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인 줄 알았는데 엄청난 블루 오션.. 서브컬처는 올해도 엄청나다
"이제 서브컬처가 아니라 메이저 문화, 아니 주류 문화라고 불러야 하는 거 아냐?"
미소녀와 모에 등을 테마로 하는 서브컬처 문화가 갈수록 압도적인 인원 동원력과 영향력을 과시하며 메인 문화로 발돋움하고 있다. 소위 '오타쿠'들만 즐기는 하위문화로 평가받던 서브컬처 문화는 이제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할 것 없이 대중적인 소비 콘텐츠들 내에서도 선두를 다투는 구매력을 보이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미소녀 게임, '리니지'류 MMORPG와 대등한 관계로
서브컬처를 테마로 한 모바일 게임 중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강타했던 게임은 '소녀전선'이었다. 지난 2016년에 출시된 소녀전선은 각종 총기를 모에화(귀여운 여성화)하여 싸우는 형태로 개발되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었고,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까지 인기 및 매출 순위를 싹쓸이하며 서브컬처 기반의 게임들이 얼마나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지 가감 없이 보여줬다.
이후에도 '붕괴 3rd', '명일방주', '카운터 사이드' 등 걸출한 서브컬처 게임들이 출시되었고, 이들 게임들은 '리니지'류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들의 정상자리를 위협하며 강력한 대항마로 자리 잡아 왔다. 일반적으로 매출은 확률형 아이템을 기반으로 한 MMORPG가 더 높지만, 서브컬처 게임들 또한 출시 때마다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매출 탑 5 안에 들어왔다.
심지어 중국에서 내놓은 '원신'의 경우 서브컬처 문화를 융합시켜 2024년에 누적 매출 50억 달러(한화 약 6조 8900억 원)를 벌어들이며 최단 기간에 전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게임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메이저 회사들까지 앞다투어 서브컬처 마니아들을 타깃으로 한 게임들을 출시하기 시작했고, 카카오게임즈에서 '우마무스메'를, 넥슨에서 '블루 아카이브'를, 스마일게이트에서 '에픽세븐'을 출시하는 등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파괴력 있는 서브컬처 게임들이 시장을 장악해 왔다.
특히 시프트업의 경우 국내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평가받는 김형태 대표가 진두지휘한 '데스티니 차일드'에 이어 '승리의 여신: 니케'가 압도적인 미소녀 캐릭터의 비주얼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조 단위 매출을 일으키며 회사의 상장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시프트업은 국내의 대형 메이저 회사들도 감히 시도하지 못한 콘솔 게임 시장에서 트리플 A급 퀄리티를 가진 액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로 또 한 번 세계적인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경우 서브컬처 기반의 게임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게임 규모와 퀄리티 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김형태 식 미소녀 세계를 유감없이 드러내 세계를 주름잡을 태세다.
서브컬처 관련 행사들, 열렸다 하면 '인산인해'
서브컬처 행사들이 매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후죽순으로 관련 행사들이 늘어나고 있고 또 서브컬처 관련 행사들 마다 발 디딜 틈 없이 흥행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행사가 서브컬처 문화 축제인 '일러스타 페스'다. 코믹과 아카를 대체하며 일러스타 페스는 3회 만에 3만 5천명에 달하는 방문객을 유치하면서 국내 대표급 서브컬처 행사로 거듭났다. 양일 합계 2,099개 규모의 크리에이터 서클 부스를 유치하면서 매회 규모가 확장되고 있고, 3개월에 한 번씩 열리는데도 킨텍스가 들썩거릴 정도로 인원이 몰리고 있다. 오는 5월 4일, 5일간 4회 째 행사가 개최를 앞두고 있다.
국내 대원과 학산문화사가 주도하고 있는 AGF(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도 매년 뚜렷하게 성장하는 모양새다. AGF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라이트노벨, 피규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총괄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 이벤트 행사로, 지난해에도 호요버스를 비롯해 레벨인피니트,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스튜디오비사이드, 세가, 아크시스템웍스, 스튜디오 발키리 등 국내 미소녀 기반의 게임사들이 총집결했다.
또 대원과 학산에서 수많은 해외 IP(지식 재산)의 만화와 애니메이션 굿즈 판매 등을 진행하면서 폭발적인 수요를 일으켰다.
여기에 넥슨은 아예 올해 두 차례의 자체 서브컬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서브컬처 팬층이 가장 두터운 '블루 아카이브'인 만큼 이용자들의 관심도 대단하다. 당장 2.5주년을 기념하여 오는 2024년 5월 18일 ~ 2024년 5월 19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 올해 세계 최대 규모의 조형・피규어 축제 '원더 페스티벌'이 한국에서 개최를 발표하면서 서브컬처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원더 페스티벌'은 오는 8월 8일부터 11일까지 3일 동안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킨텍스 측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서브컬처 행사 개최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 제안 온 곳만 10개가 넘을 정도"라며 "전부 수용할 수는 없어서 기존에 했던 곳 중심으로 협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