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원신 대항마 ‘명조’, 재밌을까?

신승원 sw@gamedonga.co.kr

사전 예약자만 3000만 명을 기록하며, 서브컬처 대장 ‘원신’의 대항마로 떠오른 쿠로게임즈의 ‘명조’가 지난 23일 출시됐다.

‘명조’는 오픈월드 액션 RPG로, 특색 있는 캐릭터와 몰입감 넘치는 전투 액션이 특징인 게임이다. 이용자는 기나긴 잠에서 깨어난 ‘방랑자’가 되어 새롭고 신비로운 드넓은 세상에서 모험을 떠나볼 수 있다.

과연 ‘명조’는 당당한 ‘원신 대항마’로 군림할 수 있는 퀄리티를 가진 게임일까? 직접 한번 플레이해 봤다.

명조
명조

일단 많은 이용자가 기대했던 그래픽만큼은 압도적이다. 일러스트의 비율을 그대로 옮긴 듯한 3D 모델링, 눈을 즐겁게 하는 컷신, 오픈월드에 걸맞은 다채로운 배경 구성 요소 등 높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만한 퀄리티로 나왔다.

게임을 실행하자마자 감탄했다
게임을 실행하자마자 감탄했다
특징이 잘 살아있는 캐릭터 디자인
특징이 잘 살아있는 캐릭터 디자인

특히, 서브컬처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도 각각의 콘셉트를 잘 살리는 방향으로 다채롭게 디자인돼 눈을 즐겁게 해준다. 각종 모션이나 스킬 이펙트도 나쁘지 않게 뽑혔다는 감상이다.

전투 역시 액션감을 잘 살렸다. 게임은 자동 전투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인지, 최소한의 조작으로 최대한의 액션을 선보이고자 한 것 같았다. ‘일반 공격’, ‘스킬공격’, ‘회피’, ‘변주&반주(캐릭터 교체 시 발동하는 스킬)’ 등 몇 번만 해보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간단한 조작 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패링
패링

이따금 적에게 ‘노란색 원’이 표시되면 ‘패링’을 해 반격하기 쉬운 ‘그로기’ 상태로 만들고, 모션이 큰 공격을 ‘회피’하면서 나름의 컨트롤하는 재미까지 갖춰져 있다. 서브컬처 게임이 전투에서 아쉬운 평을 듣는 경우가 많은 만큼, 확실한 차별점으로 작용할만했다.

친절한 필드 구성도 인상적이었다. 오픈월드의 경우 말 그대로 ‘열려’ 있는 만큼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헤매는 경우가 있다. 특성 시스템을 활성화해두지 않으면, 지도조차 열리지 않아 방향성을 잃곤 하는 것.

넉넉한 스태미너로 상당히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다
넉넉한 스태미너로 상당히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다

하지만 명조는 원하는 목적지를 화면에 세밀하게 표시해 주는 ‘추적’ 시스템을 통해 오픈 월드가 낯선 이용자들도 편안하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벽을 타거나 하늘을 날 때 소비되는 ‘스태미나’도 넉넉해서, 특정 장소로 이동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적었다.

필드에 ‘목적지 빨리 달리기’, ‘표적 맞추기’ 등 미니 게임 형태의 서브 콘텐츠도 다수 준비 돼 있어, 필드를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이용자도 만족할만했다.

탄탄한 장점들이 빛나는 반면, 몇 가지 치명적인 문제도 눈에 밟혔다.

대표적으로 ‘스토리’에서 아쉬운 느낌이 강하게 든다. 게임에는 ‘무음 구역’, ‘하늘 바다’, ‘비명’ 등 고유명사가 지나치게 많은데, 이를 설명하는 방식도 서툴다.

아쉬움이 남는 스토리
아쉬움이 남는 스토리

‘명조’의 스토리는 항상 고유 명사가 나올 시 이를 즉시 설명하려고 하는 특징이 있다. “‘잔상’은 ‘비명’ 이후에 탄생해 인류의 적이 된 생명체야”, “‘비명 이상 현상’은 초자연적 현상이야” 등 대상을 직접적으로 서술하는 식이다. 낯선 단어를 알려주려는 의도는 알겠으나, 이게 수차례 반복되다 보니, 스토리가 아닌 하나의 강의를 듣는 듯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또한, 스토리 내 동료 캐릭터들이 고유명사 설명에만 집중하다 보니, ‘왜 같이 모험을 떠나야 하는지’, ‘왜 내가 동료들을 좋아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 부족했다. 설명에만 매몰돼, 캐릭터와 이용자와의 감정적인 교류에는 힘을 싣지 못했던 것이다.

차라리 고유 명사에 대한 설명은 미루어두고. 인물 간의 대화 속에서 해당 단어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자연스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이야기를 전개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모바일의 경우 설정을 전부 최하로 맞춰야 했다
모바일의 경우 설정을 전부 최하로 맞춰야 했다

많은 이용자에게 지적받은 최적화 문제도 여전했다. 옵션을 최하로 설정했음에도 발열이 심했고, 이따금 프레임 드롭 현상도 발생했다. 쿠로게임즈 측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 밝힌 적 있지만, 아직까진 실질적인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이외에도 어긋나는 대사와 효과음 싱크, 어색한 번역 등의 문제는 ‘명조’가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로 느껴진다.

‘명조’가 가진 장점을 잘 살리고, 아쉬운 부분을 발전시켜 가며 서브컬처계의 대장으로 군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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