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로그라이크 덱빌딩에 RTS를 더했다. ‘커맨더 퀘스트’, 귀여운 아트와 깊이 있는 전략의 반전 매력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기존의 대작 중심의 라인업 구조에서, 다양한 신작을 빠르게 선보이는 독립 스튜디오 구조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12번째 독립 스튜디오로 설립된 플라이웨이게임즈는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조직으로, 올해 초 뱀파이어 서바이벌 장르에 새로운 요소를 더한 트리니티 서바이버즈를 선보이더니, 이번에 또 새로운 신작 2종을 준비 중이다.
플라이웨이게임즈가 최근 스팀에 데모 버전을 공개한 ‘커맨더 퀘스트’는 기존 인기 게임의 인기 요인을 분석하고, 거기에 차별화된 재미를 더한다는 전략을 그대로 이어가는 게임이다. 첫 번째 벤치 마킹 게임은 뱀파이어 서바이벌이었고, 이번에는 인디 게임 분야에서 인기 장르로 꼽히는 로그라이크 덱빌딩이 타겟이 됐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로 대표되는 로그라이크 덱빌딩 장르는 자신만의 덱을 구성해서, 여러 카드를 소환해서 적과 싸우는 방식의 게임이다. 기존 TCG처럼 자신만의 덱을 구성해서 상대와 싸우는 것은 동일하지만, 카드가 직접 상대를 타격하는 TCG와 달리, 캐릭터가 싸우는 모습을 직접 보여줘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로그라이크 요소를 섞으면서 매 대결마다 카드 강화, 새로운 카드 등 전투를 유리하게 만들어주는 다양한 보상들이 무작위로 지급돼 매번 플레이 때마다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미 슬레이 더 스파이어라는 인기 게임이 있는 상황에서, 커맨더 퀘스트가 선택한 차별점은 유닛을 소환해서 싸우는 RTS 요소를 담은 것이다. 보통 로그라이크 덱빌딩에서는 각종 공격 스킬을 소환해서 적을 공격하게 되는데, 커맨더 퀘스트는 여러 유닛이 카드화되어 있어, 매 턴마다 유닛을 소환해 적과 싸우게 된다.
각 카드는 소환할 때 필요한 마나 포인트가 다르며, 마나 포인트를 모두 소모해서 유닛을 소환하거나, 일정 마나를 남겨뒀다가, 공격력 강화 등 각종 부가 효과를 가진 특수 카드를 실시간으로 사용해서, 전황을 바꿀 수도 있다.
또한, 소환할 수 있는 지점이 여러 곳이고, 적 본진까지 도달할 수 있는 길도 다양하기 때문에, 슬레이 더 스파이어에 클래시 로얄을 더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초반에는 소환할 수 있는 유닛이 몇 종류 안되고, 전황을 뒤집을 수 있는 강력한 스킬도 없기 때문에, 좀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스테이지를 진행할수록 더 좋은 보상을 받아서 자신의 카드 덱을 더 강력하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며, 처음 시작 시 고르게 되는 사령관 캐릭터 역시 레벨업과 새로운 유물 장착을 통해 더욱 강력하게 만들 수 있어서, 점점 더 전략이 다채로워진다.
너무 귀여운 파초선을 들고 있는 제갈량의 경우 한 턴 동안 전장에 있는 모든 적군의 이동 속도를 1단계 감소시키고, 아군의 이동 속도를 1단계 증가시키는 사령관 스킬을 들고 있으며, 매 전투 시작 시 손에서 원하는 만큼 카드를 버리고 버린 수만큼 다시 뽑을 수 있는 출사표 유물을 지니고 있다. 레벨업을 하면 사령관 스킬과 시작 유물을 변경할 수 있어, 어떤 것을 선택하고 시작했는가에 따라 플레이가 달라진다.
또한, 어느 정도 플레이를 하면 열리는 드워프 종족의 경우 유닛 카드들의 특성이 인간 종족과 조금씩 달라서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며, 최종 목표점까지 도달하는 길이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어떤 루트를 선택할지 고민하는 재미도 있다.
아직은 데모 버전이기 때문에 전투에 영향을 주는 유물이나, 요리 부분들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으며, 유닛들도 금방 죽어버려서 초반 전투가 다소 밋밋하게 느껴지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로그라이크 덱빌딩에 RTS의 전략성을 더한다는 차별화 전략은 나쁘지 않아보인다. 개발진들이 정식 출시까지 얼마나 게임성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