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친구 없어도 괜찮아, AI가 있으니까!
이제 AI로 ‘게임 친구’까지 만들어내는 시대가 됐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는 친구와 함께 게임하는 것도 쉽지 않다. 각자의 스케줄이 있고, 안 그래도 부족한 휴식 시간에 일정을 조정하고 시간을 맞추는 것에 품을 들이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래도 혼자 하는 게임이 외롭고 지루해질 때면, 처음 해보는 게임이 낯설 때면 같이 게임을 즐겨줄 존재가 간절해지기 마련인데, 부담 없이 내 마음대로 불러내고 헤어질 수 있는 게임 친구가 있다면 어떨까?
이런 마음을 대변하듯 크래프톤, MS, 엔비디아 등이 ‘AI 게임 친구’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먼저, 크래프톤은 사람처럼 대화하며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는 AI인 ‘버추얼 프렌드’를 2년 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버추얼 프렌드’는 AI 스스로 게임의 상황을 인식하고, 이용자의 명령을 이행해 자연스러운 교류를 강점으로 내세운 기술이다.
회사는 이를 개발하기 위해 언어 모델, 음성 합성 AI 기술, 2D 및 3D 그래픽 생성 기술 등을 개발하고 순차적으로 접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크래프톤의 음성합성 기술은 오픈 AI 최신 모델인 GPT-4o처럼 생동감 있는 목소리를 구현하는 정도로 발전해서, 3초짜리 음성만 활용해도 생생한 목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크래프톤의 한 관계자는 “‘버추얼 프렌드’는 나와 같이 이야기도 하면서 게임도 즐길 수 있는 친구가 24시간 접속해 있다고 보셔도 된다.”라고 표현했다.
MS의 AI 비서 ‘코파일럿’도 있다. 지난 5월 MS는 자사의 코파일럿과 PC를 결합한 신개념 PC 모델 ‘코파일럿 플러스 PC’를 선보이면서, 코파일럿’의 기능 소개를 위해 ‘마인크래프트’를 플레이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MS의 직원인 ‘라이엇’이 ‘코파일럿’을 호출한 뒤 ‘마인크래프트’를 실행한다. 여기서 ‘라이엇’은 게임을 처음 접하는 인물로, 검을 만드는 방법, 필요한 재료 등을 AI에게 질문한다.
‘코파일럿’은 직원의 질문을 인식한 뒤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는 ‘제작대’의 위치를 알려주고, 인벤토리를 여는 법을 설명해 준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AI는 갑자기 쏟아진 몬스터들의 습격에 “달려서 멀어지거나 블록 탑을 쌓아서 올라가. 아니면 언덕 옆 블록을 파서 숨어야 해”라고 조언까지 한다.
이는 최근 ‘코파일럿’에 탑재된 GPT-4o의 시각 및 음향정보 분석, 실시간 답변 등의 성능이 빛나는 사례로, 이용자의 상황, 변수 등에 유동적으로 대응하며 ‘사람 같은’, ‘친구 같은’ 조언자가 될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엔비디아 역시 AI 비서이자 친구인 ‘프로젝트 G-어시스트’의 데모 버전을 최근 공개했다. ‘프로젝트 G-어시스트’는 음성, 텍스트, 화면 등의 정보를 인식한 뒤 이용자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이용자가 음성이나 텍스트로 게임과 관련된 질문을 하면, 내용이 거대언어모델(LLM)로 전송된 뒤, ‘프로젝트 G-어시스트’가 데이터베이스에서 적절한 답변을 골라 음성 및 텍스트로 송출해 주는 식이다.
실제로 오픈월드 서바이벌 게임인 ‘아크 : 서바이벌 어센디드’를 통한 시연 영상을 보면, 이용자는 ‘프로젝트 G-어시스트’에게서 퀘스트, 아이템, 보스 패턴 등에 관한 질문을 하는 즉시 관련 정보를 받아볼 수 있었다.
또한 AI는 화면의 상황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화면상의 공룡을 피해야 하는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조언해 주고, 각 플레이어의 성장 단계를 데이터화 한 뒤 앞으로 투자해야 할 스킬, 제작 메뉴 등을 알려주기도 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AI 게임 친구’에 대해 “게임의 진입장벽을 완화시키고, 외로움을 덜어 주는 친구의 역할을 AI가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관계자는 “플레이 도중 친구와의 마찰, 시간 조정 어려움 등으로 타인과 같이 플레이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AI 친구’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기술이다. 다만, AI 친구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이용자가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