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덕연구소] 오락실 게임기판, 집에서 어떻게 연결해서 즐길까! 한방에 정리!
(해당 기사는 지난 2022년 11월 10일 네이버 오리지널 시리즈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 검떠 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오락실 게임기판을 집에서 어떻게 즐기는 게 가장 좋은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월광보합.. 마메 하다보니 어느새 기판으로]
조기자 : 안녕하세요 검떠님, 반갑습니다. 오늘은 오락실 게임 기판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네요.
검떠 : 네. 그렇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레트로 게임을 즐기고 있으실텐데요, 대부분 안타깝게도 '불법 복제'로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실 겁니다. 보통은 '마메'라는 에뮬레이터를 깔아서 롬을 구글링해서 다운로드 받아 즐기시거나, 혹은 '월광보합' 류 중국산 불법기기를 이용하시는 경우가 많을 거에요.
하지만, 이런 에뮬레이터나 월광보합류 게임기들을 사용하다보면 뭔지 모르게 아쉬울 때가 올 겁니다. 예전처럼 청량하게 사운드가 들리지도 않고, 또 조작도 뭔가 끈적하니 느리고 그렇거든요. 그래서인지, 점점 게임기판을 찾는 분들도 알음 알음 늘어나고 있는 추세죠.
조기자 : 아 그렇군요. 생각해보면 저도 게임기판의 그 빠릿빠릿한 맛을 잊지 못해서 게임기판을 모으고 있는 중이죠. 오히려 월광보합 같은 것들이 게임기판의 수요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라.. 그런 생각은 못해봤는데 일리가 있는 얘기 같습니다.
[게임기판, 오락실 캐비넷을 들여놔볼까?]
조기자 : 그런데.. 게임기판을 무작정 구입한다고 해도 집에서 쉽게 즐길 수가 없죠. 이유는 디스플레이와 연결 조작부, 스틱 등 아무 것도 준비되지 않았을테니까요.
검떠 : 그렇습니다. 그냥 기판만 덩그러니 가져와봐야 그걸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거든요
검떠 : 그래서.. 이런 게임기판을 연결할 여러가지 요소가 준비되어야 합니다. 만약 이글을 보는 독자분이 아이가 없다면, 혹은 아이가 이미 중학생 정도로 컸다면, 과감하게 우선은 오락실 게임 캐비넷을 구해보시길 권합니다.
조기자 : 아 오락실 게임 캐비넷.. 그렇죠. 그런 캐비넷이 있으면 좋긴 하죠 모든 유부남들의 꿈일 것 같긴 합니다만.. 정말 쉽지 않은 일이 될 겁니다. 그런 캐비넷을 집에 들이는 것을 허락해주는 사모님들이 거의 없거든요.
검떠 : 가장 난이도가 낮은 것은 이러한 문방구 게임기를 하나 들이는 겁니다. 화면은 14인치, 20인치가 있는데요, 특징은 쭈구려 앉아서 즐기는 게임기라는 거죠. 동전도 넣을 수 있고요.
요 게임기 뒤쪽을 열어서 위에 보이는 게임 기판을 끼고 전원을 켜면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거죠.
조기자 : 흠.. 저정도만 해도 사모님이 정말 안좋아하실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저런 작은 캐비넷을 들이느니 그냥 큰 캐비넷이 낫지 않을까요?
검떠 : 물론 일리있는 말씀이십니다. 이왕 들일 거면 큰 걸 들이는 게 맞죠! 아마 제일 구하기 쉬운 건 옛날에 한국에서 직접 제작되고 유통됐던 '크라운' 게임기일 겁니다. 202 203 등 다양한 시리즈가 있지만, 가장 많이 유통된 시리즈는 203 시리즈일 겁니다.
검떠 : 이러한 국산 캐비넷 말고도 일본 세가에서 유통되던 게임기도 국내에 들어와 있긴 합니다. 이제 구하기는 무척 어렵지만 화질이 아주 좋고 성능도 더 좋은 편이죠.
검떠 : 그런데 이런 캐비넷을 구하기 힘드시면, 특히 저 브라운관을 감당하실 수 없으면 LCD 류 캐비넷으로 가셔도 무방합니다. 요즘은 두꺼운 CRT, 브라운관 관리가 어려우니까요. LCD 캐비넷도 국내에 유통되는 싸구려부터 일본 뷰릭스까지 다양한 기기가 있죠.
검떠 : 뷰릭스 게임기는 일본 표준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대세가 된 게임기인데요, 국내에는 정품이 거의 없고 다 중국산 짝퉁 게임기가 들어와있습니다. 그래도 이미 많이 풀려서 상대적으로 구하시긴 수월하실 겁니다.
조기자 : 이런 캐비넷은 어디서 구해야하는지요?
검떠 : 아쉽게도 지금은 정식 유통이 거의 되지 않고 있고요, 각종 게임 커뮤니티나 당근마켓, 중고나라 같은 곳에서 구해야하는 상황입니다. 그만큼 이제 메이저 시장에서 퇴출된 기기라고 봐야 하겠네요. 문방구 게임기는 서울 을지로 대림상가나 영등포 상가에 일부 남아있긴 합니다.
[캐비넷이 불가능하다면, SuperGun을!]
검떠 : 하지만, 위에 소개한 오락실 캐비넷들은 일반인들이 손쉽게 준비할 수 있는 기기들이 아니죠. 그래서 저런 캐비넷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SuperGun'이라는 이름의 기기를 구하셔야 합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잠마 컨트롤 박스라고도 불리죠.
이 슈퍼건은 크게 3가지 역할을 해줍니다. 첫 번째는 화면 연결, 두 번째는 전원 연결, 세 번째는 조작 연결입니다. 아 사운드도 있군요.
게임기판을 연결하고 영상, 사운드, 전원, 조작 이렇게 4개를 담당해주는 일종의 연결기기라고 할 수 있죠.
이 연결에는 규격이 있는데, 보통 우리는 그 규격을 '잠마' 규격이라고 부릅니다.
검떠 : 이것이 잠마 규격인데요, 보시면 1번부터 28번 중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배당이 되어 있습니다. 1번과 2번은 그라운드, 3, 4번은 5V가 들어가죠. 즉, 5V 어댑터나 전원을 3, 4번에 연결하고 1, 2번에 그라운드를 연결하면 전원이 공급되는 것이죠. 5번은 -5V, 6번은 12V가 들어가면 되고요.
영상 신호는 12, 13번에 몰려있는 걸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2번에 그린과 레드가, 13번에 싱크와 블루가 들어가죠.
그리고 15번부터는 영상 신호가 들어갑니다. 상하좌우, 버튼1, 2, 3 등으로 구성되어서 기판으로 연결되게 됩니다.
검떠 : 이렇게 모든 핀을 연결해서 화면을 뿜어주는 기기가 바로 슈퍼건인데요, 보통 중국에서 판매를 합니다. 크게 비싸지도 않아요. 지금은 환율 때문에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진은 콜플님(https://cafe.naver.com/joystickcafe) 께서 제공해주셨습니다.
검떠 : 이런 슈퍼건을 구입하시면, 뒤에 잠마를 연결하고, 어댑터를 하나 꽂고, 그다음에는 영상과 조작부에 다른 기기를 연결해서 집에 있는 모니터로 게임을 즐기실 수 있게 됩니다.
검떠 : 즉, 모니터 + 스피커와 슈퍼건 + 전원 + 조이스틱 이렇게 준비하시면 오락실 게임기판을 집에서 편하게 즐기실 수 있게 되는 거죠. 원래 아까 설명드린 오락실 캐비넷에 이런 모든 장비가 다 내장되어 있던 거구요.
게임 조작을 위한 15핀 조이스틱, 어댑터, 슈퍼건 등 대부분의 장비가 중국 알리에서 판매중이기 때문에 관심이 있으시면 한 번에 몽땅 구입해서 집 TV에 꽂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잠마 그래픽을 HDMI로 대형 TV에서 즐길 수는 없을까]
검떠 : 하지만! 다양한 제품을 알리에서 구입했다고 해도 한가지 관문이 또 있습니다. 그거슨 무엇이냐!
옛날 게임 기판들은 말 그대로 옛날이기 때문에, 해상도가 320X240 정도입니다. 그런데 요즘 TV들 해상도는 어마어마하죠? 최소 풀HD로 1920X1080을 유지하고 있잖아요. 그러니 기판을 연결해서 해상도를 그대로 연결하면 제대로 나올리가 없습니다.
아까 소개해드린 브라운관 캐비넷들은 대부분 320X240 해상도를 지원하기 때문에 상관없는데, LCD 캐비넷들은 해상도 지원이 아무리 해상도가 작아도 640X480부터 인식되거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컨버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해상도를 뻥튀기 시켜주는 거죠.
검떠 : 주로 국내에서 이제까지 많이 사용되었던 영상 변환 컨버터는 노란색 컴포넌트 단자가 보이는 'GBS8200' 라는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15k 뿐만 아니라 CGA, 컴포넌트 신호도 받아서 31k 신호로 변환해 줄 수 있죠. 국내 오락실에 LCD 캐비넷을 놓을때 주로 사용되는 컨버터입니다.
검떠 : 또 알리에 찾아보다보면 이렇게 생긴 컨버터도 보실 수 있을텐데요, 나름대로 잘 나오더군요. 여기에 핀을 연결해서, 잠마 컨트롤 보드처럼 만들어주면 되죠. 콜플님이 예전에 만드신 사진이 있어서 허락을 받고 가져왔습니다.
검떠 : 이렇게 컨버터에서는 분배기 역할도 함께 해주기 때문에 컨버터를 연결하면 2개 화면으로 출력도 가능합니다. 돈만 있으면 다 가능한 세상이죠.
특히 요즘 보니 중국에서도 게임 기판을 아예 판매하는 곳도 있더라구요. 그런 기판도 정품을 잘 골라서 구입하시고, 또 컨버터와 슈퍼건도 구입하시면 깔끔하게 집에서 오락실 게임 기판을 즐기실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조작부, 15핀 조작 컨트롤러]
검떠 : 자아 이렇게 화면, 전원, 컨버터까지 알아봤는데요, 그럼 마지막 15핀 조작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원도 연결하고 화면도 나오는데, 게임을 즐기려면 게임패드나 조이스틱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없죠? 그럼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구입하거나 만들거나 해야되겠죠.
검떠 : 이번에 또 핀아웃이 나와야 하는데요, 2열 15핀 커넥터를 보니 각 핀 마다 이런 저런 내용이 적혀있죠. 업다운 좌우 스타트, 그라운드 등등.. 저 핀 배열이 바로 SNK 네오지오의 핀배열입니다.
다양한 슈퍼건을 만들때 많은 분들이 네오지오의 핀배열을 참조해서 만들거든요.. 그러니 게임 조이패드를 만들때도 저 규격으로 만들면 대부분 호환이 되긴 할 겁니다.
검떠 : 이렇게 해서 오락실 게임기판들을 집에서 어떻게 재미있게 가지고 놀까.. 에 대한 내용 정리가 끝났습니다.
한 번에 너무 많은 정보를 압축해서 보여드리다보니 다소 어설프게 접근한 감이 있는데요, 정말 관심있으신 분은 댓글 달아주시면 친절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네이버에 오락실 게임기판으로 노는 분들이 모인 카페가 있으니 그쪽으로 오셔도 무방합니다.
[고수들은 어떻게 만들어서 어떻게 놀고 있을까]
검떠 : 오늘 대략적인 슈퍼건 같은 기기들을 소개해드렸는데요, 고수분들은 중국에서 구입하지 않고 알아서 더 좋은 성능의 슈퍼건을 만들어서 직접 사용하고 계십니다. 대표적인 경우 몇 가지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검떠 : 이외에도 아예 조작부가 부착된, 스틱 같은 모양의 슈퍼건도 있습니다. 올인원으로 스틱 모양으로 슈퍼건이 완성되어 있는 형태죠.
일본에서도 예전부터 이런 슈퍼건이 많았는데요, 대표적인 모델이 시그마 라이진 컨트롤 박스 입니다.
조기자 : 오~ 좋네요. 다른 장비 필요없이 이 슈퍼건에 LCD 컨버터 하나만 있으면 오락실 기판을 마음대로 집에서 즐길 수가 있겠네요. 캐비넷 만큼 덩치가 큰 것도 아니고 딱 좋은 것 같습니다.
검떠 : 그렇죠. 아주 좋습니다. 이런 장비 하나 있으면 아주 든든하죠
여담이지만, 기판을 구입하시면 기판 보관도 상당히 힘든 부분 중 하나인데요, 비싼 기판 같은 경우는 대당 몇 백만 원까지 하기도 하거든요. 때문에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은 적당한 종이박스에 저장하기도 하고, 모델 기판처럼 크고 무겁고 아름답고 귀한 기판 같은 경우는 나무 상자로 만들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검떠 : 휴.. 조기자님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사실 좀 더 자세하게 다뤄야하는 부분인데 이렇게 나마 정리를 하게 됐네요.
조기자 : 네. 오늘도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글을 보고 오락실 기판을 집에서 사용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검떠 : 조기자님도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재미난 주제로 얘기 나누시죠.
조기자 : 네에 검떠님도 고생하셨습니다. 그럼 여기까지 할께요. 자아~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오락실 기판을 집에서!'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에게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검떠 소개 : 패미콤 전문이지만, 다른 레트로 게임기도 못지않게 사랑하는 이 시대의 대표 덕후.
웹에이전시 회사 대표이자 '레트로 장터' 운영자로서 '패미콤 올 게임' 컴플리트를 하는 등 레트로 게임 콜렉터로도 유명하다. 재믹스 네오, 재믹스 미니를 만든 네오팀 소속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