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 모바일’, 2024년 글로벌 게임시장 이끌다
2024년 상반기 세계 모바일 게임시장을 이끈 게임은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이었다.
‘던파 모바일’은 2005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으로 2008년 중국에 진출해 전 세계 8억 5,000만 명이 넘는 누적 이용자 수를 기록한 넥슨의 대표 스테디셀러 ‘던전앤파이터’ 기반의 모바일 액션 RPG다.
'던파 모바일'은 지난 2020년 8월 12일 예정됐던 중국 서비스가 급작스레 연기된 전적이 있었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관심은 여전했다. 실제로 2020년 당시 4천만 명 수준이었던 사전 예약자 수가 4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 6천만 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렇게 오랜 기다림 속에 '地下城与勇士: 起源'(지하성과용사: 기원)라는 타이틀로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던파 모바일'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출시 전날 게임의 정보와 공략을 제공하는 어시스턴스 앱이 중국 앱스토어 전체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정식 서비스 이후 중국 내 모든 모바일 플랫폼의 인기차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 모바일 시장의 절대강자인 ‘왕자영요’를 누르고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출시와 동시에 역대 중국에서 출시된 모바일게임 초반 기록을 모두 뛰어넘는 엄청난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식 게임의 기세는 더욱 대단했다. 글로벌 데이터 지원 업체인 센서타워의 '2024년 상반기 모바일게임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던파 모바일'은 상반기 전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최대 수익을 거둔 게임으로 집계됐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던파 모바일'의 출시 이후 단 2개월 동안 중국 앱스토어에서 올린 매출은 3억 5천만 달러(한화 약 4,8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데이터는 중국 내 자체 마켓을 제외한 수치로, 이 앱스토어 한 달간의 매출만으로 상반기 전 세계 매출 14위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3월 한국 시장에서 기록된 매출의 두 배에 달하며, 별도 집계가 어려운 안드로이드 마켓을 더하면 전체 1위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중국 퍼블리셔인 텐센트 역시 ‘던파 모바일’의 효과를 제대로 봤다. 지난 8월 발표된 2분기 실적발표에서 텐센트는 1,612억 위안(한화 약 30조 4,833억)으로, 2분기 대비 8% 이상 상승했다. 이는 '던파 모바일'의 성적이 반영된 수치로, 해외 유명 데이터 기업들은 던파 모바일의 2024년 매출을 '9조 125억'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중국 시장에서 ‘던파 모바일’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사례는 또 있다. 바로 퍼블리셔인 텐센트가 오랜 시간 이어온 플랫폼 기업과의 갈등에 ‘던파 모바일’을 앞세워 우위를 점한 것.
지난 6월 텐센트는 계약 만료로 인해 일부 안드로이드 마켓에 ‘던파 모바일’의 서비스가 중지된다고 발표했다.
이 서비스 중지 마켓에는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화웨이, 샤오미 등 유수의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이 운영하는 마켓이 포함되어 있었다. 더욱이 텐센트는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은 게임 공식 웹사이트에서 ‘던파 모바일’을 다운로드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히며, 직접 서비스의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중국은 통신사 및 스마트폰 제조사 등 다양한 기업에서 자체 안드로이드 모바일 마켓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특히, 화웨이, 샤오미 등의 기업은 스마트폰에 자체 마켓을 운영하여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이 하드웨어 기업들과 콘텐츠 퍼블리셔인 텐센트는 수익 및 서비스 등 여러 부분에서 지속적인 갈등을 겪고 있었으며, 실제로 2021년에는 화웨이의 마켓에 텐센트 게임이 삭제되는 일이 발생한 바 있었다.
하지만 ‘던파 모바일’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텐센트는 이 ‘던파 모바일’을 앞세워 더 이상 이들 제조사가 운영하는 모바일 마켓에 자사의 콘텐츠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천명했으며, 이러한 시도는 중국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단 3개월 만에 중국 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는 콘텐츠로 자리 잡은 ‘던파 모바일’은 이제 향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꾸준한 성장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 3일 이정헌 대표가 직접 진행한 ‘넥슨 캐피탈 마켓 브리핑’에서 넥슨은 꾸준한 업데이트와 현지 퍼블리셔인 텐센트와의 협업으로 P를 처음 접한 신규 이용자는 물론, 휴면 이용자의 재활성화 등을 통해 10년 이상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서비스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퍼스트 버서커: 카잔’ 등 던파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던파 유니버스’를 통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텐센트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한국 ‘던파 모바일’에도 적용하는 등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던파 모바일이 가진 중국 내 영향력은 상상 이상으로, 한동안 부진했던 텐센트의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정도로 엄청난 IP로 성장 중이다”라며, “2008년부터 이어온 두 회사의 협업이 모바일 시장에서도 이어지는 가운데,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낼지 벌써 기대를 모으고 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