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겪는 ‘퍼스트 디센던트’ 다시 반등할 수 있을까?
2024년 넥슨의 신작 중 가장 높은 관심을 받은 작품은 넥슨게임즈에서 개발한 '퍼스트 디센던트'(이하 퍼디)였다.
지난 7월 2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퍼스트 디센던트'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온라인 ‘루트 슈터’(Looter Shooter)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 작품이다.
언리얼 엔진 5로 구현한 고품질의 비주얼과 총기 기반의 화려한 전투가 강점으로 내세운 '퍼디'는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고, 출시 직후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 22만 명을 기록하며, 단숨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는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빠른 템포의 업데이트도 함께 진행됐다. 넥슨게임즈에서 퍼디의 개발을 담당하는 ‘매그넘 스튜디오’는 2개월 사이 2번의 큰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콘텐츠를 선보였다.
먼저 지난 8월 1차 업데이트에서는 신규 계승자(캐릭터) ‘루나’와 ‘얼티밋 밸비’를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신규 '모듈'과 신규 궁극 무기 ‘평화 중재자’ 및 신규 보스 ‘글러트니’ 등 다양한 육성 콘텐츠가 새롭게 등장했다.
8월 30일에는 시즌 1 업데이트 '침공'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즌1에서 선보인 신규 던전 ‘침공’은 하드 모드의 던전 두 곳에서 발생하여 대규모 폭발 지역의 등장과 보안 해제가 필요한 암호장치 등 다양한 퍼즐이 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여기에 시즌 1 콘텐츠에 도움이 되는 효과를 부여하는 ‘시즌 성장: 역배열 강화기’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갔다.
이렇듯 빠른 템포의 업데이트를 통해 상승세를 이어가려던 '퍼디'였지만, 현재 상황은 썩 좋지 못한 모습이다. 신규 콘텐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인 게임 내의 다양한 논란이 발생한 것이 그 이유다.
지난 10월 초까지 '퍼디'의 스팀 동시 접속자는 1만 5천 명대를 웃돌았다. 출시 초기에 비하면 상당히 큰 폭으로 이용자 수가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신규 콘텐츠의 경우 반복적인 파밍 요소에 집중되어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퍼디'는 3인칭 FPS와 RPG 장르가 더해진 '루트 슈터' 장르의 작품이다. 특히, FPS의 액션과 RPG의 육성이 결합해 지속적인 아이템 파밍을 지원하여 꾸준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이 반복적인 아이템 파밍은 동종 장르의 작품인 '워프레임', '데스티니 가디언즈' 등의 작품에서도 공통으로 등장한 요소지만, '퍼디'의 경우 단순한 형태의 파밍 콘텐츠가 문제가 됐다. 실제로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경우 보스를 처치하면 일정 확률로 높은 등급의 무기를 완제품으로 제공하는 등의 파밍의 변수를 제공하지만, '퍼디'는 오롯이 제작 및 강화를 통해 상위 등급의 장비를 획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파밍의 핵심 요소인 모듈, 얼티밋 계승자, 무기의 획득 난도가 계속해서 높아지기도 했으며, 시즌 1의 핵심인 '침공' 콘텐츠는 너무나 많은 기믹으로 게임 진행에 불편을 준다는 지적이 많았다. 전반적인 업데이트가 '루트 슈터'의 장점보다 단점이 더 두드러진 셈이다.
설상가상 게임업계의 고질병 같은 ‘그 손가락’으로 보이는 이미지가 이슈가 되기도 했으며, 몇몇 무기들의 디자인이 개성보다는 성능에 집중되어 비슷한 모습으로 등장하거나 상향보다는 패널티 위주로 진행되는 패치 등 여러 부분에서 이슈가 발생하여 ‘퍼디’의 이용자는 꾸준히 감소세로 들어선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퍼디’가 보여준 가능성 역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여름 시즌을 맞아 진행된 캐릭터 스킨의 경우 해외 유명 커뮤니티인 ‘레딧’을 뜨겁게 달구며, 이슈가 되기도 했고, 게임 속 캐릭터들의 매력적인 디자인 등 게임의 그래픽과 연출 부분은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넥슨게임즈 역시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게임 속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넥슨은 지난 10월 10일 시즌 1의 두 번째 업데이트를 통해 '400% 침투 작전'을 추가했다.
이 ‘400% 침투작전’은 타 던전에 비해 더 많은 수의 몬스터와 강화 몬스터가 등장하여 더욱 많은 전리품을 즐길 수 있으며, 전용 재화를 포함해 ETA-0와 거래할 수 있는 특별한 아이템이 제공된다.
여기에 새로운 얼티밋 계승자 ‘얼티밋 프레이나’를 추가하고, 별도의 전용 스토리를 추가했으며, 캐릭터별 전용 모듈이 대거 등장해 다양한 플레이를 지원한다.
또한, 개발진은 ‘채굴 저지’에 비해 저조한 이용률을 보였던 ‘특수 작전 자원 방어’의 경우 플레이타임을 채굴 저지 수준으로 줄이고, 몬스터의 수를 늘리는 것은 물론, 배치 스타일을 변경하여 새로운 형태로 개선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용자들의 지적한 문제점을 확인하고, 이를 수정해 나갈 것임을 밝힌 셈이다.
넥슨게임즈 역시 ‘퍼디’를 개발하는 ‘매그넘 스튜디오’의 인원을 대거 확충하여 개발력을 더욱 키운다는 계획이다. 넥슨게임즈는 지난 10월 프로그래밍(클라이언트, 서버, 엔진), 개발PM, 게임기획, 배경모델링 등 개발 및 서비스 전 분야를 대상으로 집중 채용을 진행하여 인력 증가에 나섰고, 장기 라이브 서비스를 위한 기반을 다지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퍼디’는 화려한 데뷔 이후 하락세를 겪었지만, 대규모 인력 채용으로 보여준 장기 서비스 계획과 꾸준한 업데이트 등을 통해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루트 슈터 장르인 ‘퍼디’가 성장통을 딛고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