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톰게이트 등 신작으로 다시 뜨거워진 RTS. 스타크래프트도 아직 안죽었네
게임 시장은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과거에는 인기가 있었지만 점점 존재감이 없어지는 장르가 생기기 마련이다. 2D 시절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제는 더 이상 만드는 이들이 없는 포인트앤클릭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도 있고, 오락실과 함께 사라지고 있는 비행 슈팅 게임도 있다. 비교적 인기 장르라고 할 수 있는 격투 게임도, 고인물만 남아서 늙어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중이다.
과거 국민 게임의 반열에 올랐던 스타크래프트로 대표되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장르도 그 중 하나다. 스타크래프트는 이제 어른들이 즐기는 민속놀이 개념이 됐고, 다소 아쉬웠던 스타크래프트2 이후 인기작이 등장하지 않아 사람들의 관심에서 잊혀져가고 있다.
물론,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4, 홈월드3 등 기대작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배워야 할 것이 많아 초보자들에게 어려운 게임 플레이, 간단히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의 비상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겹치다보니, 요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게임 장르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RTS 장르 특유의 매력을 잊지 못하는 이들의 도전이 이어지면서, 잠잠했던 RTS 시장이 조금씩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스타크래프트2 개발진들이 설립한 언캡트게임즈에서 최근 배틀에이스의 베타 테스트를 진행해 화제가 됐고, 마찬가지로 스타크래프트2 개발진들이 설립한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도 오는 7월 31일 스톰게이트의 얼리액세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배틀에이스는 자원 채취와 생산 과정을 최소화하고, 유닛 덱 빌딩 개념을 추가해서 빠르게 즐기는 차세대 RTS를 표방하는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RTS 게임의 인기가 없어진 이유가 초보자들에게 어려운 복잡한 시스템이라는 생각으로 전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RTS를 만든 것이다.
스톰게이트는 스타크래프트 2’의 프로덕션 디렉터였던 팀 모튼(Tim Morten) 대표, ‘워크래프트 3’ 수석 캠페인 디자이너였던 팀 캠벨(Tim Campbell) 게임 디렉터를 필두로 다양한 RTS 장르 게임을 개발한 베테랑들이 개발에 참여해 과거 RTS 전성기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만들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인간으로 구성된 ‘뱅가드’ 종족과 외계 종족 ‘인퍼널’, 금일 공개된 미래지향적 디자인의 ‘셀레스철’까지 총 세 종족이 등장해 스타크래프트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각 진영별로 영웅이 등장해, 스타크래프트2와 워크래프트3가 합쳐진 듯한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는 초보자들도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3인 AI 협력전 등 새로운 요소를 다수 추가했으며, 상세한 튜토리얼과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메크로 기능, 전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건설 과정에 도움을 주는 버디봇 등을 통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RTS 게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흥행에 많은 영향을 끼친 맵에디터도 추가할 계획이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 리마스터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MS도 과거 많은 인기를 얻었던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의 리마스터작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 리톨드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는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의 외전격 작품이지만, 그리스, 이집트, 북유럽 신화 속의 영웅들이 등장하는 매력적인 게임 플레이 덕분에 원작보다 더 많은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다수의 신작들이 등장해 RTS 장르를 다시 뜨겁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박물관에 들어가야 할 노장도 힘을 내고 있다. RTS 장르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가 여전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아니나, 유튜브를 통해 스타크래프트 개인 방송, 과거 명경기 등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스타1과 스타2의 대결을 즐길 수 있는 SC Evo Complete라 불리는 모드가 등장해, 이 역시 엄청난 화제가 되고 있다.
오는 27일에는 과거 스타크래프트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역들이 돌아오는 스타크래프트 프리미어 스타 리그도 개최된다.
1998년 한국 최초의 e스포츠 팀인 랩터스를 창단하고 1999년 삼성전자 칸 감독과 2001년 KTF 매직앤스 감독을 역임했던 정수영 감독이 총괄하는 이번 대회는 전 MBC게임 간판 캐스터인 김철민과 함께 '스타크래프트' 프로토스의 레전드 강민(KTF 매직앤스) 선수가 해설을 맡는다.
오랜만에 등장한 여러 신작들과 전통적인 강자 스타크래프트가 서로 시너지를 일으켜 RTS 장르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