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대륙으로 진출한 페르소나?” 이 게임은 진짜다 '메타포: 리판타지오'
출시 전부터 전 세계 게임 시장을 들썩이게 한 '메타포: 리판타지오'가 지난 11일 정식 출시됐다.
'메타포: 리 판타지오'는 ‘진 여신전생’, ‘페르소나’ 시리즈의 디렉터를 담당했던 '하시노 카츠라'와 진 여신전생과 페르소나 시리즈에서 캐릭터 원화를 맡았던 '소에지마 시게노리'.
그리고 시리즈의 음악을 담당한 '메구로 쇼지' 등 아틀라스의 핵심 개발진이 설립한 스튜디오 제로의 신작이다.(물론 이 스튜디오 제로도 아틀라스와 같은 세가 산하 개발사다.)
이처럼 ‘진 여신전생’과 ‘페르소나’의 핵심 개발진이 제작한 완전 신작 IP인 만큼 '메타포: 리판타지오'의 관심은 이전부터 높았다.
실제로도 출시 직전 공개된 각종 평가 사이트의 리뷰 점수가 최고 점수 100점, 최하점도 수작 이상인 70점 이상을 받으며, 역대 메타크리틱 머스트 플레이 평가 6위를 기록하는 등 이미 2024년 '올해의 게임' 유력 후보로 평가받는 중이기도 하다.
실제로 플레이해 본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페르소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육성과 진행. 그리고 독특하고, 섬뜩할 정도로 매력적이었던 UI(이용자 인터페이스)와 연출이 버무려진 아주 맛깔나는 게임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감각적인 그래픽이다. 게임의 핵심 개발진이 독특하고 감각적인 그래픽과 UI를 선보인 진 여신전생과 페르소나의 개발진인 것을 생각해도 '메타포: 리판타지오'의 게임 속 연출과 UI는 이후 등장할 게임에 상당한 영감을 줄 정도로 매우 수려하다.
실제로 메뉴 화면 전환부터 로딩 화면, 맵과 맵 사이를 이동하는 중간 컷 신까지 어느 곳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것 없이 감각적인 이미지가 게임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심지어 지역마다 이동 컷 신이 따로 그려져 있을 정도로 정말 많은 공을 들였다.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게임의 디자인을 맡은 ‘하시노 카츠라'가 “메뉴와 UI를 디자인하는 것이 짜증이 난다”라고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게임을 하다 보면 “이렇게 세밀하게 만들려고 하니 짜증이 날 법도 하겠다”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개인적으로는 단순히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미술관 특별전’을 관람하는 느낌까지 들 정도로 개발진의 미적 감각과 이를 구현하는 방식이 차원이 다른 모습인지라 이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게임 가격이 아깝지 않은 느낌이었다.
캐릭터들의 매력 역시 뛰어나다. '메타포: 리판타지오'의 캐릭터는 어느 캐릭터 하나 뻔하게 디자인되지 않고 각자의 개성이 매우 뚜렷하다. 더욱이 아틀라스의 경우 ’페르소나4‘ 이전과 이후로 캐릭터의 디자인이 많이 달라졌는데,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페르소나 4 이후의 캐릭터 화풍과 ’여신전생 데빌 서머너‘ 시절의 화풍이 혼합된 듯한 모습이다.(이 역시 '하시노 카츠라'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진행과 육성 콘텐츠 페르소나 시리즈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은 듯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낮과 밤(혹은 새벽과 심야)으로 행동할 수 있는 시간대가 구분되어 있으며, 이 시간대에 맞추어 동료와 상호 이벤트, 지역 이벤트가 주기적으로 등장한다. 여기에 메인 이벤트가 진행되는 날짜가 정해져 있으며, 기간 동안 먼저 메인 이벤트를 해결하거나 각종 이벤트에 참가하여 용기, 견식, 포용력과 같은 ’왕의 자질‘을 높일 수도 있는 등 전반적인 진행 방식이 페르소나와 상당히 유사하다.
다만 전투 시스템은 상당한 변화를 거쳤다. 대표적인 것이 ’아키타이프‘ 시스템이다. 일종의 ’직업‘이라 할 수 있는 ’아키타이프‘는 다른 캐릭터와 스토리 이벤트 및 상호작용에 따라 해금되며, 이용자가 직접 다른 캐릭터에 여러 ’아키타이프‘를 이식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캐릭터별로 하나의 ’페르소나‘(소환수)를 가지고 있고, 주인공만 여러 ’페르소나‘를 다룰 수 있었던 기존 페르소나 시리즈와 상당히 다른 부분인데, 이를 통해 마치 여러 직업으로 변화하는 ’잡(job) 시스템‘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어 육성의 재미가 상당했다.
특히, 캐릭터와 상호 링크가 높아질수록 더 높은 등급의 ’아키타이프‘를 해금할 수 있으며, 스킬 포인트라 할 수 있는 ’MAG‘을 소비해 이전의 ’아키타이프‘의 스킬을 연계할 수 있는 등 여러 속성의 공격 스킬 및 각종 버프 & 디버프 스킬을 구비하고, 전투에 나설 수도 있다.
아울러 일정 레벨 혹은 전투력이 크게 차이 날 때 필드에서 몬스터를 직접 없앨 수 있는 ’패스트 전투‘가 구현되어 있어 빠르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비슷한 레벨의 강적 역시 선제공격으로 먼저 대미지를 준 후 전투에 돌입할 수 있는 등 지루할 수 있는 던전 탐색이나 전투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한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메타포: 리판타지오'가 ’페르소나‘와 ’진 여신전생‘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음에도 기존 시리즈와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노력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사실 ’페르소나‘ 시리즈는 방대한 콘텐츠를 지닌 게임이지만, 게임의 배경이 하나의 도시 혹은 마을로 제한되어있고, 육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커뮤니티 시스템이 한번 실수하면 다른 이벤트를 다음 회차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빡빡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여기에 같은 아틀라스의 작품인 ’진 여신전생‘은 세계관은 매력적이지만, 오컬트적인 요소가 강하고, 난해한 스토리로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번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페르소나 시리즈보다는 다소 느슨하게 플레이해도 캐릭터 육성에 크게 지장이 없으며, 왕위 쟁탈전에 뛰어든다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전 대륙을 오갈 수 있는 등 스케일이 상당히 커져 “진짜 모험하는 느낌”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여기에 불쾌할 정도로 기괴한 몬스터 디자인은 여전하지만, ’진 여신전생‘ 시리즈보다는 선을 지킨 듯한 느낌이며, 메인 이벤트 혹은 부가 퀘스트가 직관적으로 표시되고, 퀘스트 위치를 세밀하게 알려주어 편의성을 높인 것도 인상적이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메타포: 리 판타지오'는 감각적인 그래픽과 매력적인 캐릭터, 페르소나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아키타이프‘ 시스템과 지루하지 않은 전투 시스템까지 기존의 게임을 한 단계 발전시킨 듯한 수작으로 등장한 모습이다.
본 기자 역시 초반 플레이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점수를 높게 받을 게임인가?” 싶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개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캐릭터와 연계된 다양한 퀘스트를 즐기다 보니 “높은 점수 받을 만했네”라고 생각이 바뀔 정도였다.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언제나 하나의 게임을 발매한 이후 ’골든‘, ’완전판‘ 등의 이름으로 몇 가지 콘텐츠만 더한 버전을 ’풀 프라이스‘(정가)로 두 번 판매하는 아틀라스의 정책이 '메타포: 리 판타지오'에도 적용이 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스튜디오도 별도로 나와 개발한 게임이고, 게임 스타일 역시 기존 게임 시리즈와 차별화에 집중한 만큼 완전판을 따로 발매하는 것이 아니라 DLC 형태로 콘텐츠를 추가하여 이전의 아틀라스 게임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