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이끌 새싹이니까”, 아동 복지 게임사들 ‘눈길’
지난해 4분기 한국 합계출산율이 처음으로 0.6명대로 추락했다. 이는 통계청 집계 아래 역대 최저 수치다.
저출산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주요 원인으로 ‘육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꼽히고 있는 가운데, 꾸준히 아동 돌봄 기관, 아동 교육 프로그램과 같은 아동 복지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게임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넥슨이다. 넥슨은 2011년부터 운영 시작한 보육시설 ‘도토리소풍’을 총 6곳 운영하고 있다. ‘도토리소풍’에서는 ‘유아 영어교육’을 비롯해 원아의 눈높이에 맞는 ‘코딩 교육’, ‘미술(예술) 교육’ 등 아이들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이어서 회사는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가 있는 사원은 최대 2년 이내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최대 1년간 이용할 수 있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도 운영한다. 사내 임산부 휴식 및 수유공간인 ‘맘스룸’과 사내 건강 보건소인 ‘헬스포인트’를 통해 일과 육아를 안정적으로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뒀다.
최근에는 가족 복지제도의 일환으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가 있는 임직원에게 ‘레벨업 키트’를 전달하기도 했다. 올해는 노트, 필통, 연필, 전동 연필깎이 등 초등학교 생활에 있어 자주 사용되는 물품이 제공됐다.
이외에도 넥슨은 ‘출산지원금’, ‘어린이 의료건설 건립 후원’ 등 아동과 육아하는 임직원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2008년부터 어린이집 ‘웃는 땅콩’을 운영하고 있다. ‘웃는 땅콩’은 정부 어린이집 평가에서 최우수 평가인 A등급 인증을 받았고, 영유아 1인당 면적을 법적 기준의 2배로 설계해 넉넉한 공간에서 아이들이 뛰놀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출산 직원을 위해 마련된 사옥 내 여성 휴게실, 착유실과 더불어 임신 휴직 및 단축근로, 난임 치료 휴가, 가족 돌봄 휴직 및 휴가, 본인 및 배우자 출산휴가 등 다양한 복지 제도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회사는 2023년부터 법적 유아휴직 기간과 별도로 1년을 더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복지 정책 덕에 회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육아휴직 복귀율 100%를 달성한 바 있다.
펄어비스의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펄어비스 역시 2022년 입주한 신사옥 ‘홈 원’에 ‘깊은 바다 고래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여름에는 임직원 자녀의 여름방학 학습돌봄 프로그램인 ‘꿈꾸는 고래 여름캠프’를 도입해 양육 부담을 덜었다.
또한 회사는 자녀 인원 제한 없이 1명당 매월 5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하고 있으며, 연 최대 700만원의 대학 등록금도 지원한다.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는 난임 부부를 위해 시술 비용을 제한 없이 꾸준히 지원해 주는 이색 복지도 눈길을 끈다.
장지선 펄어비스 경영지원실장은 “임직원들의 가족도 소중한 일원이라 생각하고 관련 복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카카오 공동 ‘늘예솔’, ‘아지뜰’, ‘별이든’ 등의 어린이집을 통해 임직원의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늘예솔’ 어린이집은 ‘우리들의 행복한 디지털 세상’ 프로젝트 운영 사례 분야에서 디지털 시대에 맞는 보육 방향성으로 고용노동부 장관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회사는 초등학교 입학 자녀를 위해 꾸준히 축하 선물을 보내고 있으며, 중학교 및 고등학교, 대학교 입학 자녀에게는 직접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중고등학생은 30만원, 대학생은 5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해 다양한 방식으로 임직원을 지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넷마블 역시 최근 넷마블 및 코웨이 임직원을 위한 ‘넷마블 푸르니 어린이집’을 지난 4일 개원해 임직원의 육아를 돕는다. 푸르니 보육지원재단이 어린이집 운영을 맡게 됐으며,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해 임직원의 편의성을 높였다. 2명의 원어민 강사가 영어 교육도 담당한다.
넷마블의 한 관계자는 “이번 넷마블 푸르니 어린이집 개원이 넷마블 및 코웨이 임직원의 육아 부담 해소에 작은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부모들이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런 게임사들의 아동 복지는 단순히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은 물론,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고 회사에 머물고 있는 인재의 유출을 막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벼룩시장이 직장인 1208명을 대상으로 ‘회사 복지제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93.4%가 ‘회사 복지제도는 장기근속에 큰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중소기업 직장인의 73%, 중견기업 65%가 ‘회사 복지에 대한 불만으로 이직 및 퇴사를 고려해 봤다’라고 답했으며, 상대적으로 직원 복지 제도가 안정화된 대기업의 경우 57%가 ‘복지제도에 대한 불만 때문에 퇴사를 고려해 본 적은 없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게임사 아동 복지 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최근 사립 어린이집은 너무 비싸고, 공립 어린이집은 입학이 하늘의 별따기라 ‘어린이 입학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는데, 회사에 보육시설이 있으니 그나마 한시름 덜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관계자는 “회사의 복지 시설이 좋아서 이직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다닐 것”이라며 “다른 자녀가 있는 직원들도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아이들은 세상의 미래인 만큼, 올바르게 기를 수 있도록 다양한 복지 정책이 확대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