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덕연구소] 아무리 3D 초기라도.. 이렇게 못생긴 게임 히로인은 싫다!
(해당 기사는 지난 2022년 08월 25일 네이버 오리지널 시리즈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 검떠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레트로 게임 히로인 중에 도저히 못봐줄만한 캐릭터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D 기술력이 떨어지던 그 시절.. 차마 볼 수 없었던 히로인들]
조기자 : 안녕하세요 검떠님, 반갑습니다. 3D 초창기 시절, 폴리곤이라는 용어와 텍스처라는 용어가 생소해서 그저 게임잡지만 두리번 거리던 그시절. 우리는 어설픈 3D 게임에 웃음을 삼켜야하지 않았습니까.
검떠 : 네 그렇죠. 아무래도 표현력에 한계가 있다보니 구현된 캐릭터들이 사람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게 쉽지 않았죠. 당연하게도 굉장히 이상하게 생긴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90년대 중반만 해도 2D 게임들, 특히 도트 게임들은 완숙하게 익어가던 시절이었지만 반대로 3D 게임들은 어설프기 그지 없었으니까요. 실제로 지금도 과거 오락실 2D 게임을 하면 그래픽 너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어설픈 세가 새턴이나 플레이스테이션 시절의 3D 게임을 하면 도저히 조이패드의 스타트 버튼을 누르지 못하게 되는 거죠.
조기자 : 맞아요. 그나마 네모 반듯한 건물 같은 경우는 괜찮은데, 사람 얼굴이나 손가락 같은 것들은 참 묘사가 힘든 시절이었으니까요. 오늘 그런 역대급 초창기 캐릭터들의 모습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버추어 파이터] 최초의 3D 격투 게임, 목각 인형은 정말..
검떠 : 차마 못봐줄 게임 히로인 첫 주자는.. '버추어 파이터'의 파이 입니다. 목각 인형 상태에서 여고생을 표현하는 게 결코 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와이어프레임 상의 여고생이라니.. 쉬운 일은 아니었겠죠.. 하지만 정말 못봐주겠습니다.
검떠 : 하아.. 아케이드 판 '버추어 파이터'의 파이 모습만 봐도 어질어질한데, 세가새턴의 조잡한 3D 능력과 텍스처가 만나 구현된 파이는 그 자체로도 참 어이없는 수준이죠.
조기자 : 여담이지만, '버추어 파이터' 인컴 테스트할 때 세가 관계자들이 이렇게 이상한 모습의 여캐인데도 사람들이 여캐 골라서 하는구나.. 라고 앞으로도 3D 게임 만들때 여캐 만들어야겠다.. 라고 생각했다고 하죠.
검떠 : 사실 '버추어 파이터' 1탄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세가새턴 버전과 메가드라이브 32X 버전으로 오면 그래픽이 더 심각해지죠.
아키라 그래픽을 함 살펴보세요.
[철권] 월리엄스 자매의 모습은 너무나도 심각하다
검떠 : '버추어 파이터'가 있다면 '철권'이 있다! '철권'이 처음 등장했을 때, 니나와 안나 자매의 모습도 굉장히 심각했죠. 버파1의 파이처럼 목각 인형은 아니었지만, 절대 매력적인 여성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캐릭터들이었습니다.
조기자 : 네.. 암살자라고는 했지만 제대로 쳐다보기 힘든 3D 모델링 퀄리티였죠..
검떠 : 아니 이게 뭐야.. 이렇게 심각했었나요? 니나는 그렇다쳐도 안나는 내가 스케치북에 낙서를 해도 저거 보단 나을 것 같은데 말이죠.. 남자가 가발을 썼다고 해도 믿을만한... 그냥 피식 하고 웃음이 나옵니다.
조기자 : 그렇죠? 저도 오랜만에 보는데 정말 대단했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인 게임에서의 캐릭터 모델링은 좀 나아요.
[크사나] 한국산 3D 대전 격투 게임!
검떠 : 저는 사실 이 게임을 잘 모릅니다. 조기자님이 자료를 가지고 오신 게임.. '크사나' 로군요.
조기자 : 네에. 국내에서 이 게임을 아시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96년도인가 97년도 쯤에 저도 이오리스라는 게임사에서 '크사나' 개발에 합류했었거든요. 당시 이오리스에서 3D 대전 게임을 만들었는데.. 인컴 테스트 후에 제대로 서비스가 안되고 접혔기 때문에 이 게임을 아시는 분이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전에 제가 이 게임 개발했던 대표님께 가서 이 게임을 어떻게든 부활시켜보려고 살펴봤는데.. 롬이 지워져서.. 결국 플레이어블 게임은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아래 이미지들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크사나의 사진입니다.
조기자 : 이 눈이 똘망똘망한 캐릭터가 바로 '미키토' 캐릭터입니다. 이 '크사나'의 여성 캐릭터 포지션은 '버추어 파이터'와 흡사하죠. 여고생 캐릭터 하나, 그리고 늘신한 서양식 미녀 캐릭터 하나. 이런 구성이죠. 이 '미키토'가 바로 '버파'의 파이와 비슷한 포지션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그리고 사라와 같은 포지션의 캐릭터가 있는데... 바로 '에리카' 입니다. 늘씬한 미녀 캐릭터입니다만.. 역시나 썩 미모가 괜찮다고 보긴 어렵죠. 저 길고 강철같은 턱이 아니었으면 좀 낫지 않았을까 싶은데 말이죠
조기자 : 게임 화면이 궁금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스크린샷 한 장 준비해봤습니다. 잡기 계열 캐릭터인 무스타바와 미키토 캐릭터입니다.
[피스트] 세가새턴 최악의 게임 중 하나
검떠 : 다음은 쿠소 게임업계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게임이죠. 바로 세가새턴의 '피스트' 입니다. 표지와 캐릭터 선택 화면을 보면 오? 나쁘지 않은데? 라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지만, 세가새턴의 협소한? 3D 그래픽 능력과 함께 아주 아스트랄한 게임으로 탄생하고 말았습니다.
검떠 : 정말.. 눈 썩지 않습니까? 충격적인 3D 비주얼로 일단 한 수 먹어주고 가는데, 나아가 게임성까지 그지 같으니 .. 이 게임을 '새턴 4대 쿠소 게임'이라고 명명하시는 분들도 계실 정도죠.
제일 충격적인 건 이 여성 캐릭터들이 나름대로 깜찍한 포즈나 동작을 취한다는 거죠. 그래서 더 보고 있기 힘들어집니다
[다이나마이트 데카] 너무 강력한 히로인의 모습
검떠 : 캡콤이 2D 벨트스크롤 액션의 감각을 체계화 시켰다면, 세가는 '다이나마이트 데카'로 3D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의 바이블이라고 할 정도로 잘 체계화 시켰습니다.
타격감, 스테이지 난이도, 재미 다 괜찮았는데, 이 게임이 유일하게 잘못됐다 싶은 점은 바로 베이스가 '세가새턴'이었다는 것이죠. 아케이드 기판인 ST-V로 출시되었는데 ST-V는 사실 세가새턴과 호환되는 아주 약간의 상위 기판이니까요. 일단 이 게임이 재미있는 것 하나는 확실합니다.
검떠 : 문제는 이 게임의 메인 히로인.. 사실 끝판왕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좀 요상하죠. 연약하게 납치된 역할이지만 실제로 보면 납치범이 아닌가? 라고 생각될 정도거든요
검떠 : 강철같은 머리카락, 그리고 웃는 건지 우는 건지 알 수 없는 눈의 표정, 그리고 강철 턱과 강철 이빨 같은 느낌까지. 정말 심각하죠.
검떠 : 나아가 2탄에는 이런 변태 캐릭터도 존재하니 알아두세요.
[파이널 파이트 리벤지] - 세가새턴의 마지막 게임
검떠 : 사실 이 게임은, 왜 나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캡콤이 세가에 대한 마지막 의리를 지키려고 했던 게 아닐까. 아니면 세가새턴의 임종을 기리기 위해서 캡콤이 세가새턴을 관 속에 집어넣기 위해 만든 게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각 '파이널 파이트'의 유명 보스들이 출연하여 서로 대전을 벌이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외전 형태입니다만, 세가새턴의 열악한 3D 능력과 맞물려 '파이널 파이트' 시리즈의 오점이 되고 말았죠. 사실 오점이라고 하기도 뭐한 게.. 이 게임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많이 없으니까요. 하하.
여튼 여기에 등장하는 히로인은 포이즌이죠. 상당히 괴랄하게 묘사가 되고 있습니다.
조기자 : 하핫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해볼까요? 검떠님도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역시나 초창기 3D 게임은 지금 눈높이로는 못봐주겠네요 정말
검떠 : 그렇죠. 조기자님도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재미난 주제로 얘기 나누시죠.
조기자 : 네에 검떠님도 고생하셨습니다. 그럼 여기까지 할께요. 자아~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못생긴 히로인들'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에게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검떠 소개 : 패미콤 전문이지만, 다른 레트로 게임기도 못지않게 사랑하는 이 시대의 대표 덕후.
웹에이전시 회사 대표이자 '레트로 장터' 운영자로서 '패미콤 올 게임' 컴플리트를 하는 등 레트로 게임 콜렉터로도 유명하다. 재믹스 네오, 재믹스 미니를 만든 네오팀 소속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