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게이머들, 왜 서브컬처 게임에 열광하나?
게임업계에서 서브컬쳐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승리의 여신 니케, 블루 아카이브 등 서브컬쳐를 대표하는 장르 게임들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 매출 상위권에 오르면서 선전하고 있으며, AGF, 일러스타 페스 등 서브컬처 전문 행사들도 매년 성황리 개최 중이다.
특히, 서브컬처 장르를 대표하는 인기 게임으로 자리잡은 원신, 붕괴 스타레일을 서비스 중인 호요버스는 AGF, 지스타 같은 대형 게임 행사뿐만 아니라, ‘원신 여름 축제’ 등 자체 대형 행사를 개최해 구름 관중을 모을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을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한정된 기간으로 운영되는 팝업스토어가 아니라, 상시 운영되는 ‘원신’ 공식 카페 운영을 시작해 많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전에도 서브컬쳐 장르가 특정 팬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는 했으나, 최근에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된 것은 젊은 이용자 층을 중심으로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것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의 의상을 직접 입어보는 코스프레도 일부 동호회 수준에서 유행하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AGF, 지스타 등 많은 관람객이 몰리는 대형 행사에서도 일반인들이 코스프레 복장을 하고 행사장을 관람하거나,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광경이 익숙해졌다.
예전에는 게임 홍보를 위해 전문 코스프레 팀을 섭외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제는 팬들이 자발적으로 코스프레를 해서 행사에 참가하는 일이 많아지다보니, 일반인들이 참가할 수 있는 코스프레 경진 대회가 서브컬쳐 행사의 메인 이벤트로 자리잡았을 정도다.
게임사들이 팬들을 위해 준비한 굿즈들은 팝업스토어가 열리자마자 바로 매진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022년 지스타에서 화제가 된 갤럭시 Z 폴드4 원신 스페셜 에디션이나, 최근 출시된 갤럭시S24_ 은랑 에디션 등 희소가치가 있는 한정판 굿즈들은 당근 중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판매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거래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모으는 중이다.
서브컬쳐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마니아 수준을 넘어 일반인까지 대폭 확대되다보니, 서브컬쳐 게임을 즐기는 것이 일부만 즐기는 특이한 취미가 아니라,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서브컬쳐 게임이 대중적인 취미로 급상승하고 있는 것은, 경기불황, 취업난, 야근 등 무엇하나 마음대로 하기 힘든 현실과 달리 자신이 중심이 되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승리의 여신 니케에서는 사령관, 블루 아카이브에서는 선생님, 원신에서는 모험가, 붕괴 스타레일에서는 개척자,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에서는 트레이너 등 모든 캐릭터들이 믿고 따르는 존재가 된다.
현실에서는 노력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이 쉽지 않지만, 서브컬쳐 게임에서는 애정을 쏟는 만큼 강해지면서 이용자들에게 확실한 만족감을 선사하는 것이다.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저출산 문제를 연구 중인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저출산의 이유 중에 하나로 ‘스마트폰에 게임 중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애를 낳을 생각이 굳이 안든다’는 발언이 나와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현실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집, 결혼 등 원하는 성과를 얻기 힘들어 삼포 세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더불어 소확행, 플렉스라는 단어가 나온 것처럼, 많은 돈을 들여도 성과가 나오지 않을 확률이 높은 현실 연애 대신, 투자한 만큼 확실한 만족감을 선사하는 서브컬처가 대안이 되고 있는 것이 더 정확한 현실이다.
서브컬처라는 용어는 많은 이들이 즐기는 대중문화와 상대되는 개념으로 탄생한 것이지만, 이제는 다른 대중문화들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음지에서 양지에서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서브컬처 게임이 얼마나 더 확산될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