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콘코드 실패 때문인가! 소니 요즘 왜 이러죠?

소니의 야심작 콘코드가 지나친 PC주의로 인해 혹평을 받으면서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뒤, 소니가 갑작스럽게 기존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니의 흑역사가 된 콘코드
소니의 흑역사가 된 콘코드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던 PS5 PRO는 10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발표돼 충격을 안겨줬으며, 갑작스럽게 마블 스파이더맨2 PC 버전의 2025년 1월 출시 소식도 공개됐다. 보통 소니 독점작의 경우 2~3년 후에 PC 버전이 출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마블 스파이더맨2는 지난해 10월에 PS5 독점 출시된 게임이니, PC버전이 불과 1년 3개월만에 출시되는 것이다.

커뮤니티에서 콘코드 실패 때문에 PS5 PRO 가격이 오른 것이라는 우스개소리가 돈 적이 있었는데, 몇 달도 안되는 기간 동안 계속해서 놀랄만한 소식들이 연이어 발표되는 것을 보면, 진짜 급전이 필요해진 상황으로 의심될 정도다.

10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PS5 PRO
10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PS5 PRO

사실, 콘코드 실패로 인해 소니가 자존심에 상처를 받기는 했으나, 일본 경제를 뒤흔드는 소니 입장에서 게임 하나의 실패는 그리 큰 이슈는 아니다.

업계에서는 소니가 콘코드 실패로 인해 파이어워크 스튜디오 인수와 개발비, 마케팅 비용 등으로 약 4000억의 손실을 봤다는 소문이 돌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게임사업으로 매년 그룹 전체 매출의 약 33%인 약 4조엔(한화 약 36조)에 가까운 돈을 벌고 있는 소니 입장에서는 사업 전체에 영향을 줄 정도의 금액이 절대 아니다.

예상보다 빠르게 PC 버전이 출시되는 마블 스파이더맨2
예상보다 빠르게 PC 버전이 출시되는 마블 스파이더맨2

다만,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더라도, 마음을 급하게 만든 계기가 될 수는 있어 보인다. 이전부터 소니의 헛발질이 계속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PS5 출시와 강력한 독점 라인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던 소니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MS가 지난 2022년 강력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콜오브듀티 시리즈를 차지하기 위해 액티비전블리자드를 무려 687억 달러(한화 약 94조)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다.

PS5가 XBOX를 크게 앞지르고 있었지만, PS5 북미권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었던 콜오브듀티 시리즈를 XBOX 독점작으로 뺏기게 되면, 서구권 시장이 XBOX로 완전히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때문에, MS의 시장 독점을 이유로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가면서, 21개월이나 인수 확정을 질질 끌었고, 앞으로도 10년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콜오브듀티 시리즈를 지속 공급하겠다는 계약까지 이끌어냈다.

많은 관심을 모았던 소니의 번지 인수
많은 관심을 모았던 소니의 번지 인수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방해 작전은 나름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이 당시 너무 위기감을 느끼면서 콜오브듀티의 대안을 찾기 위해 묻지마 투자를 진행한 것이 문제다. 데스티니 가디언즈로 유명한 번지를 36억 달러(한화 약 4조 9000억)에 인수하면서 맞불 작전을 펼친 것이다.

XBOX 대표 타이틀인 헤일로를 만들었고, 루트슈터 장르 개척한 데스티니 가디언즈를 개발한 유명 개발사이긴 하지만,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이슈 때문에, 원래 가치보다 더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당시 번지는 소니 투자가 아니었다면 파산 위기였을 정도로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으며, 개발 중인 야심작 마라톤 역시 계속 출시가 연기되고 있다. 번지 측은 2025년 출시를 예고한 상태이지만, 계속 정리해고가 이어지고 있어 불안한 상태다.

초반 돌풍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주저앉은 헬다이버즈2
초반 돌풍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주저앉은 헬다이버즈2

올해 초 많은 관심을 받은 헬다이버즈2도 소니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고 있다. 이례적으로 소니 독점 게임이지만 PC 동시 출시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면서, 동시접속자 75만명이라는 기록을 세울 정도로 초반 돌풍이 거셌지만, 이해할 수 없는 업데이트에, PSN 가입 강제, 개발자 망언까지 겹치면서 완전히 주저앉은 것이다.

초반 분위기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면, 언젠가는 뺏길 수 밖에 없는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대안이 될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소니의 흑역사 중 하나가 됐다. 소니는 올해 신임 대표로 취임한 토토키 히로키 대표가 사업 확장을 위해 라이브 서비스 게임 강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지만, 헬다이버즈2에 이어 콘코드까지 연이어 실패를 거두면서, 라이브 서비스 게임 강화 정책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

물론,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PS5 PRO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이며, PC로 출시되고 있는 소니 독점 게임들의 반응이 뜨거워서 전체적인 게임 사업 실적은 크게 위기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다만, 마블 스파이더맨2가 출시 6개월만에 1100만장이라는 놀라운 판매고를 올렸지만, 개발비로 3억 달러(한화 약 4000억) 이상 투입됐을 정도로 비용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게임 사업 전체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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