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되는 고티 경쟁, 후보작들은?
연말이 다가오며 게임업계는 올해의 게임(GOTY, 이하 고티)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고티는 해당 연도에 발매된 게임 중 한 해를 대표할 만큼 뛰어난 게임에게 수여하는 상을 통칭한다. 여러 매체가 고티를 수여하지만, 보편적으로 말하는 주요 고티는 5대 게임 시상식(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더 게임 어워드, GDC 어워드, BAFTA, D.I.C.E. 어워드)의 상을 의미한다.
2023년 당시 고티는 모두가 입을 모아 라리안 스튜디오의 ‘발더스 게이트3’를 예측했지만, 올해는 모두가 다른 작품을 거론할 정도로 후보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만큼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파이널판타지7 리버스
유력한 후보 중 하나는 스퀘어에닉스의 RPG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이하 파판7 리버스)’다. 이 게임은 2020년에 출시된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의 후속작으로, 리메이크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보다 확장된 오픈월드 형식의 필드를 제공하며, 보다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파판7 리버스’는 메타크리틱에서 92점, 평론가 점수 93점을 유지하며 역대 최고의 파이널 판타지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평소 스퀘어에닉스에 냉철한 평가를 내리던 평론가들마저 “파이널 판타지7 리버스는 잘 만들어진 콘텐츠로 가득 차 있고, 리메이크로만 전할 수 있는 감동적인 스토리를 제공한다. 또한 놀라울 정도로 방대하고, 다양하고, 질 높은 콘텐츠를 만날 수 있었다.”라며 게임의 높은 완성도를 칭찬하고 있을 정도다.
다만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평가에 비해 저조한 판매량이 고티 수상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공식적인 ‘파판7 리버스’의 판매량은 밝혀진 바 없으나, 미국 언론 블룸버그에서 게임의 초기 모멘텀은 회사의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보도한 만큼 유의미한 수치를 기록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검은 신화: 오공
‘검은 신화: 오공’ 역시 강력한 후보로 떠오른다. 게임 사이언스가 제작한 이 게임은 ‘서유기’의 손오공을 주인공으로 한 액션 RPG로, 뛰어난 그래픽과 탄탄한 스토리라인, 독창적인 액션 공식이 강점이다.
특히 게임은 출시 초기 중국 현지의 PS5가 일시적으로 품절될 만큼 큰 영향을 미쳤다. 스팀 플랫폼에서의 판매량은 2000만 장을 넘어섰으며, 중국 화타이 증권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판매량이 3000만 장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고티 시상식 중 독자 투표가 반영되는 경우 유리한 위치에 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게임 성과의 상당수가 중국 지역에 한정된 경우가 많으며, 주요 고티 시상식은 서양권에서 진행하는 만큼 기대감 이상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아스트로 봇
소니의 ‘아스트로 봇’도 강력한 고티 후보로 손꼽힌다. ‘아스트로 봇’은 소니의 대표 캐릭터 아스트로가 등장하는 플랫폼 어드벤처 게임으로, 출시 후 프랑스, 독일, 영국, 스페인 등 유럽 주요 국가의 아마존 판매 랭킹에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 아마존에서는 일시 품절되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현재 ‘아스트로 봇’은 메타크리틱에서 94점을 유지하고 있으며, 듀얼센스 컨트롤러의 햅틱 피드백, 어댑티브 트리거 등 PS5의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신선한 경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PS5 독점 타이틀로서 기술적 성과뿐만 아니라 게임성에서도 호평을 받아 고티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메타포: 리판타지오
10월에 따끈따끈하게 출시된 아틀라스의 ‘메타포: 리판타지오(이하 메타포)’ 역시 고티 경쟁에 합류했다. 이 게임은 페르소나와 진 여신전생 시리즈로 잘 알려진 하시노 카츠라 디렉터와 소에지마 시게노리, 메구로 쇼지가 설립한 스튜디오 제로의 신작이다. 유크로니아 연합 왕국에서 왕위 쟁탈전에 뛰어든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다.
‘메타포’는 아틀라스의 게임 중 최초로 발매 당일 전 세계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했으며, 메타크리틱 94점(PS5 기준), 오픈크리틱 92점을 기록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특유의 감각적인 UI와 독특한 그래픽, 실시간과 턴제가 적절히 섞인 전투 시스템 덕분에 팬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2023년에는 업계의 분위기도, 이용자들의 평가도 모두 ‘발더스 게이트 3’로 모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고티로 거론되는 게임이 워낙 다양하여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각 시상식이 평가에 중점을 두는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클 것 같다. 워낙 예측이 힘드니 ‘운 좋으면 고티’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 동감하는 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