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이 족쇄였나? PC로 옮기니 더 폭발하는 PS 독점게임들
일본 쓰시마섬(대마도)에 침공한 몽골군에 맞서 싸운 사무라이의 활약을 다룬 서커펀치의 ‘고스트 오브 쓰시마’가 최근 PC 버전으로 발매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출시되자마자 스팀 글로벌 2위와 한국 3위에 올랐으며, ‘매우 긍정적’ 평가를 유지 중이다.
2020년 출시 당시에서 그래픽, 액션, 스토리 등 모든 부분에서 단점을 찾을 수 없는 완성도 높은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은 게임이긴 하다.
하지만, 2020년 PS4 버전 발매 후, 2021년 PS5로 디렉터스 컷이 한번 더 발매됐으며, 그동안 소니에서 여러 번 할인 판매로 진행했으니, 관심있었던 사람들은 거의 다 구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C판 발매로 다시 한번 더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헬다이버즈2'와 마찬가지로 PSN 연동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PSN을 지원하지 않는 170여개 국가에서 구매 불가 처리하는 악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기 몰이를 하고 있어, 게임이 얼마나 호평받고 있는지를 짐작케 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PS4 시절 라라 크로포드의 뒤를 잇는 새로운 여전사 탄생으로 주목받았던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 ‘호라이즌 제로 던’과 후속작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가 플레이스테이션 버전 발매 후 약 2년 뒤 PC판으로 다시 발매돼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이다.
PS4 시절 76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던 ‘호라이즌 제로 던’은 PC 버전 발매 후 누적 판매량이 2000만 장을 넘어섰으며, 지난 3월에 발매된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역시 ‘매우 긍정적’ 평가를 유지하면서 호평받고 있다. 이 외에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을 대표하는 '라스트 오브 어스', '갓 오브 워', '마블 스파이더맨' 등도 PC 버전으로 발매돼 호평받았으며, 전작과 달리 플레이스테이션과 PC 버전이 동시 발매된 '헬다이버즈2' 역시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플레이스테이션 독점 게임으로 발매되면서 플레이스테이션 판매량을 견인했던 게임들이,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족쇄를 벗고 PC로 무대를 옮기니 더욱 더 활짝 날개를 펼친 느낌이다.
이처럼 플레이스테이션 독점 게임들이 PC로 무대를 옮기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PC 버전이 충족시켜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PS4로 발매됐던 플레이스테이션 독점 게임들은 당시 기기 성능의 한계로 인해 1080P, 30프레임이 한계였다. 이후 4K 그래픽로 업그레이드된 PS5 버전이 추가로 발매되긴 했지만, 이 역시 60프레임의 한계가 존재한다. 반면에 PC 버전에서는 컴퓨터 성능만 뒷받침된다면 60프레임 이상도 지원하기 때문에, PS5보다 더 부드러운 액션 동작을 즐길 수 있다.
PC 버전의 또 다른 강점으로는 모드가 있다. 플레이스테이션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어도 게임사가 제공한 버전을 아무런 수정없이 그대로 즐길 수 밖에 없지만, PC 버전에서는 전 세계 금손들이 열과 성의를 다해 만든 다양한 모드들이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준다. 실제로 주인공 에일로이의 외모가 게임의 유일한 단점이라고 지적됐던 ‘호라이즌 제로 던’의 경우 에일로이의 외모를 매력적으로 바꾼 모드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을 구입했음에도, 이 같은 이점 때문에 PC판을 한번 더 구입한 이들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 한가지 주목할 부분은 PS5가 라이벌인 XBOX 시리즈 X/S를 밀어내면서 많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특정 게임을 위해 콘솔 기기를 구입하는 것보다 PC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독점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해당 콘솔 게임기를 구입하는 것이 유일한 선택지였지만, 이제는 소니와 MS 모두 자사의 독점 게임을 PC로도 발매하고 있기 때문에, PC가 종합 게임기로 자리잡고 있다. 콘솔 게임기의 경우 멀티플레이를 즐기기 위해서는 유료 서비스 가입을 해야 하지만, PC 버전은 멀티 플레이가 무료이기 때문에,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보다 훨씬 더 많은 게임들과 경쟁해야 하는 PC에서 훨씬 더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보이고 있다.
물론, 플레이스테이션 독점 게임을 가장 빠르게 즐기는 방법은 플레이스테이션을 구입하는 것이긴 하다. MS의 경우 XBOX 독점 게임들을 PC로도 동시 발매하고 있으며, 발매 당일 게임패스까지 입점시키고 있으나, 소니는 여전히 2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뒤 PC버전으로 발매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소니 역시 점점 더 늘어나는 개발비의 압박 때문에, 플레이스테이션 버전 판매만으로는 만족스러운 수익을 거두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쟁사인 MS는 PC와 XBOX 버전을 동시 발매하고, 발매 당일 게임패스까지 입점시키는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2200만장 판매고를 올린 워너브라더스의 ‘호그와트 레거시’처럼 서드파티 게임사들은 멀티 플랫폼 판매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소니가 독점 판매를 통한 기기 판매량 증가와, 게임 멀티플랫폼 판매를 통한 수익 증가의 밸런스를 어떻게 잡아나갈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