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밀리터리 매니아부터 방치형 유저까지, 모두를 만족시키는 ‘함선 키우기’
지친 하루 끝에 게임은 하고 싶은데, 복잡한 컨트롤은 귀찮을 때가 있다. 이럴 때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게 방치형 게임이다. 하지만 요즘 워낙 다양한 방치형 게임이 쏟아져 나오다 보니 어떤 게임을 선택할지 고민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 만약 당신이 밀리터리 매니아이거나 색다른 콘셉트의 게임을 보고 싶은 이용자라면 ‘함선 키우기’가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 젤리스노우가 야심 차게 선보인 이 모바일 방치형 게임은 캐주얼함과 웅장한 해상 전투의 묘미를 동시에 제공한다. 작은 통통배부터 최강의 항공모함까지 함선의 성장을 지켜보며, 가벼운 터치만으로 전투를 지휘하고 보상을 획득하는 방치형의 편안함이 특징이다.
특히, 이 게임은 도트 그래픽으로 귀엽고 아기자기한 감성을 극대화하며, 방치형 특유의 간편함을 한층 살렸다. 레트로 느낌을 솔솔 풍기는 도트 그래픽으로 다양한 세대의 함선을 만나볼 수 있는데, 거북선, 비스마르크 등 여러 세기의 함선이 곳곳에 숨어 있어 밀리터리 매니아라면 상당히 반가우리라 본다. 고증을 살린 여러 함선 외에도 ‘오리배’, ‘뼈의 유령선’ 같은 ‘함선 키우기’만의 오리지널 함선도 있어서, 밀리터리에 관심이 없는 이용자도 가볍게 게임의 콘셉트를 받아들이기 좋다.
플레이 방식도 간단하다. 이용자는 총 4개의 함선을 거느리며 ‘크라켄’, ‘심해아귀’ 등 해양생물과 싸우게 된다. 이를 위해 각 함선마다 공격력, 체력, 회피율, 치명 확률 등의 능력치를 골드를 소비해 올리면, 함선들이 알아서 전투를 진행한다. 가끔 뽑기를 통해 ‘함포’, ‘장비’ 등의 아이템을 획득해 전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 게임의 기본 골조다.
특이하게도, 이 ‘함선 키우기’는 조작과 성장이 간편한 것에 비해 의외로 전략적인 투자가 전투력의 핵심을 가른다. 어떤 능력치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눈에 띄게 나는데, 전투력이 10배 차이가 나더라도 측면 방어력, 갑판 방어력 등 방어력이 낮으면 스테이지 클리어에 실패할 수도 있다. 필자의 경우 다른 방치형 게임의 공식처럼 치명타 확률과 공격력에만 투자하다가, 급하게 투자한 포인트를 초기화하고 방어력을 올렸던 기억이 있다.
또한, 보스는 1번 함선(가장 상단에 있는 함선)부터 공격하는 패턴을 보여, 1번 함선의 방어력과 체력을 중점으로 올리는 등 예상 외로 섬세한 전략 구성이 필요하다. 각 함선마다 추천 성장 능력이 인 게임에 표시되므로, 전략에 자신 없는 초보자도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으니, 게임에 서툴다고 걱정할 것 없다.
이외에도 게임은 던전, PVP 등 이용자가 방치형 게임에서 기대하는 탄탄한 콘텐츠와 게임성을 제공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재미 요소가 탄탄한 게임이지만 몇 가지 개선점도 눈에 띈다. 구체적으로 UI가 조금 아쉽다. 이 게임은 출석보상, 오프라인 보상 등으로 뽑기를 할 수 있는 뽑기권을 제공하는데, 이 뽑기권의 수량을 확인하고 사용할 수 있는 ‘인벤토리’의 아이콘이 너무 작아 쉽게 찾아내지 못한다. 실제로 필자는 50여개의 티켓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용방법이나 사용처를 찾지 못하다 뒤늦게 ‘인벤토리’를 발견하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초반에 사용했다면 보다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었던 만큼, 상당히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단점이었다. 초반 튜토리얼에서 메뉴 접근법을 안내하거나 아이콘의 위치 또는 크기를 조절해 접근하기 쉽도록 개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이외에도, 골드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인 ‘약탈’의 진입 버튼 색상도 변경이 필요해 보였다. 현재 버튼은 갈색으로 표시되어 있어 ‘비활성화’된 것처럼 보인다. 진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핏 보면 필요한 재화가 없어서 못 들어가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는 의미다. 활성화된 버튼은 붉은색 등 명확한 색상으로 변경하고, 재화가 부족할 때만 갈색으로 적용하는 등 보다 섬세한 그래픽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더 퀄리티 있는 ‘함선 키우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요약하자면, ‘함선 키우기’는 밀리터리 매니아부터 방치형 이용자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이다. 아직까진 세부적인 인터페이스 개선이 필요해 보이나, 기본 게임의 구조가 탄탄한 만큼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기대된다.
‘함선 키우기’가 방치형 게임의 대표주자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