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고 개발대회 2년 연속 수상, 한세사이버보안고 ‘Fresher’팀 “학생이 만든 게임처럼 보이기 싫었다.”

지난 11월 12일, 게임인재단(공동이사장 남궁훈, 이나정)이 주관하고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주최한 '2024년 제5회 직업계고 IT분야 취업·창업UP 게임개발대회' 본선 경연 자리에서 서울디지텍고등학교 DIY팀이 리듬 게임 'SPARK(스파크)'로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금상에는 한세사이버보안고등학교 Fresher(프레셔)팀이 'Endfield(엔드필드)'로 이름을 올렸다. 은상은 아현산업정보고 오픈웨이팀의 'Warrior Showdown(워리어 쇼다운)'이, 동상은 아현산업정보고 Official(오피셜)팀의 'Island(아일랜드)'가 수상했다.

수상한 게임들은 모두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 개발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뛰어난 퀄리티와 게임성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올해 금상을 받아 2년 연속 큰 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한세사이버보안고 ‘프레셔’팀에 대한 관심이 크게 생겼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고등학교 3년 동안 두 번의 큰 상을 받은 ‘프레셔’팀을 만나 수상의 원동력과 앞으로 어떤 게임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래는 ‘프레셔’ 팀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프레셔팀 왼쪽부터 이장훈, 장준아, 김재완, 이요한, 김하온
프레셔팀 왼쪽부터 이장훈, 장준아, 김재완, 이요한, 김하온

Q. 안녕하세요. 먼저 팀과 팀원들의 소개를 부탁합니다.

이장훈: 안녕하세요. 신입생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신선한 게임을 만들자는 의미로 팀 이름을 ‘Fresher’라고 지었습니다. 기획과 팀장을 맡고 있는 메타버스게임과 3학년 이장훈입니다.

장준아: 메타버스게임과 3학년이고, TA(Technical Artist) 및 픽셀 아트, 메인 그래픽, 쉐이딩 프로그래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재완: 메타버스게임과 3학년이고 3D 배경 및 서브 프로그래밍을 맡고 있습니다.

이요한: 메타버스게임과 2학년이고, UI와 유물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하온: 메타버스게임과 3학년이며, 메인 프로그래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게임 개발대회에서 2년 연속 큰 상을 받았습니다. 상당히 인상적인데, 수상작 두 작품에 대해서 먼저 소개를 부탁합니다.

이장훈: 먼저, 작년 대상 수상작 ‘스프링나이트’는 간단한 조작감과 높은 타격감을 목표로 개발한 캐주얼 슈팅 로그라이크 게임입니다. 튕길수록 강력해지는 캐릭터를 조작해 적을 처치하는 재미를 담았습니다. 현재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올해 금상 수상작 ‘엔드필드’는 실시간 덱 빌딩 로그라이크 게임으로, 기존의 턴제 로그라이크 스타일에 실시간 전투를 도입한 작품입니다. 다양한 능력을 가진 스킬들을 선택하고 강화하며 자신만의 덱을 만들어 적들을 상대하는 재미를 목표로 개발했습니다. PC 버전을 우선 개발했고, 모바일까지 지원하는 멀티 플랫폼 게임을 계획 중입니다.

아울러, 이번에 저희 팀에서 저와 장준아, 김재완이 함께 개발한 ‘쉐도우 트랙’이라는 모바일 게임이 스마틴 앱챌린지 2024(STAC 2024) 게임 부문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대상 수상작 '스프링나이트'
지난해 대상 수상작 '스프링나이트'

올해 금상 수상작 '엔드필드'
올해 금상 수상작 '엔드필드'

Q. 이번에 금상을 수상한 ‘엔드필드’의 경우, 게임 플레이 방식이 인상적입니다. 영감을 받은 게임이 있을까요?

이장훈: 먼저 작년에 대상을 받은 ‘스프링 나이트’는 게임잼에서 시작된 게임입니다. 튕기는 용수철 느낌에 작용-반작용 원리를 더하고, 나중에 로그라이크 개념을 추가하면서 완성된 작품입니다.

이번 ‘엔드필드’는 ‘쇼군 쇼다운’이라는 게임과 ‘원스텝 프롬 에덴’이라는 게임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턴제 기반 게임인 ‘쇼군 쇼다운’에, 실시간으로 즐기는 ‘원스텝 프롬 에덴’의 게임 플레이를 결합해 만든 게임입니다.

Q. 팀의 멤버는 작년과 같나요? 그리고 2년 연속 큰 상을 받은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이장훈: 고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되다 보니 일단 지난해와 팀의 멤버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 작년 멤버는 저와 이번에 메인 프로그래밍을 맡은 김하온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게임을 준비하면서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라는 말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개발에 임했습니다.

게임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원 간의 신뢰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계획에 맞춰 완수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마음가짐 덕분에 팀원 모두 각자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었고, 좋은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년을 돌아보면 작년이 아무래도 올해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작년에 고3이었던 선배의 입시 일정으로 게임이 급하게 많은 부분이 변경됐었습니다. 원화로 준비하던 게임 그래픽을 도트 이미지로 바꾸기도 했고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좋습니다.

김하온: 게임 플레이 중 버그가 발생할 수 있는데 오류와 의도된 디테일을 구분하고, 퀄리티를 높이려 노력했습니다. 단순히 학생이 만든 게임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화면 연출과 빛의 조화를 세심하게 다듬고, 다양한 연구와 학습을 진행해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학생이 만든 게임이라면 생각나는 이미지가 있는데 그런 게임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장준아: 또 저희는 게임의 재미뿐만 아니라 그래픽 퀄리티를 향상시키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엔드필드 화면
엔드필드 화면

엔드 필드 화면
엔드 필드 화면

Q. 대회 준비 기간이 넉넉하지는 않은 편이라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김하온: 프로젝트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 개발했지만, 당시 개발 도중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저희 팀이 정말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면서 개발을 진행한 것 같습니다.

노션을 활용해 일정을 체계적으로 잡아서 진행했으며, 8월에 기획서 초안을 작성하고 이를 구체화했습니다. 이후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다음 주에는 컨셉 아트를 제작했습니다. 9월 말에는 멘토링을 받았고, 실제 대회에 출품한 게임의 경우 3주간 집중해 개발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재완: 이번 대회 준비 기간이 길지 않았음에도 높은 완성도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팀원 간의 뛰어난 팀워크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실력을 믿고 의지하며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분담한 덕분에 작업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게임 개발 팀원 간의 소통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개발 중 발생한 어려움을 함께 해결할 수 있었고, 이 덕분에 자연스럽게 높은 완성도의 게임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Q. 수상작인 ‘엔드필드’를 출시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정훈: 2025년 2월 정도가 목표였다고 발표를 했는데, 지금은 2026년 초까지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많은 팀원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각자 진학이나 여러 일이 있어 쉽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능하다면 출시까지 진행할 계획입니다. 구글 앱스토어와 스팀 동시 출시를 계획 중입니다.

김하온: 보완할 부분들이 있어서 출시를 좀 미룬 상황입니다. 로그라이크 장르라면 다양한 재미를 많이 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습니다. 지금 게임에 유물과 스킬 관련 시스템이 있기는 하지만, 이를 더 보완할 계획입니다. 2025년 2월까지 데모 타입을 출시하고 이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이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할 예정입니다. 시드머니를 모아 2026년까지 개발을 완료해 스팀과 구글플레이, 앱스토어에 동시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게임 개발 경험이 있었나요? 아니면 학교에서 배우면서 시작했나요?

김하온: 저희 팀에는 입학 전부터 개발을 했던 친구도 있고 학교에 와서 개발을 배운 친구도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게임 개발 전반을 다룹니다. 3D, 2D 등 다양한 기술을 폭넓게 배우고 있습니다. 게임 개발 경험이 없는 학생도 쉽게 게임 개발에 입문할 수 있도록 교과 과정을 제공합니다. 1학년 때는 프로그래밍 언어(C언어)와 그래픽 툴인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우며 기초를 다지고, 2~3학년 때는 기획, 그래픽, 프로그래밍 등 실제 게임 개발 과정을 학습합니다. 또한, 방과 후 자율 동아리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협력하여 수업 시간에 만든 작품을 발전시키거나 새로운 게임을 개발해 공모전이나 전시회에 출품하기도 합니다.

Q. 평소 게임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요?

이요한: 동아리 활동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교에 기획, 프로그래밍, 그래픽 관련 동아리가 있고, 각 동아리를 통해 다양한 학습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저도 동아리 활동을 통해 언어적인 부분을 많이 배우고 있으며, 인터넷 강의를 활용해 부족한 점을 채우고 있습니다. 선배님들과의 팀 작업을 통해 협업 방식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도 배우고 있습니다. 인터넷 강의를 활용해 부족한 점을 채우고 있으며, 코드 작성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며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장훈: 그리고 우리 학교를 졸업한 선배님들도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선배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고, 모르는 것에 대해서 현업에 있는 선배님들을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10년 가까이 차이나는 선배들도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엔드필드 화면
엔드필드 화면

엔드필드 화면
엔드필드 화면

Q.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한마디씩 이야기해주면 좋겠습니다.

이장훈: 누구에게나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를 창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일단 취업하여 PD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김재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특히 전시회에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유도가 높은 게임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제 최종 목표입니다.

장준아: 유저와 개발자 모두가 즐거운 게임을 만드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습니다. 뇌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힐링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하온: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들이 즐겁게 작업해야 이용자들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발 과정에서 몰입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즐겁게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습니다.

이요한: 오픈월드처럼 방대한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넘어, 이용자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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