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입하려면 ‘스쿼트’를 하세요! 이색 체감형 게임들
일반적으로 ‘게임을 한다’라는 상황을 상상하면 키보드나 마우스를 두드리거나 게임패드를 이리저리 조작하는 사람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저 앉아서 화면을 바라보는 대신, 직접 몸을 움직여 게임을 플레이해 보는 건 어떨까? 일명 ‘체감형 게임’은 게임과 신체 활동이 결합된 형태로, 키보드나 패드가 아닌 ‘몸’으로 플레이하는 게임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의 이색 ‘상자 조작’ 게임, ‘상자뿐인 블루스(箱だけのブルース)’다. 이 게임은 2018년 일본의 게임 행사인 도쿄게임쇼, 비트서밋 등에 출전해 화제를 모았으며, 지난 5월 2일 스위치로 정식 출시됐다.
게임은 질 때마다 옷을 하나씩 벗는 일본식 가위바위보 ‘야구권’을 하다 전라가 되어버린 남성이 상자에 몸을 숨겨가며 집으로 귀가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용자는 그 남성이 되어 직접 현실에서 상자를 올렸다 내리며 플레이해야 한다. 화면 내에서 행인이 다가오면 상자 안으로 몸을 쏙 집어넣어서 숨고, 행인이 지나가면 다시 상자를 들어 올려 이동하는 식이다.
이런 ‘상자 조작’이 가능한 건 스위치 조이콘의 모션 카메라 덕분이다. 이용자가 무릎 높이의 식탁이나 의자 등에 조이콘을 올려놓으면, 조이콘이 이용자의 움직임을 반영해 게임에 적용시키는 형태다.
게임의 관계자는 “길거리 외에도 비행기, 호텔 등의 배경도 준비돼 있다.”, “단, 게임 내 캐릭터가 벗고 있다고 이용자까지 전라로 플레이할 이유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직접 ‘달리면서’ 즐기게 되는 모바일 어드벤처 게임 ‘좀비, 뛰어!(Zombies, Run!)’도 있다. 이 게임은 좀비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하고, 이용자는 이 세계관에서 살아남은 ‘생존자’가 되어 쫓아오는 좀비들을 피해 달려야 한다.
이용자가 달리기 시작하면 착용한 이어폰을 통해 좀비 소리와 미션이 들리기 시작한다. 미션을 수행하다 보면 이따금 좀비의 소리가 가까워지며 이용자가 더 빨리 달리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특히, 스토리 모드는 한국어 더빙도 지원돼 보다 실감 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아울러 게임은 ‘트래킹’ 모드를 활성화하면 야외의 경우 GPS를 통한 달린 거리를, 실내의 경우 걸은 걸음의 수를 측정해 준다.
게임을 즐긴 이용자들은 “그냥 텍스트 스토리 게임인 줄 알았다가 동네 세바퀴 돌고 왔다. 걸을수록 상황이 변하고 가끔 기지 강화할 수 있는 자원 같은 것도 주울 수 있어서 재밌더라”, “좀비 소리가 너무 실감 나서 가까워질 때마다 그냥 달리게 됨, 다이어트는 이걸로 해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스쿼트’를 통해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 ‘스쿼트 옵스(Squat Ops)’도 있다. 모바일, PC(스팀), 닌텐도 스위치 용으로 출시 예정인 스쿼트 옵스는 테러리스트가 점령한 핵 시설에 첩보원 요원 ‘하트’가 잠입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용자는 ‘스쿼드’를 하면서 ‘하트’가 무사히 잠입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 하체 운동 ‘스쿼트’가 맞다.
인 게임에서는 이용자가 오래 ‘스쿼트’ 자세를 유지하고 있으면 ‘하트’가 있는 곳에 위장 컨테이너가 설치되면서 보안요원의 눈을 피할 수 있다. 또한 스쿼트 자세를 유지했다가 점프하면, ‘하트’도 앞으로 뛰어내리면서 경로에 있는 모든 사람을 기절시키는 하나의 스킬도 존재한다.
단, 게임은 에어팟 프로나 기기의 카메라가 요구된다. 머신러닝 기술을 사용해서 카메라 또는 에어팟 프로가 플레이의 움직임(스쿼트)를 식별해 플레이가 진행된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스쿼드 옵스’는 한 스테이지 당 2~3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이 소요되며, 다음 레벨로 이동하기 전 스토리가 진행돼, 자연스럽게 필요한 시간만큼의 휴식을 취할 수 있고, 흥미진진한 게임의 세계관도 만나볼 수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키보드와 마우스와 같은 컨트롤러로 즐기는 게임과 달리 직접 몸으로 즐기는 체감형 게임은 이용자가 많이 움직이도록 유도한다. 이는 이용자가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있는 것을 방지해 주고, 새로운 게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