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24] 좋아하는 것을 했더니 ‘대박’, 인디게임 상 휩쓴 킬라의 개발기

신승원 sw@gamedonga.co.kr

‘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BIC) 2023’ 서사부문 파이널리스트, ‘버닝비버 2023’ 올해의 버닝비버 상, ‘GYAAR Studio 인디게임 콘테스트’ 어워드 위너상....

수많은 상을 받은 검귤단 킬라
수많은 상을 받은 검귤단 킬라

이렇게 국내외 수많은 상을 받은 주인공은 바로 검귤단이 개발한 ‘킬라’다. ‘킬라’는 스승을 죽인 범인을 추리하고 복수하는 주인공 발할라의 여정을 그린 3D 어드벤처 추리 스토리 게임이다.

이러한 ‘킬라’의 개발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오는 17일까지 개최되는 ‘지스타’의 부속 행사 중 하나인 지콘(G-CON)에서 생겼다. 지콘 현장에서는 검귤단 최다연 팀장과 최다은 기획 담당자가 단상에 올라 ‘킬라’를 만들기 위해 걸어온 여정을 소개했다.

아트도 담당하고 있는 최다연 팀장
아트도 담당하고 있는 최다연 팀장

“처음부터 이렇게 좋은 성과들을 기대하고 게임 개발을 시작하진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좋아하는 것에 집중했더니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실제로, 저희 검귤단의 창단 스토리도 굉장히 웃기거든요.”

단상에 오른 최 팀장은 검귤단 창단부터 시작된 여러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말문을 열었다. 검귤단은 최다연 팀장이 브릿지, 게임잼을 통해서 프로그래머와 사운드 디자이너를 구하고, 최종적으로 자매인 최다은 기획 담당자를 영입해 만들어진 팀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캐릭터, 게임 등에 대한 취향이 매우 유사했고, 이런 취향을 가진 숨어있는 덕후 분들을 위한 게임을 개발하고자 했다.

약국 타이쿤으로 시작했던 킬라
약국 타이쿤으로 시작했던 킬라

“그렇게 검귤단이 모였지만, 지금의 킬라가 한번에 만들어지진 않았습니다. 한 번 거하게 갈아엎었죠!”

본래 킬라는 약국 타이쿤 게임으로 개발될 계획이었다. 인디게임 팀인 만큼 자금이나 시간 등에서 분량이 크고 무거운 게임을 개발하기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장르의 변화는 한국콘텐츠 진흥원에서 지원받은 멘토링 프로그램이 계기가 됐어요. 멘토분이 보시자마자 ‘지루해서 잠들 것 같다’라고 하시더라고요. 당시에는 너무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 감사합니다. 덕분의 지금의 킬라가 만들어질 수 있었거든요.”

초창기 약국 타이쿤 게임은 큰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정직한 피드백 덕분에 빠르게 방향을 수정할 수 있었다. 최 팀장은 멘토에게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라는 추가적인 조언을 받고, 팀원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추리’라는 액세서리를 달아준 셈이다.

캐릭터에 진심인 검귤단
캐릭터에 진심인 검귤단

“방향성은 바꿨지만, 추리 게임은 처음이라 쉽지 않았습니다. 추리 소설이나 게임을 즐겨봤어도 직접 추리 내용을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르더군요. 팀원들끼리 의견을 주고받으며 킬라만의 ‘공명’ 시스템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추리 게임이 현장의 증거들과 심문으로 범인을 밝혀내는 것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킬라’의 추리 시스템은 사건의 배후 심리, 즉 살인 사건의 ‘원인’에 중점을 둔다. 이를 표현한 것이 ‘공명’ 시스템으로, 이용자는 용의자의 무의식으로 들어가 그들의 생각을 읽고 단서를 얻어낼 수 있다. 용의자도 인지하지 못하는 ‘무의식’인 만큼 용의자의 거짓말 등으로 게임의 진행이 가로막히는 일도 방지했다.

일반적인 추리 게임
일반적인 추리 게임
킬라만의 독특한 '공명' 시스템을 소개하는 최다은 기획자
킬라만의 독특한 '공명' 시스템을 소개하는 최다은 기획자

‘공명’을 통해 얻은 단서들은 최종적으로 ‘꿈’이라는 단계에서 진범을 추리하고, 범인을 처단할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진다.

“보통 추리게임은 한 번 엔딩을 보면 끝이지만, 저희는 캐릭터 루트마다 엔딩 대사를 다르게 준비해 멀티 엔딩을 구현했습니다.”

‘캐릭터 중심’이라는 방향성 덕분에 검귤단은 게임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캐릭터에 깊이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했다. 킬라 특유의 종이 질감과 따뜻한 색감을 띄는 그래픽 또한 몰입감을 높여주는 데 한몫하고 있다.

매력적인 킬라의 그래픽
매력적인 킬라의 그래픽

“이외에도 저희 검귤단은 이용자들에게 직접 말을 거는 ‘메타적 요소’를 좋아해서, 이런 장치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초반에 게임을 시작할 때 플레이어에게 직접 말을 거는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나요?”

최 팀장은 게임에 더욱 몰입하게 해주고 강한 임펙트를 남겨주는 메타 캐릭터에게 신경을 써두는 등 섬세한 캐릭터 조형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킬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정식 출시 이후 플레이를 통해 확인해달라고 언질했다.

“정식 출시 목표는 8월이지만, 인디 게임인 만큼 일정에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목표 시기에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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