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퍼스트 디센던트 이범준 PD “시즌2 업데이트는 유저 목소리에 반성한 결과물”
“시즌1은 우리가 예상한 피드백과 실제 피드백이 매우 달랐습니다. 급하게 업데이트 리소스를 끌어다 쓰다 보니 위험도 컸고,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떨어졌고요. 새로운 시즌2에서는 이 시즌1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겁니다.”
넥슨게임즈에서 개발하고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퍼스트 디센던트’가 오는 12월 5일 시즌2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지난 7월 2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퍼스트 디센던트'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온라인 ‘루트 슈터’(Looter Shooter)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 작품으로, 출시 직후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 22만 명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게임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반복적인 파밍 요소에 집중된 신규 콘텐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그리고 인 게임 내의 다양한 논란이 발생하며, 동시 접속자가 1만 5천 명대로 하락하는 등 성장통을 겪기도 했다.
퍼스트 디센던트를 개발 중인 넥슨게임즈의 MAG 스튜디오의 이범준 PD와 주민석 부 PD는 시즌2 업데이트는 이용자들의 따끔한 목소리에 부응하고 시즌1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시즌1은 런칭 전에 준비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적용됐습니다. 다만 예상한 피드백과 실제 이용자들의 피드백이 너무나 달랐고, 이용자와 개발사의 시선에 괴리가 있었죠. 사전에 리스크 점검해야 했지만, 이 부분이 미흡했습니다. 이에 시즌2 콘텐츠는 이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죠.”
이범준 PD는 시즌2 업데이트의 핵심으로 새로운 방향성을 강조했다. 너프 위주의 업데이트에서 상향 형태의 업데이트로, FGT 테스트 등을 통해 큰 규모의 콘텐츠는 미리 이용자들의 검증을 거친 뒤 밸런스와 세부 사항을 수정하는 등의 꼼꼼한 검증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여기에 한 번에 전투 밸런스를 이용자들의 원하는 수준에 맞추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인정하며, 매주 밸런스 패치를 진행. 이용자들에게 패치 소식이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신뢰감과 기대감을 주도록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런칭 이후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바로 ‘마인드’ 즉 ‘태도’였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이고, 어떻게 이것을 선보일 것인지 충분히 이야기하지 못했고, 소통도 부족했습니다. 예고 없이 콘텐츠를 던지는 것도 항상 결과가 좋지 못했고요. 이를 바꾸고자 ‘디스코드’에 Q&A 채널을 개설했고, 패치 노트 결과에 대한 설명도 꾸준히 진행 중입니다. 이런 과정은 시즌1 때 많이 하지 못했던 것이었죠.”
실제로 MAG 스튜디오의 개발진은 디스코드 Q&A에서 이용자들과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중이다. 심지어 이범석 PD는 지난 ‘2024 게임대상’ 시상식에 참가한 이후에도 Q&A 답글을 올리는 등 개발작업 이외에 상당한 시간을 소통에 투자하고 있다.
여기에 ‘퍼스트 디센던트’는 지난 7월 출시 이후 총 14회의 개발자 노트로 꾸준히 이용자들에게 업데이트 내용을 공개했고, 4개월 동안 두 번의 대형 업데이트와 수십 번에 핫픽스 패치를 함께 진행했다. 이는 대형 MMORPG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기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꾸준한 소통으로 접수된 피드백은 시즌2 업데이트에서 어떻게 구현되었을까?
이범준 PD와 주민석 부PD는 이용자의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새로운 콘텐츠와 기존 콘텐츠의 밀도를 높이는 것을 중점으로 업데이트를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2에서는 관통형 독성 공격을 펼치는 신규 캐릭터 ‘킬런’이 추가되고, ‘얼티밋 샤렌’과 2개의 전용 ‘모듈’. 그리고 ‘심층부 보이드 요격전’과 상향된 난도의 월드미션 ‘보이드 침식 정화’ 등이 추가됩니다. 이중 ‘얼티밋 샤렌’과 신규 계승자 ‘킬런’은 FGT 결과가 상당히 좋았죠. 여기에 ‘심층부 보이드 요격전’은 많은 이용자가 요청했던 개인 플레이 요격전으로, 솔로 플레이의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번 시즌2의 콘텐츠는 상당히 방대하다. 먼저 신규 계승자 ‘킬런’은 스킬을 사용할수록 스킬 위력이 높아지며, 전용 게이지인 산성화 수치를 획득하고, ‘산성 침식’이 몬스터에게 적중되면 범위공격 및 추가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월드미션 ‘보이드 침식 정화’의 경우 총 30단계의 난도를 거치며, 구간별 다양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신규 ‘무기 코어 개방’ 시스템에 필요한 재료를 제공한다.
주민석 부PD는 ‘보이드 침식 정화’는 점진적으로 도전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스킬 및 신규 총기 ‘볼티아’로 ‘보이드 차폐막’을 제거하는 기믹, 탐지 드론에게 감지되면 더 많은 몬스터가 등장하는 기믹, 지뢰, 레이저와 같은 함정이 등장하는 등 여러 루트가 랜덤으로 제공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중 최종 보스는 검과 방패 그리고 총기를 사용하는 독특한 형태로 등장하며, 한가지 기믹이 아닌 여러 방식으로 공략할 수 있고, 총전투 시간 중 남은 시간에 따라 더 높은 보상이 주어지는 등 일종의 ‘타임어택’도 적용되는 등 이용자의 동기부여를 주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시즌1에서 이용자들에게 끊임없이 지적받았던 ‘싱글 플레이 콘텐츠의 부재’와 ‘플레이의 동기부여가 떨어진다’라는 피드백을 해소하고자 다양한 콘텐츠를 도입한 셈이다.
이와 함께 오는 1월 밸비, 루나, 제이크의 리워크 및 기존 캐릭터들의 밸런스가 조정되며, 궁극무기의 패널티가 삭제되어 이용자들에게 더욱 다양한 총기를 활용한 플레이를 유도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레벨 콘텐츠가 고갈됐다는 지적에 따라 어려움 난도의 특수작전이 추가되고, ‘집중 공략’ 시스템이 도입되어 선택한 미션을 일정 횟수만큼 반복하면 목표한 보상이 확정 제공된다. 또한, 제작 도면을 제공하는 '비정형 물질' 개봉 시 더 좋은 등급의 보상이 제공되는 '고급 형태 안정제'가 도입되어 아이템 파밍의 재미가 더욱 풍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역배열 강화기’에서 역배열 효과를 삭제하고 공격적인 효과가 추가되며, 염색 기능이 제공되어 기본 캐릭터 외형에도 페인트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침투 작전’에 랜덤 매치메이킹이 도입. 매칭 시간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여러 던전에서 이용자가 선택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변경되는 등 편의성 개선도 함께 진행된다.
이처럼 상당한 콘텐츠를 시즌2 업데이트에서 선보일 예정이지만, 이범석 PD는 시즌3 콘텐츠까지 이미 준비 중이며, 이를 위해 QA(Quality Assurance / 품질 보증) 및 개발 환경의 고도화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2025년을 넘어 2026년까지의 장기 플랜을 구상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퍼디 개발진은 진행 중인 시즌 대응과 향후 업데이트를 동시에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 많은 콘텐츠를 급하게 늘리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책임자를 따로 두어서 담당 콘텐츠를 각 팀에서 완성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죠. 여기에 이용자들의 요청에 따라 움직이는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여 QA의 수준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넥슨게임즈는 퍼스트 디센던트의 개발 속도 및 퀄리티 증대를 위해 전 분야 대규모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매주 밸런스 및 각종 버그 패치를 진행하고, 이용자들이 원하는 퀄리티의 콘텐츠를 빠른 속도로 제공하겠다는 것이 이범준 PD의 설명이다.
“출시 초반에는 업데이트는 어떤 시점에 해야 하고, 소통은 언제 해야 하며, 스킨은 언제 나와야 하고, 핫픽스는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많은 부분에서 이슈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비스를 이어가면서 피드백을 받았고, 넥슨의 라이브 부서의 사례를 참고하여 이에 대응하는 중이죠. 한국 개발사에서 처음 만드는 루트슈터인 만큼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아직 만족스럽지는 않으시겠지만, 이용자 여러분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이범준 PD와 주민석 부PD는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디자인 에셋’ 동일 논란에 대해 비에사 체형 수정을 시작으로 꾸준한 패치를 통해 체형을 변화시킬 예정이며, 새롭게 도입된 염료 색상 등 게임 내 파밍을 통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늘려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던 이범준 PD와 주민석 부PD는 시즌2를 기대하는 이용자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는 기자의 질문에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는 각오를 내비쳤다.
”아직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아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관심에 부응하고, 게임의 로망을 실현할 수 있는 오랫동안 믿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시즌2 업데이트를 시작으로 ‘퍼스트 디센던트’는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게임의 콘텐츠를 늘려나가고자 합니다. 앞으로 할 것도, 즐길 것도 많은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업데이트에 매진할 예정이며, 시즌2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