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A 스포츠 ‘FC 25’, 배성재 캐스터로 완성한 골 때리는 그녀들...확률 공개는 어디?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가 한 팀에서 함께 뛰는 것은 물론 특수 능력에 가까운 플레이스타일을 가진 선수들이 효율이 높아 판타지 축구 게임이나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을 받았던 EA 스포츠 FC 시리즈 최신작 'FC 25'가 오는 9월 27일 정식 출시된다.
현재 얼티밋 에디션 구매한 이용자나 EA 플레이 구독자들이 정식 출시에 앞서 게임을 먼저 만날 수 있는 상황이며, 게임을 먼저 즐겨보니 다양한 변화가 느껴진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배성재 캐스터의 한국어 음성이 더해지면서 주말 TV에서 만날 수 있는 골 때리는 그녀들을 보는 느낌이 난다.
다만,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와 관련해 문제가 있어 편집 조작 방송으로 논란이 됐던 골 때리는 그녀들처럼 되지 않으려면 FC 얼티밋 팀 카드 팩 뽑기에 대한 자세한 확률 고지가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기자는 PC 버전으로 플레이했음을 알린다.
EA스포츠 'FC 25'는 지난해 시리즈의 네이밍을 변경한 뒤 야심 차게 준비해 선보이는 두 번째 작품이다. 매년 출시되는 작품인 만큼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 내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제법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가 느껴질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일단 한국 게이머 입장에서는 지난 2006년 등장한 '피파 07' 이후 18년 만에 한국어 해설을 들을 수 있다. 한국어 해설에는 배성재 캐스터와 임형철 해설위원이 참여했다. 처음 게임을 켜니 익숙한 영어 해설이 들려 잠시 당황했지만, 옵션에서 한국어 중계를 설정한 뒤 한국어로 즐길 수 있었다.
18년 만의 음성 한국어화인 만큼 그 자체로도 반가웠지만,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다른 중계 음성에 비해 누적된 음성 녹음량이 적을 수밖에 없기에 많은 부분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이름이나 상황에 맞춘 중계가 나오며 이번 작품의 핵심 전술이 변화하는 순간에도 적절한 해설이 나왔다. 여기에 얼티밋 팀 세팅 초기에도 팀을 어떻게 꾸리는지 임형철 해설의 음성이 나오기도 했다. 참 인상적인 부분이다.
아쉽게도 이번 작품의 핵심 모드 중 하나인 5:5 축구인 러시 모드에서도 한국어 음성이 나오지 않았다. 러시 모드가 정통적인 중계와 어울리지는 않을 수는 있다고 보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한국어 음성이 지원됐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 본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기에 이후 시리즈를 통해 더 좋아졌으면 하는 부분이다.
이번 작품의 핵심은 전술과 선수 역할을 전면 개편한 FC IQ의 도입이다. FC IQ 도입을 통해 전술을 짜는 재미가 한층 살아났다. 같은 포지션의 선수라고 해도 선수가 가진 역할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포지션별로 3~5개 정도 선수 역할이 마련됐으며, EA는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해 선수들이 선호하는 역할을 준비했다.
예를 들면 최전방 공격수들은 오로지 득점에만 신경을 쓰는 '포처'나 뛰어난 피지컬을 가진 '타깃 포워드', 최전방 공격수이지만 중원까지 내려가기도 하는 '폴스9' 등 다양한 역할이 있고, 맨체스터 시티 최전방 공격수 홀란드 선수는 포처 역할에 특화된 식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빌드업, 로밍, 밸런스 등 어떤 부분에 집중하게 만드는 포커스 시스템도 준비했다. 역할과 포커스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전술 설정에 따라 선수들이 보여주는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팀 전술을 여러 개 설정한 뒤 경기 진행 중 십자 키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 전술 변경 시에는 미니맵이 확대되고 포지션이 변화하는 선수들이 화면에 표시되면서 전술 변화를 즉각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경기 진행에 맞춰 압박이나 역습 등 전술 제안도 만나볼 수 있다.
전술이 강조되면서 축구 전술을 잘 모르는 이용자라면 세팅이 좀 까다로울 수 있지만, 기존 이용자들이 만들어 둔 전술을 코드로 공유받을 수 있고, 인기 팀들의 경우 미리 세팅돼 있다. 큰 어려움 없이 FC IQ를 통한 전술 변화의 맛을 즐겨볼 수 있으리라 본다.
이용자들이 많이 즐기는 모드인 얼티밋 팀에서는 실제 경기 데이터에 기반해 선수들이 선호하는 역할이나 포커스 수치가 조정됐다. 팀 관리 메뉴를 통해 선수 역할 등 상세한 조정이 가능하다.나머지 부분은 리그, 팀, 국적에 맞춰 팀 조직력을 주는 기존의 얼티밋 팀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
이번 작품의 또 다른 변화는 5:5 모드인 '러시'의 추가다. '러시' 모드는 4명의 필드플레이어와 AI가 조종하는 1명의 골키퍼를 포함해 5:5로 즐기는 모드다. 러시를 위해 마련된 별도의 경기장에서 11:11과 다른 맛의 축구를 즐길 수 있다.
과거 볼타처럼 별도의 메뉴가 마련된 것은 아니고 일반 경기를 즐기는 킥오프나 얼티밋 팀, 커리어 등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얼티밋 팀에서는 러시가 온라인 멀티 플레이로 진행된다. 능력치 얼마 등 이벤트 조건에 맞는 선수를 활용하는 식으로 진행되며, 십자키를 활용해 간단한 의사소통을 즐길 수 있다. 아무래도 혼자 할 때보다는 네트워크 지연이 있다.
커리어 모드를 통해서는 여자 선수를 생성해 키우는 콘텐츠도 추가됐다. 다양한 시나리오가 마련됐으며, 얼티밋 팀과 달리 여자 선수 리그에서만 뛸 수 있다. 이왕이면 얼티밋 팀도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여전히 얼티밋 팀에서는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과 한 팀에서 뛴다.
그 외에 커리어 모드에서는 남자 생성 선수는 물론 실제 유명 선수들과 FC 25의 아이콘들도 활용해 즐길 수 있다. 선수를 시작부터 육성하는 것 외에도 이미 자리를 잡은 선수들의 재정 상황이나 능력을 키워가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는 부분이다.
게임의 겉모습에도 변화가 있다. 일부러 변화를 강조하기 위해 많이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유니폼이 과하게 펄럭이며 움직인다. 여기에 선수 교체나 코너킥 등 다양한 상황에 1인칭 시점 연출을 구현해 현장감을 더욱 살렸다. 또 경기 전 연출도 상당히 공을 들인 티가 난다.
또 PC 버전의 경우 최적화가 잘된 편으로 보인다. 지난 작품의 경우 론칭 초기 최적화 문제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처음부터 별문제 없이 잘 구동이 된다. 여담이지만, 스팀에서 게임을 구매한 이용자의 경우 스팀 인풋을 끄고 플레이해야 게임 패드로 문제없이 즐길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비교적 다양한 변화가 이뤄진 'FC 25'이기에 직접 플레이해 본다면 의외로 높은 만족감을 전해줄 수 있을 게임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다만 'FC 25'는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 현재 국내 법상 모든 게임물은 유료 확률형 아이템을 가진 경우 해당 확률을 정확하게 공개하고 이를 고지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FC 25'가 이를 따르지 않고 유료 확률형 아이템인 카드 팩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골드 84+ 선수를 획득할 확률이 4.2%라는 대략적인 확률만 공개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의 경우 지난 3월 22일부터 국내법을 통해 적용 중인 사항으로 EA의 빠른 대응이 필요해 보이는 부분이다. 특히, 다른 스포츠게임인 NBA 2K25의 경우 국내에서 유료 카드팩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의 대응에 나설 정도로 스포츠게임들이 확률 공개에 민감한 상황이다. EA가 어떤 대응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