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소중한 우리 고객”, 장애인 지원 힘쓰는 게임사들

신승원 sw@gamedonga.co.kr

지난 4월 20일은 올해로 44회째를 맞이한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법정 기념일로 정한 날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자체에서는 장애인복지 유공자에 대한 훈·포장과 표창을 내리거나 장애인 체육대회를 진행하는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한다. 부산장애인총연합회가 주최한 ‘부산시 제44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넥슨의 자회사인 넥슨커뮤니케이션즈의 김혜림 파트장이 부산광역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김혜림 파트장
김혜림 파트장

김 파트장은 넥슨 게임 커뮤니티를 관리하고 내외부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업무를 맡고 있고, 그중에서도 신입사원 직무 교육 담당자로서 장애인 신입사원 교육 체계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체계적인 장애인 사원 교육을 위해 부산직업능력개발원과 협업하여 브레인스토밍과 토론, 역할극 등을 도입한 새로운 방식의 직무 교육 과정을 도입한 식이다. ‘장애 인식 개선 TF’과 같은 장애 인식 개선 교육 프로그램도 매년 진행했다.

이외에도 넥슨은 자사가 서비스하는 MMORPG ‘마비노기’에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아이템과 UI 음성 지원 시스템을 도입해 호평을 받은 바 있으며, ‘던전앤파이터’에도 색약자를 위한 ‘녹색약’, ‘적색약’, ‘청황색약’ 등 색상 필터 보조 기능을 넣어 편안하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나의AAC’
‘나의AAC’

물론 넥슨만 장애인 지원에 힘을 쏟고 있는 건 아니다. 엔씨소프트 역시 자사가 가진 기술을 적극 활용해 장애인 지원 사업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장애인 의사소통 앱 ‘나의 AAC’다.

‘나의 AAC’는 말이나 글로 소통하기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음성과 그림이 함께 전달되는 상징으로 대화를 돕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엔씨가 설립한 비영리 재단인 ‘NC문화재단’에서 2015년부터 운영해 왔고, 지난 3월 사용성을 강화해 새롭게 출시했다.

새롭게 태어난 ‘나의 ACC’는 엔씨의 AI 테크 센터의 AI 기술을 활용한 음성이 탐재됐고, 상황과 감정에 적합한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 보다 자연스러운 소통 유도한다. 다운로드 수도 기존 서비스 대비 145% 증가했다.

엔씨가 서비스하는 게임의 접근성 옵션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엔씨는 접근성 옵션 표준 항목들을 정의하고, 상세 구현방법을 정리한 ‘접근성 옵션 개발 가이드’를 마련한 뒤 개발팀에 공유하고 있다.

덕분에 23년 하반기 출시된 퍼즐 게임 ‘퍼즈업 아미토이’, MMORPG 쓰론 앤 리버티에는 색약자를 위한 색감모드, 광과민성 증후군을 앓는 이용자를 위함 섬광 효과 감소 등의 옵션이 제공되고 있다.

장애인 게임 보조기기 사용 모습
장애인 게임 보조기기 사용 모습

카카오게임즈도 빠질 수 없다.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3월부터 장애인 게임 보조기기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아름다운재단, 국립재활원,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총 1억 원을 후원한 바 있다.

이어서 지난 15일에는 지역아동센터 판교푸른학교에 찾아가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를 운영했다. 게임문화 접근성이 낮은 지역사회 또는 장애 아동 및 청소년이 ‘4D VR 게임버스’, ‘점자블록 게임’ 등 게임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회사는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오는 24일과 25일에도 특수학교인 성은학교와 혜은학교 장애 아동들을 찾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

카카오게임즈의 게임들에서도 장애인 접근성 옵션을 찾아볼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한 내부 가이드라인 제정을 완료하고 다양한 이용자층이 자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프렌즈팝콘’, ‘프렌즈팝’,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패스 오브 엑자일’ 내에서 색상 인지에 어려움이 있는 이용자를 위해 적색맹, 청색맹, 녹색맹에 따라 최적의 화면 색상을 설정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외 게임사들의 사례도 눈에 띈다. 캡콤은 자사의 격투게임인 ‘스트리트 파이터6’에 사운드 접근성 옵션을 강화해 시각장애인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소리로 상대방과의 거리를 알려주고, 상/중/하단 공격 효과음, 피격음과 남은 체력 게이지 알림음 등 상황을 세세하게 설정해 화면을 보지 않고도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사운드 설정
사운드 설정

이런 세세한 접근성 옵션 마련 결과 세계적인 격투게임 대회인 EVO 2023 스트리트 파이터6 종목에서는 시각장애인 선수 ‘스벤’이 엄청난 경기력으로 예선전을 통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액세스 컨트롤러
액세스 컨트롤러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이하 SIE)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장애인용 컨트롤러도 시선을 모으고 있다. 먼저 작년 말 출시된 SIE의 PS5용 ‘액세스 컨트롤러’는 다양한 모양의 버튼과 스틱 캡을 통해 발 또는 손목, 그 외 어느 부위로든 컨트롤러를 360도 전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다기능 컨트롤러 키트다. 추가적인 컨트롤 장치 추가 포트도 마련돼 있어, 세밀한 버튼 명령 할당도 가능하다.

엑스박스 어댑티브 컨트롤러
엑스박스 어댑티브 컨트롤러

엑스박스 원과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MS의 ‘엑스박스 어댑티브 컨트롤러’의 경우 일반적인 콘솔 패드에 비해 길쭉한 기판과 커다란 버튼을 통해 손이 불편한 이용자도 편안하게 버튼을 누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컨트롤러 역시 조이스틱과 같은 부품을 추가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어 편안한 사용감을 제공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 장애인을 위한 게임 접근성 옵션이나 컨트롤러는 중노년층이 된 이용자에게도 이로운 부분이 있어 장기적인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며 “각종 장애인 지원 사업을 진행하는 게임사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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