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느긋하게 즐기는 방구석 바다 여행, ‘포에버 블루 루미너스’

신승원 sw@gamedonga.co.kr

지난 5월 2일 아리카가 유통하고 닌텐도에서 유통하는 해양 어드벤처 게임 ‘포에버 블루 루미너스’가 스위치로 발매됐다.

이 게임은 500여 가지의 물고기와 맵에 들어갈 때마다 달라지는 바다 환경이 특징으로, 이용자는 다이버가 되어 ‘베일드 해’에 존재하는 물고기들을 조사하고, 고대 민족 ‘오안네스’의 비밀을 파헤치며 발생하는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다.

포에버 블루 루미너스
포에버 블루 루미너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게임은 빠른 템포를 원하는 이용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게임의 호흡이 느리고, 각종 수중생물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유유자적 바다를 돌아다니며 자연스럽게 물고기에 대한 정보를 얻어가고자 하는 이용자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겠다.

게임을 시작하면 이용자에게는 크게 3가지의 선택지가 주어진다. 다른 이용자와 같이 교류하며 바다를 탐사할 수 있는 ‘모두와 다이빙’ 모드, 혼자서 여유롭게 수중생물을 조사하는 ‘혼자서 다이빙’ 모드, 마지막으로 게임의 스토리를 차근차근 익혀갈 수 있는 ‘조사본부’ 모드가 그 주인공이다.

이용자를 반겨주는 모드들
이용자를 반겨주는 모드들

예외적으로 이벤트용 콘텐츠인 ‘이벤트 투어’가 기간적으로 열리곤 하는데, 이벤트에서는 희귀한 해양 생물이 등장한다는 것 외에는 다른 모드와 큰 차이점은 없다.

게임의 핵심이자 가장 먼저 접하게 될 ‘조사본부’(스토리 모드)의 경우 작품의 AI 비서 역할인 ‘SerA’가 각종 조작법과 게임 진행 방식 등을 알려주면서 튜토리얼의 역할도 같이 한다.

조작법은 크게 어렵지 않아서 UI만 보고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L스틱을 조종해서 방향을 이동하고 R스틱을 통해 시점 변환, A키로 ‘상호작용’, B키로 ‘돌핀 킥(대시)’를 할 수 있다. R과 ZR키를 통해 바다 안쪽으로 더 깊게 하강하는 것도 된다.

‘조사본부’ 모드에서 제공하는 게임의 스토리 역시 단순하고 한 편당 3분~5분 정도의 짧은 분량이라 가볍게 보기 괜찮다. 스토리가 인상 깊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거나 연출이 특출난 편은 아니지만, 간단하게 보고 넘기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해금 조건을 채우면 안내가 뜬다
해금 조건을 채우면 안내가 뜬다

대신 다음 스토리를 읽기 위해서 이따금 해금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일반적인 해금 조건으로는 ‘물고기 스캔 500회’ 등이 발생한다. 여기서 스캔이란 말 그대로 물고기를 조사하는 행위를 말하고,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모두와 다이빙’ 모드, ‘혼자서 다이빙’ 모드를 통해 바다를 모험해야 하는 게 게임의 큰 구조라 볼 수 있다.

물고기를 스캔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닷속을 돌아다는 물고기 앞에서 L키를 누르면 해당 물고기가 확대되면서 관련된 자세한 정보가 공개되는데, 이를 TTS가 차근차근 읽어주어 해양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스위치 게임임을 고려했을 때 그래픽도 나쁜 편은 아니고, 각 물고기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어서 교육용으로도 사용해도 문제없을 것 같다는 감상이다.

해양 다큐멘터리를 보는 기분이다
해양 다큐멘터리를 보는 기분이다

‘혼자서 다이빙’이든, ‘모두와 다이빙’이든 해금 조건을 채우는 것에는 제한이 없지만, 후자가 게임의 재미를 확연히 살려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닷속을 돌아다니면서 물고기나 골동품을 수집하는 행위만 반복되다 보니 지루해지기 쉬운데, 다른 이용자와의 교류가 이를 방지해 주기 때문이다.

‘모두와 다이빙’에서는 다른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과 모션이 잘 마련돼 있어 서로 장난을 주고받으며 여행하는 재미가 있다. 또한 같이 매칭된 이용자가 열심히 물고기를 조사할 경우 ‘빛’ 수치가 오르며 랜덤한 이모티콘을 제공해 주는 시스템도 있어, 이를 모으는 즐거움도 쏠쏠했다.

이모티콘
이모티콘

수집의 진입장벽이 내려가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인데, 각 이용자는 발견한 골동품이나 물고기에 ‘이모티콘’를 붙여서 다른 이용자가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이로 인해 다른 이용자가 표시한 이모티콘만 쫓아다녀도 물고기든 골동품이든 내가 발견하지 못한 존재를 찾아내는 속도가 확연히 빨라지는 편이다.

이모티콘을 쫓아가면 빠르다
이모티콘을 쫓아가면 빠르다

같은 서버에 존재하는 이용자의 옆으로 바로 이동하는 ‘워프’ 기능도 존재해서, 조금 부족했던 편의성 면도 탄탄하게 보강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여기에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면 ‘모두와 다이빙’의 경우 유료로 이용할 수 있는 스위치 온라인 가입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게임의 콘텐츠가 스토리, 물고기 및 골동품 수집 외 특별한 것이 없다 보니, 멀티플레이의 재미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스위치 온라인을 이용하지 않는 이용자에게는 실망스러운 경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요약하자면, ‘포에버 블루 루미너스’는 다양한 종류의 해양생물과 이를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시스템이 강점인 게임이다. 느긋한 분위기가 강해 빠른 템포의 게임이 부담스러운 이용자에게도 적합하리라 본다.

다만 콘텐츠가 매우 적어 멀티플레이 모드가 반 필수적인 부분은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이고, 긴 맵 로딩 시간 문제와 자잘한 끊김 문제 등의 최적화 파트도 한번 다듬으면 더 좋은 게임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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