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모두를 미치게 하는 4번 시드" T1, 숙적 꺾고 '롤드컵 결승' 진출

우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4번 시드로 출전하여 10번의 대결에서 이기지 못한 상대를 최고의 대회에서 꺾는 드라마가 같은 일이 벌어졌다.

오늘(28일) 새벽까지 진행된 '2024 LOL 월드 챔피언십' (이하 롤드컵) 4강전에서 T1이 숙적 젠지를 세트 스코어 3:1로 꺾고 결승에 진출한 것.

결승에 진출한 T1 선수단
결승에 진출한 T1 선수단

객관적인 지표로 봤을 때 이번 T1의 승리는 '이변'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지난 2022년 서머 결승에서 젠지가 T1을 상대로 우승을 차지한 이후부터 T1은 젠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심지어 이번 경기 이전 T1은 젠지를 상대로 무려 10연패를 이어가고 있었고, 젠지는 2번 시드로 이번 롤드컵에 진출. 파워 랭킹 1위를 자랑했지만, T1은 4번 시드라는 역대 최저 순위로 간신히 롤드컵에 진출했다.

2024 LCK 4강 현장
2024 LCK 4강 현장

최근 전적부터 객관적인 지표, 리그에서의 경기력까지 모든 부분에서 젠지가 앞선 상황이었지만, 롤드컵에서의 T1은 리그에서 고전하던 모습은 간데없는 LOL의 명문 팀의 면모를 되찾으며, 롤드컵 결승 6회 진출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4강전의 내용 역시 흥미로웠다. 1세트 시작부터 젠지의 바텀 3인 갱을 홀로 흘려내며, 무려 2개의 점멸을 소모하게 만든 '제우스' 최우제의 슈퍼 플레이를 시작으로 T1은 젠지의 라인 곳곳을 공략하며, 경기의 우위를 잡았다.

하지만 젠지 역시 '쵸비' 정지훈을 필두로 반격에 나서 두 팀의 경기는 아슬아슬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하지만 23분 T1 특유의 '바론 사냥' 심리전에 휘말린 젠지가 한타에서 대패하며 경기는 순식간에 T1의 흐름으로 넘어갔고, 결국 1세트는 T1의 승리로 끝났다.

불리하면 바론 사냥으로 경기를 뒤집고, 유리하면 바론 낚시로 경기를 끝내는 T1 특유의 ‘바론 심리전’이 제대로 먹힌 한판이었다.

아쉽게 여정을 마무리한 젠지 선수단
아쉽게 여정을 마무리한 젠지 선수단

이후 서로 1승 1패를 나눠 가지며 이어진 4세트. T1은 초반부터 맹활약을 펼친 '케리아' 류민석의 파이크의 움직임 속에 젠지의 챔피언을 연달아 잡아내며, 스코어를 크게 벌려놨다.

그러나 마지막 코너에 몰린 젠지 역시 '쵸비' 정지훈과 '페이즈' 김수환의 활약으로 점차 격차를 좁혀나갔고, 26분 용 지역 한타에서 T1 챔피언을 모두 잡아내는 '에이스'를 띄우며, 역전에 성공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T1을 상대로 기세를 올린 젠지는 32분 미드 지역 한타에서 페이커의 아리를 먼저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 짓는 듯했다. 하지만, '오너' 문현준의 스카너가 끝까지 버티며 시간을 벌었고, 그 사이 '구마유시' 이민형의 바루스와 '제우스' 최우제의 잭스가 상대를 연거푸 잡아냈고, 그대로 미드 라인으로 돌격. 젠지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역전승을 거뒀다.

다섯 번째 우승을 노리는 '페이커' 이상혁
다섯 번째 우승을 노리는 '페이커' 이상혁

모두의 예상을 깨고 3:1 스코어로 T1이 결승에 진출하는 순간이자. 10연패를 안겨줬던 상대를 LOL 최고의 대회에서 꺾은 드라마 같은 승리였다.

이 젠지전의 승리로 T1은 단 한 명의 변화도 없는 같은 로스터로 3년 연속 롤드컵 결승에 진출하는 진기록을 세웠으며, 주장인 ‘페이커’ 이상혁은 9번의 롤드컵에서 무려 6번 결승에 진출. 다섯 번째 롤드컵 우승이라는 또 한 번의 신기록에 도전한다.

이번 2024 롤드컵 결승에서 만나는 상대는 웨이보를 꺾고 올라온 빌리빌리 게이밍(BLG)이다. LPL 1번 시드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BLG는 지난 27일 열린 웨이보를 상대로 진행된 4강 대결에서 3대0 완승을 한 바 있다.

이번 2024 롤드컵 결승은 오는 11월 2일 영국 런던에 있는 O2 아레나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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