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켜자마자 입구 컷?” 너무 어려운 게임 초반 보스
게임에서 보스 몬스터란 일반 몬스터에 비해 강인한 체력, 살벌한 공격력과 특수한 기믹 등으로 게임의 난도와 승부욕을 끌어올리는 존재다. 전반적인 게임의 경험이 좋지 못했더라도 보스 몬스터의 기믹이 신선하고 즐거웠다면 욕을 하면서도 게임을 하게 만드는 ‘게임의 핵심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보스의 난도가 너무 어려워서, 특히 게임을 접하지 얼마 안 된 이용자들이 만나게 되는 ‘초반 보스’가 너무 살벌해 입을 떡 벌리고 도망가게 되는 사례가 생기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뉴비 절단기’로도 불리는 다크소울3의 ‘재의 심판자, 군다(이하 군다)’다. ‘군다’는 이용자가 게임을 시작하고 처음 만나는 보스로, 게임의 멀티플레이 기능이 열리기 전 만나게 되기 때문에 게임을 하는 이용자 스스로의 힘으로만 물리쳐야 하는 존재다.
움직임이 느린 편이고 한 방 대미지가 높은 보스의 타입 상 기존에 소울류를 접해본 이용자들은 “피하면 되지, 그게 뭐가 어렵지?”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비슷한 게임을 접해본 적 없는 초보자가 패링, 강공격, 구르기 등의 조작을 하면서 몇 대 맞는 순간 사망하는 보스를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슬슬 익숙해졌나 싶을 즈음 군다의 체력이 50% 이하로 떨어지면서 2 페이즈가 시작했을 때 당황한 이용자가 그대로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 소울류 외 상당수의 게임이 튜토리얼 보스를 쉽게 깰 수 있도록 디자인해 두는 것을 고려할 필요도 있겠다.
실제로 다크소울3 후기 란을 보면 “군다만 잡고 환불하려고 했는데, 군다 잡으니 환불시간 지났더라”, “내가 3시간 동안 튜토리얼 보스를 못 넘기고 있는 게 말이 되나? 게임 어렵다 들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등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3D 액션 게임, 닌자 가이덴의 ‘무라이’ 이야기가 빠지면 섭섭하다. 1 스테이지의 보스인 ‘무라이’는 주인공의 스승이자 숙부로, ‘쌍절곤’을 통해 이용자의 전의를 마구 꺾어버린다. 살벌한 공격력으로 한 대만 맞아도 체력의 반이 훅 날아가는데, 보스는 근접 공격을 역으로 반격하는 건 물론, 원거리 공격은 탁 쳐내는 기가 막힌 패턴을 선보인다. 그렇다고 얌전히 가드 굳히며 상태를 파악하고 있으면 냅다 잡아채 캐릭터를 순식간에 행동불능 시키니 어지간한 이용자는 혀를 내두르며 도망갈 수준이다.
물론 벽을 타고 올라가 검으로 내려찍는 약간의 꼼수를 이용해 클리어하는 방법은 있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이용자는 1 스테이지 보스 한 번 클리어 못 하고 게임을 종료하게 될 것이다. 더 놀라운 점은 ‘무라이’는 닌자 가이덴의 가장 쉬운 보스 중 하나로, 게임은 흔히 만나는 일반 몬스터조차 어찌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다크 소울 시리즈가 어렵다고? 그건 사람들이 어려운 난이도를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이용자가 보스를 클리어하고 게임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닌자 가이덴은 그보다 더 깊이 들어간 심연이다. 사람들이 인식조차 하지 못하니 깊은 줄도(어려운 줄도) 모른다.”와 같은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한다.
보스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애매할 수 있겠으나, 적어도 그에 준하는 임팩트를 가진 디아블로 1의 ‘도살자’도 있다. ‘도살자’는 싱글 플레이 기준 랜덤하게 등장하는 이벤트성 몬스터로, 이용자는 초반 던전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방문을 잘못 여는 순간 “그어오오오오~ 프레쉬 뮛~ (오, 신선한 고기)”라고 외치며 이용자에게 달려드는 ‘도살자’를 만나게 된다.
‘도살자’는 게임 초반부에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에 비해 상당히 높은 체력과 레벨을 가지고 있으며, 공격력과 공격 속도 또한 매우 높아 대부분의 이용자는 말 그대로 ‘고기’가 되어버린다.
도망치는 것도 영 쉽지 않은 것이 해당 몬스터는 이용자와 유사한 이동속도를 지니고 있고, 집요하게 쫓아오기 때문에, 지형지물로 인해 잠시 멈칫하거나 한 군데에 걸리는 순간 ‘도살자’의 손에 사망하고 만다.
워낙 강한 인상을 남기는 몬스터라, 이용자 사이에서는 하나의 밈(meme)으로 자리 잡기도 했으며, 각종 패러디 영상도 생산된 바 있다.
번외 격으로, 필자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초반 보스가 존재하는 게임은 ‘잇 테이크 투’라고 생각한다. ‘잇 테이크 투’는 2021년 더 게임 어워드와 다이스 어워드 GOTY 등을 수상한 명작으로, ‘두 명의 이용자’가 각각의 캐릭터를 조종하며 다채로운 이야기와 다양한 기믹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 멀티 플레이가 필수다.
해당 게임은 친구가 없으면 플레이를 못 하는 만큼 상당수의 이용자는 게임을 사두고 초반 보스의 외형이나 기믹 하나 보지 못한다. 단순히 어려운 보스는 반복해서 트라이라도 할 수 있지만, 이 게임은 진정한 ‘입구 컷’을 보여준다.
절대 필자도 플레이를 못 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정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