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왜 공짜임?”, 설국열차 덱빌딩 ‘프로스트레인’
“왜 공짜임?”, “좋은 말로 할 때 돈 주고 팔아라.” 이는 전략 덱빌딩 시뮬레이션 ‘프로스트레인’에 달린 리뷰들 중 하나다.
리뷰에서 알 수 있듯 ‘프로스트레인’은 무료로 풀린 게임이다. 크래프톤의 게임 개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크래프톤 정글 게임랩(이하 정글랩) 1기’에서 제작됐기 때문이다. 1기 기준 정글랩은 3개월에 걸친 교육과 2개월의 팀 단위 개발 실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니, 실질적인 개발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
그런데도 이 게임은 어떻게 ‘압도적 긍정적’ 평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해서 직접 한번 플레이해 봤다.
게임을 시작하면 이용자는 얼어붙은 세계에서 끝없이 달리는 기차를 다루는 ‘기관사’가 된다. 기관사 캐릭터는 총 3명이 있으나,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임석대’ 캐릭터만 운용할 수 있다. ‘임석대’는 시작 시 ‘노동관리부’ 시설을 가진 채로 시작한다.
‘기관사’를 선택했다면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다. 게임의 클리어 조건은 ‘약속의 땅’에 다다르기 전까지 승객과 열차를 무사히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용자는 승객들의 ‘행복도’를 잘 관리해줘야 한다. ‘행복도’가 모두 떨어지면 승객들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게임 오버가 되고, 행복도는 일정 시간마다 열차의 ‘시설’ 시너지에 비례해 획득할 수 있다.
여기서 ‘시설’이란 열차의 칸을 의미한다. 시설은 각각 고유의 ‘유형’과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같은 ‘유형’이나 ‘특성’을 가진 시설이 일정량 이상 모이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교육’ 유형 시설이 2개 이상 열차에 생기면 추가 행복도의 양이 2배가 되고, ‘아카데미’ 특성 시설이 2개 이상 존재하면 4사이클마다 아카데미 시설 하나를 랜덤하게 받을 수 있는 식이다.
‘시설’은 맵의 새로운 노드의 진입할 때마다 랜덤하게 하나씩 고를 수 있고, 원하는 유형이나 특성이 나오지 않았다면 해당 시설을 버리고 추가적인 보급을 받는 것도 된다. 다만, 추가 보급을 받을 때마다 요구하는 버리는 카드의 양이 점점 늘어난다.
이따금 지나가는 맵의 환경에 따라,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나타나는 이벤트도 재미 포인트 중 하나다. 이용자가 많은 노드를 짚고 넘어가기 위해 일부로 느릿느릿 이동하면 ‘폭풍’이라는 환경 이벤트가 발생하면서 승객들의 ‘행복도’를 대폭 하락시킨다. 초록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오염지역에 가도 ‘악취’로 인해 승객들의 ‘행복도’가 초당 25씩 감소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물론 부정적인 이벤트만 발생하는 건 아니다. 특정 노드, ‘랜드마크’에 도달할 경우 남아있는 자원을 발견해 ‘시설’을 하나 더 얻을 수 있도록 하거나, ‘고무됨’ 버프를 얻어 초당 행복도를 일정 시간 동안 추가로 올릴 수도 있다. 초반 플레이 시 어떤 길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이벤트를 맛보는 재미가 충분했다. 그래픽의 퀄리티도 출중해 이벤트 카드를 전부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솟아났다.
난도 조절도 생각보다 안정적이었다. 게임의 룰을 익히는 초반 3판 정도는 아깝게 실패하거나 겨우겨우 ‘약속의 땅’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였고, 어느 정도 룰에 익숙해지면 다양한 시너지를 만져보면서 편안하게 얼어붙은 세계를 달릴만했다.
다만 항상 맵이 똑같아 다회차 플레이 시 초반부가 지루해진다는 단점이 존재하나, ‘프로스트레인’은 이를 다회차 플레이 보상으로 해결했다. 게임을 1회 클리어하면 게임의 ‘5배속’ 시스템이 해금되고, 3회 클리어시 ‘10배속’ 시스템이 나타난다. 이미 아는 부분은 빠르게 넘기고, 덱빌딩의 재미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회차 플레이를 반복할 때마다 새로운 기관사 캐릭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예상외로 게임을 더 오래,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 첫 캐릭터 ‘임석대’가 ‘노동관리부’ 시설을 추가 획득하고 시작할 수 있는 것처럼 추가 해금 캐릭터 ‘최순자’는 최대 열차칸 제한이 늘어나고, ‘조미미’는 시설 선택지가 늘어나는 등 플레이 방식의 변화를 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프로스트레인’은 덱빌딩의 재미를 확실하게 제공하는 게임이다. 덱빌딩 초보자가 입문하기에도 적절한 난도를 가진 것도 장점이고, 30분 안에는 한 판이 끝날 정도로 플레이 타임도 길지 않아 가벼운 플레이를 선호하는 이용자들에게 적합하다.
만약 당신이 덱빌딩 게임에 관심이 있는 이용자라면 ‘프로스트레인’도 나쁜 선택지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