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덕연구소] 벗겨지거나 찢어진다, 게임 중에 복장이 바뀌는 게임들 특집!
(해당 기사는 지난 2022년 08월 18일 네이버 오리지널 시리즈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 검떠 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복장이 찍어지거나 벗겨지는 등 변화가 뚜렷한 게임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 중에 변신! 복장이 바뀌는 게임들!]
조기자 : 안녕하세요 검떠님, 반갑습니다. 오늘은 나름대로 이색적인 주제라고 할 수 있겠군요. 복장이 바뀌는 게임들 이라뇨.
검떠 : 반갑습니다. 조기자님. 그렇군요~ 오늘 주제도 참신하군요~ 사실 요즘 나오는 게임들은 대부분 코스튬을 포함해서 모든 복장이 바뀌는 게 일상화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하지만 예전에는 부족한 메모리 + 용량의 압박으로 인해 캐릭터 복장이 바뀌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보통은 이런 주제라고 하면 왕장풍 맞은 마이 .. 이런 류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물론 그것도 다루겠습니다만 폭넓게 다양한 사례들을 다뤄보려고 합니다.
조기자 : 네에. 주로 분노가 가득한 남성 캐릭터들이 상의가 찢어지기 마련이지요
조기자 : 그러면 검떠님 바로 시작을 해 보시죠. 검떠님 생각에는 어떤 게임이 이렇게 복장이 바뀌었다고 생각이 드는지요?
검떠 : 일단 건전하게 시작해야죠. 제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임은 바로 '이스와트' 입니다. 미래 시대의 경찰을 다룬 게임이죠. 엄밀히 말하면 찢어진 것은 아니지만, 특수한 갑옷 같은 것을 착용하기 때문에 다루어봤습니다.
[이스와트] - 미래 시대의 경찰을 꾸민 게임!
검떠 : 세가에서 제작한 ESWAT는 미래형 경찰을 구현해 본 횡스크롤 액션 슈팅게임이죠. 역시 사건을 해결할 때마다 진급을 하게 되며 최종 진급 시 미래형 경찰수트를 입게되는데, 사실 본격적으로 게임은 여기서부터 시작이죠.. 이 수트가 마치 주인공을 로보캅처럼 만들어주거든요.
검떠 : 기본적으로 무기가 권총이 아닌 기관총으로 바뀌며 각종 특수장비들 사용가능! 물론 얻어 맞을 때마다 부위별로 수트가 파괴되는 재미도 있죠.
주인공이 로봇으로 변하는 이유는 바로 상대 악당들도 그렇게 무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근 미래이기 때문에 일반 경찰로는 답이 없고, 경찰도 중무장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거죠.
조기자 : 이래저래 재미난 게임이었습니다. 그리고 기억하자면 저는 아케이드판도 좋았지만 메가드라이브판도 제법 괜찮았습니다. 스펙상 그대로 이식했다가 욕을 먹을 것 같으니 메가드라이브만의 게임으로 전면 어레인지!! 세가니까 가능했던 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완성도도 꽤 높고요.
[마계촌] 속옷 노출이 빈번한 할아버지
조기자 : 오락실 좀 다녀본 사람 치고 이 게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솔직히 지금 보면 귀여운 그래픽이지만, 무덤 속에서 솟아 올라오는 시체라든가(좀비), 눈이 빨간 까마귀, 외눈박이 도깨비, 박쥐 같은 날개를 달고 전신이 온통 붉은색의 악마인 '레드아리마' 등등 옛날엔 엄청 무서워하는 분들이 많았죠.
검떠 : 무엇보다 이 게임은 지독한 난이도로 많은 아이들에게 깊은 각인을 새겼죠. 앞뒤로 쏠 수 밖에 없는데 적은 상하로 이동하고, 극악의 난이도를 가진 스테이지 등등 클리어하기가 절대 쉬운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이 이 마계촌의 주인공은 아서라는 용사인데, 특징적인 시스템 중 하나가 바로 '갑옷 탈의' 였습니다.
조기자 : 흐.. 갑옷 탈의라뇨. 적에게 닿아서 갑옷이 벗겨지는 것 뿐이잖습니까. 뭔가 검떠님 말씀을 들으면 상습적 노출마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검떠 : 그런가요? 꼭 노출마 스럽다는 건 아닙니다. 속옷만 입은 상태에서 한 번 더 부딪히면 무려 뼈가 되어버리잖습니까. 몸 속에 뼈까지 보여주는 걸 보면 상당히 노출증이 과도한 거라고 볼 수도 있... 는 건 아니고...허구헛날 요괴들과 상대하느라 지친 이시대의 아버지 같은 존재임을 절대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험험.
검떠 :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있는데.. 왜 오프닝에서 속옷 차림으로 공주와 함께 있는지? 이 부분은 지금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있습니다.
조기자 : 네 어린 시절에 뭔가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였죠
[파이팅 바이퍼즈] 갑옷을 파괴시키는 것도 하나의 전략!
검떠 : AM2에서 버파2(94년)와 버파3(96년) 사이에 만들어서 95년에 출시한 대전 격투 게임, '파이팅 바이퍼즈' 입니다. 이 게임의 디렉터는 Hiroshi Kataoka 씨로, 아주 상쾌한 감각의 게임을 추구했지요. 펑펑 터지는 반격기, 깨지는 철창, 높게 쳐 올리는 어퍼컷 류 기술 등 색다른 감각을 주기 좋은 게임이었지요.
이 Hiroshi Kataoka가 '버파3'에 합류하게 되는데, 그래서 그의 영향으로 '파이팅 바이퍼즈'의 벽콤보, 잡기 성공 시 다이나믹한 시점 변화, 순간 무적 판정 기술 등이 버파 쪽에 스며든 게 아닐까 생각도 되네요.
조기자 : 흐흐. 이 '파이팅 바이퍼즈'의 핵심 시스템 중 하나가 바로 갑옷 부수기 아니겠습니까. 워낙 호쾌하게 캐릭터들이 튕겨져 나가는 지라 갑옷 파괴에 대해서 못느끼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갑옷이 파괴되면 대미지가 훨씬 많이 닳게 되죠.
검떠 : 오랜만에 보니 또 하고 싶네요. 기본적으로는 버파 스타일의 3D 대전격투 게임인데, 갑옷을 입고 싸운다는 점과 4면에 벽이 존재한다는 게 특징이죠. 캐릭터들도 개성넘치고, 서부나 공항 활주로 같이 독특한 배경 디자인도 마음에 듭니다.
조기자 : 그럼요. 버파와는 다르게 타격감이 오버스럽게 표현되어서 맞은 캐릭터가 뒤에 벽까지 날아간다던지 피니쉬 시에 벽이 무너지도록 날아가는 등 시원시원한 맛으로 플레이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특히 여성 캐릭터 중에 '하니'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남자 청소년 플레이어들이 어떻게든 하니의 갑옷을 파괴시키려고 노력하던 그 모습이 눈에 선 합니다.
[황금성] 상하 좌우 갑옷을 파괴시켜라!
검떠 : 특이한 액션 게임이죠. 방패를 상하로 흔들면서 싸우는 검투사들의 이야기. 적의 공격 타이밍을 잘 파악해서 찌르고 적의 공격을 잘 막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일종의 변형된 대전 격투 게임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은근히 오락실에 많이 깔렸었기 때문에 스크린샷을 보면 아실만한 분은 다 아실 겁니다.
검떠 : 자아 이런 느낌입니다. 이 이미지를 보면 대부분 아하~ 하실 겁니다. 방패를 위 아래로 빠르게 막 누르면 전체 다 막을 수 있는 특수 방어막이 생기곤 했죠. 그래서 무지성으로 레버를 위 아래로 다다다다다 튕기게 했던 게임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이 '황금성'에 갑옷 부수기 시스템이 채용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파이팅 바이퍼즈' 처럼 허벅지 같은 곳에 계속 맞으면 그 부분이 벗겨지고 마는 거죠. 나름대로 공격을 잘 생각해서 방어해야 했던 게임입니다.
조기자 : 그리고 이 게임에도 필연적으로 여캐들이 등장하는데.. 그런 여캐는 특히 갑옷 부수기의 표적이 되었죠. 아이린이 그 주인공인데요, 사진을 보시죠. 사진은 랩틱님께서 제공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랩틱님.
[수왕기] 하얀 늑대의 영혼을 먹고 상의 탈의!
검떠 : 1988년에 출시된 '수왕기'는 테마가 테마인 만큼 오락실에서도 각별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다가 등장하는 흰 늑대를 처치해서 영혼의 구슬을 먹고, 점점 세지다가 3개를 먹으면 각 스테이지별 동물로 변신하게 되지요.
그러면 각 동물에 특화된 특수 능력을 쓸 수 있게 되고 악의 마도사인 대머리와 마주치게 됩니다. 이 대머리는 눈알, 거대 머리 보스, 코뿔소 등으로 변신하는데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연출이 이어집니다.
검떠 : 자 변신 모습이 보이십니까? 처음엔 윗옷과 장화까지 신고 있던 주인공은 흰 늑대의 영혼을 빨아들인 뒤 몸체가 거대해져서, 하나씩 탈의를 하고 말죠. 1단계에서 상체가 두드러진 주인공은 2단계에서 장화도 벗고 옷 윗 부분의 남았던 부분도 마저 찢어지면서 팬티맨이 되고 맙니다. 변하면서 '파워업' 외치는 모습은 카타르시스 그 자체죠.
거기에 또 하나의 흰 늑대 영혼을 삼키는 순간.. 드디어 나체.. 는 아니고 각종 동물로 변신하게 됩니다. 변신했으니 옷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죠..
조기자 : 크으.. 저 변신 연출. 확실히 당시 시대적으로는 파격적인 연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거대한 눈알을 굴리는 모습이라든지 자신의 머리를 뽑아서 공격한 1스테이지 보스, 그리고 변신 씬 등도 놀라웠죠. 아무래도 영화 '늑대인간' 등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개발된 게임이 아닌가 생각도 되고요.
나아가 용으로 변신한다거나 곰으로 변신하는 등 여러가지 면에서 '수왕기'는 파격적인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엔딩도 굉장히 재미있으니 엔딩을 못보신 분들은 한 번쯤 꼭 보시길 바랍니다
[나이츠 오브 라운드] 레벨업과 함께 지속적인 갑옷 성장!
검떠 : ‘나이츠 오브 더 라운드’는 ‘캡틴코만도’와 마찬가지로 1991년에 CPS 기판을 통해 개발되어 출시된 게임입니다. 그래픽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중세 시대를 다루고 있으며, 제목에 나왔듯 ‘원탁의 기사’ 세계관을 가지고 원탁의 기사들이 성배를 찾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요.
게임 중에서는 13인의 용사 중에 아더, 랏슬롯, 퍼시벌이 등장합니다. 스탠다드 캐릭터, 민첩형 캐릭터, 파워형 캐릭터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조기자님은 평소에 파워형 캐릭터를 선택하신다고 하던데 퍼시벌을 선택하신 건 아닌지요?
조기자 : 잘 아시는군요. 저는 퍼시벌을 선택했죠. 나름 대시 기술도 있고 파워도 세서 자주 애용했죠. 사실 이 게임은 엄밀히 말하면 갑옷이 교체될뿐 복장이 찢어지는 건 아니죠. 하지만 중대한 이슈가 있죠. 바로 '대머리'!! 그런 것입니다. 머리카락이 벗겨지고 만 것입니다! 옷이 벗겨지듯!!
검떠 : 크으...
검떠 : 그리고 사실.. 레벨업에 대한 모습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점점 바지가 사라지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레벨업하는 동안 바지가 없어지고 말았어요.
바지가 찢어진 남자, 당신은 '나이츠 오브 라운드'의 퍼시벌입니다. 퍼시벌을 기억하라~!
[전통의 SNK 게임들] - 킹오브 파이터즈
검떠 :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를 보면 특정 캐릭터들이 커맨드 류 공격으로 마무리되었을때 옷이 찢어지는 현상이 나타났지요. 다양한 캐릭터들이 적용 대상이지만 대표적인 캐릭터인 킹을 테마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통의 SNK 게임들] - 용호의권 2
검떠 : 용호의권 2에서도 캐릭터 옷 파괴 시스템이 구현되어 있죠. 마찬가지로 킹을 예로 보여드리면, 일반 통상 공격 외에 커맨드 류 공격을 성공시켰을 때 옷이 파괴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검떠 : 흠.. 그러면 조기자님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이정도면 여러가지 재미난 얘기가 된 것 같습니다. 다음에 또 다른 변신 게임들 다뤄보면 좋을 것 같고요.
조기자 : 그렇네요. 각종 변신, 괴수 등 앞으로도 다양한 게임들이 무궁무진하게 준비되어 있으니까요,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 보따리 풀어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검떠 : 그럼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조기자님도 화이팅입니다.
조기자 : 네에 검떠님도 고생하셨습니다. 그럼 여기까지 할께요. 자아~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복장 변경되는 게임'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에게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검떠 소개 : 패미콤 전문이지만, 다른 레트로 게임기도 못지않게 사랑하는 이 시대의 대표 덕후.
웹에이전시 회사 대표이자 '레트로 장터' 운영자로서 '패미콤 올 게임' 컴플리트를 하는 등 레트로 게임 콜렉터로도 유명하다. 재믹스 네오, 재믹스 미니를 만든 네오팀 소속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