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드디어 출격한 스톰게이트. RTS 기본을 지키고, 스타크래프트보다 쉽게
스타크래프트 개발진의 신작이자 그동안 MMORPG 위주로 라인업을 꾸려온 카카오게임즈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색다른 장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은 ‘스톰게이트’가 얼리액세스를 시작했다.
이번 얼리액세스는 스팀의 얼리액세스 패키지 혹은 펀딩을 구매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만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린 것은 아니나, 얼리액세스 패키지 구입자들 덕분에 스팀 글로벌 인기 순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과거 스타크래프트 팬 등 RTS 장르를 기다려온 이들이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아직은 게임을 즐겨본 이들이 많지 않고, 출시 초반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인 부분도 많기에 복잡적이라는 평가로 시작했지만, 오는 8월 14일이면 모든 이용자들이 무료로 대전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되는 만큼, 본격적인 게임 평가는 그때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크래프트2와 워크래프트3 개발진들이 만든 게임인 만큼, 게임 플레이는 이전 작들과 상당히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간 종족인 뱅가드는 테란을 닮았고, 악마에서 모티브를 얻은 인퍼널은 저그를 연상시킨다. 마지막으로 우주의 수호자 셀레츠철은 프로토스와 저그를 섞은 듯한 느낌이다. 맵에 이동을 막는 나무들이 등장하고, 중립 몬스터들도 있어, 이를 활용한 전술을 펼칠 수 있는 것을 보면 워크래프트3도 떠오른다.
특히,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시즈탱크, 메딕 등 스타크래프트에서 잘 알려져 있는 유닛들을 연상시키는 유닛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어, 친숙한 느낌을 준다. 당연히 다른 게임인 만큼, 유닛을 세세히 살펴보면 약간씩 다른 부분이 있긴 하지만, 기존 스타크래프트 시절에 주종족과 유사한 종족을 선택하면 연습 게임 몇 번만 해보면 금방 적응할 수 있다.
스톰게이트 개발진이 이 게임을 선보이면서 강조한 것은 RTS 장르의 기본적인 문법을 그대로 따르면서, 다소 진입장벽이 높은 편인 장르의 특성을 고려해, 초보자들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RTS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개발진의 말에 공감할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 초보들이 초반에 어려워하는 부분을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도록 시스템적으로 보완해뒀기 때문이다.
RTS 장르를 어려워하는 이들의 플레이를 보면 대부분 놀고 있는 자원이 많은 편이다. 건물 건설을 마친 유닛이 멍하니 서 있는 것을 흔히 발견할 수 있으며, 기껏 많은 자원을 투입해서 지어놓은 건물이 유닛 생산을 하지 않고, 놀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스톰게이트’에서는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모든 생산과 업그레이드를 Q, W, E, R, T 키로 일원화했다. 해당 건물을 클릭하지 않아도, 단축 메뉴에서 모든 유닛 생산과 기술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으며, 특정 건설 유닛을 클릭하지 않아도 단축 메뉴에서 건설 명령을 내려두면 근처에 있는 건설 유닛이 알아서 건설을 마무리한 다음 다시 자원 채취하러 돌아간다. 유닛 생산 역시 단축 메뉴에서 유닛 생산을 누르면, 건설되어 있는 건물에 자동으로 분배되어 빠르게 생산된다. 초보자들이 손이 느려서 초반 빌드업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을 시스템적으로 보완한 것이다.
대전 모드에서 경험할 수 있는 버디봇은 더욱 신기하다. 옵션에서 버디봇 기능을 켠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하면, 자원이 일정 수준 이상 모이면 그때 필요한 건물과 유닛을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당연히 AI인 만큼 보편적인 빌드를 따르기 때문에, 특정 유닛을 중심으로 하는 개성적인 빌드를 선택하는 고수들이 보기에는 바보 같은 행동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자원이 쌓여도 뭘 건설하고, 무슨 유닛을 뽑아야 하는지 헷갈리는 초보자들에게는 상당한 도움을 주는 요소다.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종족의 경우 커스텀 대전에서 버디봇 기능을 켜고 몇판 해보면 종족의 특징 및 기본적인 빌드를 빠르게 익힐 수 있다.
또한, 스페이스바만 누르면 모든 공격 유닛이 자동으로 선택돼, 구석에 있어 몰랐던 유닛과 막 생산된 유닛까지 바로 전투에 투입시킬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건설과 생산을 단축 메뉴로 일원화하는 것과, 유닛 전체 선택 기능 등이 다른 스타크래프트 개발진이 설립해서 개발한 ‘배틀에이스’와 비슷하다는 점이다. 결과물은 많이 다르게 나왔지만, 스타크래프트의 진입 장벽이라고 느껴지는 부분에 대한 생각은 서로 일치한 것 같다.
RTS라고 하면 대전 모드를 흔히 떠올리게 되지만, 캠페인과 협동전 등 다양한 콘텐츠도 갖추고 있다. 현재 공개된 캠페인은 인퍼널이 지구를 침공하게 된 스토리를 뱅가드 입장에서 경험할 수 있으며, 협동전은 다양한 미션이 설정되어 있는 맵에서 다른 이용자들과 협력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캠페인은 스타크래프트2, 워크래프트3가 떠오르며, 협동전은 스타크래프트2의 협동전이 떠오른다면 정답이다.
대전 플레이는 20년 넘게 초보자만 찾고 있는 스타크래프트처럼 고수들의 놀이터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지만, 다른 이들과 협력해서 플레이하는 협력전은 꽤 재미가 있다. 초반에 털릴 위험없이 다양한 빌드를 시험해볼 수 있으며, 플레이 도중 다양하게 등장하는 미션들을 클리어하는 재미도 있다. LOL로 치면 칼바람 같은 느낌으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 초보자들에게 호평받을만한 콘텐츠가 될 것 같다.
또한, 캠페인과 협동전에서는 일반 유닛뿐만 아니라 각 종족 영웅 유닛이 등장해서, 이를 활용한 다양한 전술을 펼칠 수 있다. 다만, 캠페인과 협력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영웅은 유료로 구매해야 하는 항목이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돈을 지불할만큼 매력을 느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렇듯 ‘스톰게이트’는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3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면서, 진입장벽을 확 낮춰서 RTS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었다. 다만, 아직 얼리액세스 단계인 만큼 소리가 왔다갔다 하는 사운드와 빈약한 타격감 등 아쉬운 부분이 많으며, 과금 모델의 핵심인 캠페인 역시 스타크래프트2와 비교되다보니 아직은 가격대비 많이 아쉽다는 반응이 많다.
오는 8월 14일 기본 무료 플레이가 열리게 되면, 지금보다는 훨씬 많은 이들이 ‘스톰게이트’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스타크래프트2에 눈높이가 맞춰진 이용자들에게는 아직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진입장벽을 낮춘 게임 플레이나 개성적인 종족과 유닛 등 발전 가능성이 많이 보이는 만큼, 앞으로 개발진이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게임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