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2년 만에 돌아온 신화 속 영웅들.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 리톨드
과거 스타크래프트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를 최신 기술로 되살려 팬들을 환호하게 만든 MS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의 외전인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도 다시 되살렸다.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는 지난 2002년에 출시된 게임으로, 실존했던 고대 문명들이 등장하는 본편과 달리 고대 그리스, 이집트, 북유럽 신화를 소재로 만들어 많은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고대 신화 속 신들과 괴물들이 유닛으로 등장하며, 종족이 너무 많아서 밸런스 잡기가 쉽지 않았던 본편과 달리 굉장히 개성적인 4개 종족만 등장해 본편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신화 속 괴물들이 워낙 강력하고,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기 때문에, 강력한 괴물들이 인간 유닛을 쓸어버리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각별하다. 한동안 스팀에서 지역 제한이 풀리지 않아서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게임이었지만, 이제 리톨드가 발매되면서, 더 업그레이드된 그래픽으로 과거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게 됐다.
워낙 오래전에 출시된 게임을 리메이크했기 때문에, 지금 게임들과 비교하면 많이 투박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3 결정판에 사용된 엔진으로 교체하면서 그래픽이 많이 업그레이드됐으며, 게임 플레이도 당시 호평받았던 기본 시스템에 각종 편의 기능까지 추가되면서 RTS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좋아할만한 요소로 가득하다.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 리톨드에는 종족이 4개만 등장하지만 각 종족별 특성이 많이 달라서, 어떤 종족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다른 스타일의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인간 유닛, 신화 속 괴물, 그리고 영웅들의 상성 관계, 그리고 병종별 상성 관계가 잘 구현되어 있어, 유닛 조합에 따른 전략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리스의 경우에는 신화 유닛을 생산할 때 필요한 호의(원작에서는 은총으로 번역됐다) 자원이 사원에 일꾼을 배치해서 기도를 하면 채워지지만, 북유럽 진영은 유닛이 싸울 때 호의 자원을 획득한다. 또한, 북유럽은 황소마차를 자원 근처에 배치해서 빠르게 자원을 획득할 수 있으며, 다른 진영에서 주민이 담당하는 건물 건설을 보병이 대신한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의 시대 발전은, 하위신 선택으로 구현했다. 시대가 발전할 때마다 두가지 하위신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어떤 하위신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특정 부대 강화 등 부가 효과가 달라진다. 또한, 제우스의 번개 등 신마다 특수 능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한 신의 특수 능력이 전장에 큰 변수가 되기도 한다.
보통 RTS 게임이라고 하면 막판에 대규모 부대를 뽑아서 물량으로 쓸어버리는 것을 생각하게 되지만, 이 게임은 강력한 신화 유닛일수록 인구수를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상성 관계를 생각하면서 밸런스 잡힌 소수의 부대를 잘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며, 적절한 타이밍에 신의 특수 능력을 사용하는 것도 승패에 많은 영향을 준다. 엄청난 크기의 히드라가 적진을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제우스의 번개가 적진을 쓸어버리는 모습은 이 게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다.
리톨드 버전에서 변경된 편의 기능도 인상적이다. 1회용이었던 특수 능력이 호의 자원을 소모하면서 여러 번 사용할 수 있게 변경됐고, 많은 주민들을 일일이 컨트롤하기 힘든 만큼, 시대 발전 상황에 따라 주민들을 자동으로 배치하는 기능도 생겼다. 리메이크를 하면서 오히려 퇴화돼 원작의 매력이 반감되는 경우도 많은데, 팬들을 위한 새로운 편의 기능까지 추가해준 것은 감동적이다.
또한, 게임 내 모드 관리 기능이 추가돼서, 오리지널 보이스 등 다양한 모드들을 게임 내에서 간편하게 설치하고 관리할 수 있다. 아직은 정식 발매전이라 모드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정식 출시되면 재미있는 모드들이 많이 추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에 등장하는 종족, 신, 영웅 등 기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학습 모드도 텍스트뿐이긴 하지만, 보는 재미가 있다.
그래픽을 업그레이드하고, 각종 편의 기능까지 추가되면서, 원작보다 플레이가 훨씬 편해졌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원작의 강점이었던 캠페인이다.
원작이 발매됐을 때는 트로이 전쟁 등 각종 신화속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그려내서, 캠페인만 즐겨도 만족스러운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리톨드에서도 이 매력은 여전하지만, 번역 수준이 심각해서 매력이 반감된다. 한국어 음성 더빙까지 지원하는 등 신경을 많이 써주긴 했지만, 등장 인물들이 반말과 존댓말을 번갈아 사용하는 등 오역이 심해서, 스토리의 매력을 온전히 즐길 수 없다. 대부분 호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번역만큼은 그 유명한 깐포지드와 비교당하고 있을 정도다.
이번 정식 발매판은 원작의 첫 번째 확장팩으로 발매됐던 아틀란티스 종족이 추가돼 출시됐으며, 추후 중국 진영이 추가된 확장팩도 발매될 예정이다. 그래픽과 편의성 등 많은 정성을 쏟아 발매한 리메이크 작품인 만큼, 번역 문제까지 완벽히 수정해서 팬들의 추억을 더 완벽하게 되살려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