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중세 시대 영주가 이렇게 힘듭니다 '매너로드'
중세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에 새로운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바로 1인 개발사 슬라빅 매직이 개발한 신작 '매너로드'가 그 주인공이다. 이 게임은 출시 전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은 작품이었다. 1인 개발자가 무려 6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개발한 게임이라는 점과 상당한 규모의 개발팀이 구현한 듯한 뛰어난 그래픽과 기존 중세 경영 시뮬레이션과 차별화된 전투 시스템 등이 그 이유였다.
이러한 관심 덕에 '매너로드'는 지난 4월 26일 얼리엑세스 시작 이틀 만에 100만 장 이상 판매됐고, 스팀 동시 접속자 수 통계에서 17만 명을 기록하는 등 '스타튜벨리', '체인드 에코즈'에 이어서 1인 개발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는 중이다.
실제로 즐겨본 '매너로드'는 아직 다듬을 부분이 드문드문 보였지만, 상당히 짜임새 있는 시스템과 콘텐츠로 이만한 인기를 누릴 만한 게임성을 가진 작품이었다. 이 게임의 목적은 마을을 키워 최대한 많은 영주민을 모집하고, 다른 영주들을 제압하거나 혹은 연계하여 지역을 통일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
처음 마을은 몇몇 유랑민으로 이뤄진 노숙자 집단과 흡사할 정도로 초라하지만, 목재와 식량을 모아 주택을 건설하여 인구를 늘리고, 일정 문화 요소를 충족시키면 다음 단계로 마을을 성장시킬 수 있다.
건물 건설에는 노동력과 재료가 필요하다. 모든 건물은 노동력이 필요하며, 이 노동력은 마을의 인구와 연결된다.
마을 인구는 '거주 구역' 즉 살 집을 건설해야 증가한다. 이 거주 구역은 채소를 심고, 닭, 돼지 등의 가축을 키울 수 있는데, 초반에는 크기를 넓게 잡아 밭과 사육 공간을 넓히고, 도시 규모가 커지는 중반부터는 주민이 거주할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크기로 건설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인구가 늘어나게 되면 먹고, 입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부터는 사냥터나 열매를 따 본격적으로 식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영지 주변에 사냥, 채집 특화 지역이 있으면 더욱 수월하게 이를 확보할 수 있다.
또 다른 ‘매너로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건물 건설 방식이다. 이전의 시뮬레이션 게임의 경우 재료를 충족하면 건설되는 식으로 진행되지만, 이 게임은 중세 시대라는 특성에 걸맞게 직접 인력이 투입되며, 재료 역시 직접 현장으로 이동시켜야 건설이 진행된다.
건물 건설에 필요한 재료는 '가축 말뚝'에 있는 소나 말이 건설 지점으로 운반해야 하며, 이 때문에 건축 자재를 빠르게 옮기기 위해 길을 건설하는 것도 중요하다.
더욱이 건설에 투입되는 인력 역시 마을 인구와 비례하고, 인력이 적으면 그만큼 건설 시간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영지 운영을 알뜰살뜰하게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인구 관리와 마을 성장에 신경을 쓰면서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왜 중세 유럽 마을을 이렇게 만들 수밖에 없었는지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현실성을 보여줄 정도였다.
이렇게 마을 단계가 높아지면 이제 마을을 지킬 수 있는 민병대를 조직할 수 있다. 민병대는 평소에는 일반 시민으로 지내지만, 마을에 위기가 닥치면 전투를 펼칠 수 있는 조직으로, 창병, 궁병, 일반 보병 등으로 나뉘어 인구의 퍼센트에 따라 조직할 수 있으며, 철이나 재료를 확보하여 장비 등급을 높일 수 있다.
민병대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주변에 산재해 있는 도적떼 때문이다. 맵 곳곳에서 등장하는 도적떼는 마을 인구를 줄일 뿐 아니라 각종 물자를 약탈해 그야말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 정도로 위협적이다.
이에 민병대를 조직해 이를 막아내고 혹여 힘에 부칠 때는 별도의 용병을 고용할 수도 있는데, 이 용병 유지에 나가는 돈 역시 만만치 않아서 되도록 민병대를 빠르게 조직하는 것을 추천한다.
전투 시스템 역시 인상적이다. 민병대 혹은 용병으로 구성되어 벌어지는 전투는 공격의 경우 90일 동안 상대 병력을 잡아내면 승리, 방어는 90일 동안 방어하면 승리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지형과 지물을 활용한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있으며, 같은 병사라도, 무기와 장비 차이에 따라 능력치가 달라 이를 고려하며 벌이는 전략의 재미도 상당히 쏠쏠했다.
이처럼 ‘매너로드’는 실제 14~16세기 중세 유럽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담아낸 경영 시스템과 여느 대형 게임 못지않은 수려한 그래픽 그리고 박진감 넘치는 전투까지 1인 개발작이라는 것을 믿기 힘들 정도의 퀄리티로 등장한 모습이다.
물론, 등장하는 맵이 아직 3종에 불과하고, 단순한 AI 패턴 및 버그 등 몇몇 문제점이 아직 존재하고, 몇 번 플레이하면 지루해진다는 단점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는 얼리엑세스 이후 정식 서비스에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과연 의외의 재미로 출시와 동시에 돌풍을 일으킨 ‘매너로드’가 정식 서비스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낼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