. 오는 14일 출시되는 이 게임은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과 싸우는 지구방위군의 활약을 그린 게임으로,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의 한 장면처럼 화면을 뒤덮은 외계인들과 싸우는 재미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시리즈이다보니, 6이라는 숫자가 신기하게 느껴지겠지만, 과거 PS2 시절부터 발매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시리즈다. 초반에는 간단한 게임 플레이와 저렴한 가격으로 주목을 받았던 심플2000 시리즈로 발매됐으나, 생각보다 높은 완성도로 호평을 받으면서, 3편부터는 D3 퍼블리셔를 대표하는 인기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이번 작품은 선행 발매된 일본에서 일본 게임 어워드 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전 시리즈를 해본 이들이 많지 않을 테니 세계관 설명을 하면, 갑작스럽게 지구 궤도에 나타난 우주 선단이 인류를 습격하고, 이에 맞서 반격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5편의 마지막에서는 주인공 스톰이 적 사령선을 격침하면서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전쟁 여파로 지구가 황폐화됐고, 여전히 거대화된 곤충 괴물들이 남아 있어, 이들을 계속 퇴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후반부 내용 전개는 밝힐 수 없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더 다양한 적들이 등장해 지구방위군들을 위협한다.
게임을 시작하면 간단한 튜토리얼을 통해 조작법을 알려주고, 곧바로 외계인 퇴치에 나서게 된다. 이동과 총 쏘는 법 정도의 간단한 튜토리얼이라 FPS 게임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있으나 마나 한 튜토리얼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간신히 긁어 모은 병사들을 소집해서 “니들은 병사도 아니다. 쓸모없는 겁쟁이들”이라고 정신교육부터 시전하는 교관을 보면,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의 한 장면이 떠올라 웃음이 나온다.
외계인과 싸우는 본격적인 미션이 시작되면, 4개의 병과 중에 하나를 골라 바로 시가지로 이동하게 된다. 소총과 바주카로 무장한 레인저는 가장 균형잡힌 전투 능력을 발휘하며, 윙다이버는 하늘을 날 수 있고, 에어라이더는 전투 드론을 사용하는 등 각기 다른 특기를 가지고 있어, 어떤 병과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다른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일단 레인저를 선택해서 게임 시스템을 파악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자신의 전투 스타일에 맞는 다른 병과로 옮겨가는 것이 기본적인 흐름이다.
원래 심플2000 시리즈에서 시작한 게임이다보니, 최신 게임과 비교하면 그래픽이 많이 투박한 편이다. 이 시리즈의 전작과 비교하면 많이 발전한 편이지만, 요즘 PS5로 등장하는 게임들처럼 영화를 보는 듯한 사실적인 그래픽은 기대하면 안된다.
다만, 다소 어설픈 배경 그래픽과 달리 거대한 외계 곤충들은 개발진들이 진심이 담겨 있다. 거대한 개미를 시작으로, 하늘을 뒤덮는 벌들은 벌레 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기겁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워낙 많은 수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아차 하는 순간 벌레들에게 둘러쌓이게 되며, 가끔 벌레들에게 물려 간식이 되고 있는 동료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정신없이 괴물들을 처치하다보면 여러 가지 상자들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빨간색 상자는 방어 및 체력 수치를 올려주는 아이템이고, 녹색 상자는 무기, 하얀색 상자는 체력 회복이다. 무사히 적 보스까지 처리하고 나면 스테이지가 완료되며, 이 때 획득한 아이템들로 다시 병사를 세팅해서 다음 스테이지에 도전하는 흐름이다. 이때 획득하는 무기들은 모든 병과가 같이 섞여서 나오기 때문에, 꾸준히 플레이하면 다른 병과도 같이 성장하게 된다. 총으로 싸우는 것만 다를 뿐 디아블로 같은 핵앤슬래시 게임들과 동일한 흐름이다.
열심히 플레이해서 스토리 모드를 모두 완료하면, 이제 튜토리얼이 끝난 것이다. 이후부터는 난도를 올려서 더 강력한 적들과 싸우거나, 온라인 코옵 모드로 들어가서 다른 이용자들과 협력하면서 더 좋은 아이템을 노리게 된다. 난도를 올릴수록 적들도 강해지기 때문에, 설렁 설렁 플레이해도 클리어할 수 있었던 스토리 모드와는 전혀 다른 지옥을 맛보게 된다.
요즘 같은 스타일인 헬다이버즈2가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고, 그쪽이 더 좋은 그래픽을 자랑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PS2 시절부터 역사를 이어온 이 시리즈가 더 정통성이 있고, 화면을 뒤덮는 벌레들이 선사하는 이 시리즈 특유의 B급 감성이 주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클라우디드 레오파트 엔터테인먼트가 한국 이용자들을 위해 자막은 물론, 음성 더빙까지 공 들여 준비한 만큼, 아무 생각없이 괴물들을 쓸어버리는 시원 시원한 액션을 즐기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